원스 어폰 어 타임 인 38목장 목조주택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38목장 목조주택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3.02.08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동측면

경기도에서 가장 오래된 벽돌축사가 있는 ‘38목장’은 파주 38선 위에 있는 소를 키우던 목장이다. 세월과 함께 목장 사람들은 모두 떠나고 빈 목장이 됐을 때도 벽돌축사는 오롯이 보존되어 있던 곳이다. 

그리고 마침내…
떠났던 아들 하나가 봄처럼 화사한 신부를 데리고 38목장으로 돌아와 새집을 지었으니, 그 집의 이름은 당연하게도 ‘38목장주택’이 되었다.

사업가인 건축주는 우선 목장 안 빈 대지에 새집을 지어 살 곳을 마련하고 취미인 목공을 할 수 있는 공방을 설치했다. 또 목장 전체에 나무를 심는 조경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의 최종 목표는 목장 전체를 문화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목장 전경.

이처럼 38목장주택은 단순한 단독주택 이전에 38목장 문화공간의 초석이 되는 공간이다. 때문에 건축주는 설계 당시부터 문화공간의 한 부분으로서의 주택을 주문했다. 설계 또한 전체 목장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주택은 ‘초리골’이라는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대지에 자리잡은 ‘언덕위의 하얀 집’이다. 전체 목장 대지의 맨 오른쪽 끝에 위치하며, 문화공간을 관리하면서도 건축주의 사생활은 방해받지 않는 곳이다. 문화공간과 주택은 회랑을 겸한 긴 벽으로 분리돼 있다.

남측면
동측면

복합문화공간 첫 번째 건축프로젝트 ‘신혼집’
대지는 2800여 평의 산중턱 목장이며 파주시에서도 38선이 가까운 비학산 초입 초리골에 자리잡고 있다. 초리골은 파주에서도 청정지역으로 소문난 마을이다. 

휴가철이면 등산객과 관광객들로 붐비며, 펜션과 캠핑장이 모여 있다. 경기도권에서는 최초의 축사가 있다는 점을 십분 활용해, 앞으로 축사를 리모델링하고 광활한 대지의 내외부 공간을 활용한 문화복합시설을 계획 중이다. 

축사의 목구조 트러스와 조적벽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새로운 컨텐츠와의 접목에 어울리는 복합문화의 장으로 만든다는 것. 건축주는 이를 위해 몇 년 전 서울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와 구주택을 개조해 살고 있는 상황이다. 

복합문화공간의 첫 번째 건축프로젝트인 신혼집은 풍광과 어울리게 하기 위해 1,2층 매스를 분리해 내외부의 자연스러운 연계성을 추구했다. 

북동측면
드론촬영 캡처.

불특정다수가 찾을 이 대지에서는 주택의 프라이버시 확보가 중요한 요소다. 구주택은 사무실로 변경하고, 신축주택과 회랑이 있는 목구조 가벽으로 연결해 외부의 시선차단과 대지 전체의 수평적 이미지를 살려 진입로부터 시퀀스(sequence)가 전개되도록 했다.

아울러 1층과 2층의 매스가 서로 교차해 주차장 지붕을 겸한 내외부공간의 교차를 위해 중목구조의 내진벽량의 밸런스를 확보하기 위해 브레이스가 벽체 안에 추가됐다. 지붕은 태양광 일체형 지붕재를 도입해 외부에서 태양광의 구조물이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

거실
주방

이야기는 ‘38목장주택의 결혼’으로 시작됐다
실내 인테리어는 중목구조의 보를 노출하고 원목마루와의 조화로 따뜻하고 소박한 느낌을 그대로 전달했다. 프라이버스 확보를 위해 조망을 위한 창을 절제된 폭과 높이로 제한했다. 계단은 다락까지 이어지면 보이드로 수직 공간이 일체화돼 채광과 환기, 부부의 소통에 도움을 준다.

1층은 거실과 주방이 있는 공용공간으로, 게스트룸을 포함하고 있다. 스튜어디스인 아내는 여행가방 등의 짐을 현관에 수납해야 하기 때문에 계단 밑 공간을 수납공간으로 활용했다. 요리는 주로 남편이 담당해 남편의 주문에 맞는 아일랜드와 벽체 수납을 최대한 살렸다. 

계단
계단 하부수납장
다락 보이드
서재

2층은 부부의 침실과 드레스룸, 남편의 서재가 자리 잡고 있다. 날씨가 좋을 때 베란다로 나가면 초리골의 탁트인 풍경을 즐기며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된다.

다락은 아내의 작업실, 결혼식에서 입을 드레스까지 직접 제작할 정도로 옷 만들기가 취미이다. 코로나로 인해 결혼식을 미루다가 최근에 38목장 초원에서 본인들이 직접 준비한 결혼식을 올렸다. 

다락 작업실
다락
다락
다락

건물 외벽은 목장의 초원 위의 하얀집이라는 이미지에 맞게 단순한 화이트 스타코를 채택했다. 지붕은 태양광일체형으로 계획했으며, 정원은 전체 대지의 자연경사를 이용한 초원을 형성할 예정이다.  /나무신문

<1층 평면도> 1. 주차장 2. 거실/주방 3. 게스트룸 4. 다용도실
<2층 평면도> 1. 안방 2. 서재 3. 드레스룸 4. 베란다
<3층 평면도> 1. 다락

건축개요
대지위치▷파주시 법원읍 법원리
대지면적▷524.00 m²
지역지구▷계획관리
지역용도▷단독주택
층수▷지상2층
구조▷중목구조건축
면적▷95.34m²
연면적▷143.16m² 
건폐율▷18.19 %
용적율▷27.32 %
주차대수▷1대
최고높이▷9.195m
설계감리▷소담건축사사무소+P1 architecture
시공▷(주)P1종합건설
전기기계설계▷(주)태영EMC
구조설계▷SM구조
사진작가▷홍란 

정면도.
배면도.
우측면도.
좌측면도.
<종단면도> 1. 거실/주방 2. 드레스룸 3. 다락
<횡단면도> 1. 주방 2.게스트룸 3. 안방 4. 서재 5. 다락
구조모델링

자재개요
기둥, 보▷글루램(SPRUCE) 105×150~105×420
토대▷편백글루램 105×105
서까래▷SPF 2"×10"
지붕▷THK0.5 칼라강판(태양광일체형) 
외벽▷스타코
데크(바닥)▷현무암 석재데크
내부 천장▷종이벽지
내벽▷종이벽지
바닥▷THK12 원목마루_화이트오크
계단실 디딤판▷THK12 애쉬집성목
계단 난간▷평철난간 위 도장
창호▷PVC 시스템창호
현관문▷YKKAP 이노베스트 
주요조명▷건축주직구_매입등
주방가구(싱크대)▷우노가구
위생기구▷아메리칸스탠다드
난방기구▷경동보일러_콘댄싱 보일러    

장진희 건축가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동경대학교 건축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현재 P1 architecture 소장,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현대건설과 Hideto Horiike 건축사사무소(일본)를 거쳐, 일본에서 10여년 간 설계사무소를 운영하고, 세종대 건축공학과 겸임교수, 신구대 공간시스템학부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특별상,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P1 architecutre는 다양한 디자인요구에 대한 답변이 필요한 시대에 맞는 니즈를 유연한 사고와 소통 능력으로, 건축설계라는 행위로 답변해 가는 과정을 통해 건축 도시 공간의 최상의 솔루션을 찾아가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디자인그룹이다. 일상생활에서 괴리된 것이 아닌 클라이언트와의 리얼한 소통을 통한 현실적인 대화의 장이 창작(Creation)을 만들어내려고 한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건축과 도시에 사람의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지속적인 공간을 만들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