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3분초 숲속쉼터
인왕3분초 숲속쉼터
  • 김오윤 기자
  • 승인 2022.01.06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Inwang Guard Post Forest Retreat

2021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준공부문 대상

개요 

이 프로젝트는 청와대 주변의 군 시설을 축소하고, 한양도성 주변을 시민들에게 개방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인왕3분초는 수도방위사령부의 군 내무반이었고, 눈에 띄지 않도록 산골짜기 한가운데에 콘크리트로 된 인공구조물을 만들어 그 위에 자리 잡고 있었다. 샌드위치 패널과 시멘트 블록으로 된 상부 구조물은 보존의 가치를 찾기 힘들었기에 하부의 콘크리트 구조물만을 보존하고 그 위에 목구조로 된 새로운 공간을 계획하였다. 이 공간은 인왕산을 즐겨 찾는 이들을 위한 작은 쉼터가 되고, 공간을 원하는 다양한 모임들이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시설로 활용할 예정이다. 기존의 인왕3분초가 ‘숨은’ 건물이었듯, 인왕3분초 숲속쉼터도 계속해서 드러나지 않길 바라며, 다소 한적한 ‘숨은 명소’가 되길 기대한다.  

인왕산, 서촌, 위항문학 

서울의 정체성은 산과 한강이 이루는 특성에서 비롯된다. 수려한 인왕산은 사이사이 작은 계곡마다 오랜 거주지와 연결된 삶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우리는 인왕산과 조선시대 중인들의 거주지였던 서촌의 위항문학에 주목했다. 지역을 거점으로 한다는 점에서 역사와 장소적 의미가 결합된 문화적 산물이다. 위항문학은 계급사회 신분의 속박 속에서도 지식인으로 성장한 중인들이 만들어낸 문화의 역설이다.  

반목과 통제의 상징이 개방과 교류의 상징으로  

1968년 1·21사태 이후 북악산과 인왕산에 30여 개의 군 초소가 들어서면서 오랫동안 시민들의 출입이 통제되었다. 점차 그 수를 줄여오다가 2018년 현 정부는 한양도성 성벽에 설치된 20개 경계초소 중 17개를 철거하고, 3개소는 훼철과 복원의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보존하였다. 초병의 거주공간이었던 인왕3분초도 철근콘크리트조 필로티 위 상부구조물을 철거하고, 시민들을 위한 쉼터로 재구성됐다. 오랜 반목과 통제의 상징인 인왕3분초 숲속쉼터는 개방의 시대, 교류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역설이다.  

비결구적 결구, 구축적 역설 

목조의 구법은 부재들을 입체적으로 조립하여 3차원의 구조물을 조립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식을 건축가 고트프리트 젬퍼는 텍토닉이라고 정의했다. 다양한 크기의 구조물을 이룬다. 인왕3분초 숲속쉼터의 인상은 목구조의 전형적인 원리에서 벗어나 보이도록 했다. 철근콘크리트조 필로티 기둥 모듈의 1/2 간격으로 목재 기둥을 세우고, 그 사이에 지붕판을 끼워 넣는 형식이다. 거대한 크기의 지붕판이 목재 기둥 위에 얹히지 않고 그 사이에 끼워짐으로써, 하중 전달을 위한 일반화된 논리에 순응하지 않는다. 기둥에 의해 비워진 틈의 간접조명은 분리된 효과를 강조한다. 두텁고 커다란 지붕판이 주는 ‘무거운’ 인상은 구축방법의 차이에 의해 마치 떠 있는 듯한 ‘가벼운’ 인상으로 변환된다. 구축적 역설을 물리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다이어그램

건축적 산책로 

쉼터는 본래의 시설인 군 내무반 특성상 등산로에서 비켜나 숨겨진 계곡에 면해 있다. 성곽을 따라 이어지는 북쪽 등산로와 인왕산로에서 올라오는 남쪽 등산로가 쉼터 후면으로 반 층 레벨 차를 두고 연결되며, 이곳에서 반 층 더 내려가면 쉼터의 진입로가 된다. 군 시설로 인해 단절되었던 등산로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알루미늄 그레이팅 / 타이벡 파사드 

지붕과 벽체는 레인 스크린(Rain Screen) 개념을 적용한 건식공법으로 해석했고, 외피는 알루미늄 그레이팅(Aluminum grating)으로 마감했다. 이 재료는 연결통로로 확장 적용된다. 그레이팅이 갖는 넓은 공극은 장기적으로 식물과 자연스럽게 섞여갈 것이다.     

자료 = (사)한국목조건축협회 / 정리 = 김오윤 기자

건축개요
위치▷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운동 산4-36
대지면적▷48,153m2
연면적▷237m2
건축면적▷219m2
규모▷지하1층, 지상1층
주구조▷중목구조
준공일▷2020. 12
설계자▷(주)솔토지빈건축사사무소 조남호, 에스엔건축사사무소 김은진 김상언
시공자▷(주)수피아건축 이주석
사진▷김용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