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대, 건강한 탄소중립도시 1
기후위기시대, 건강한 탄소중립도시 1
  • 김오윤 기자
  • 승인 2021.11.1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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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를 둘러싼 여러가지 모험 122-1/2 - 노윤석 우드케어 이사
노윤석 우드케어 이사 우드케어 블로그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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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의 기록적으로 길게 발생했던 장마, 2018년의 폭염 등 지속적은 기상재해는 이제는 마치 일상처럼 우리에게 다가와 있다. 2021년 올해 발생한 허리케인에 의한 뉴욕의 도시기능 마비는 이제 세계적인 도시도 기후위기에는 대응하기 힘들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이처럼 심각해지는 현재의 이상기후를 보며 많은 기후학자들은 이제 기후변화(Climate Change)라는 말 대신, 기후위기(Climate Crisis)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이 기후변화라는 말로서는 도저히 현재의 위기상황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후위기에 의한 피해는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인간 뿐 만 아니라 동식물 등 모든 생명체가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 인류의 최대의 위기인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지금 즉시 이행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 기후변화 협약과 파리협약 등 많은 정치적인 노력을 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이루지 못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파리협약에서 약속한 지구 기온 상승 1.5℃이내로의 제한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수치로 보이고 있다. 그 대안으로 제시한 2℃의 약속도 지키기 어려운 숫자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우리 미래세대에게 살만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서는 지금 현재의 행동이 당장 필요하다.

<암스테르담 2050 사람과 식물 그리고 동물이 살 만한 도시를 위한 계획>
<암스테르담의 탄소중립목표, 2030년까지 수송부분의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1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은 모든 부분에서 이루어 져야 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도 당연히 이루어져야 한다. 도시는 기후변화의 원인인 온실가스의 대부분을 배출하는 배출원이면서, 또한 기후변화에 의해 피해를 받은 시민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뿐 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0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그린 스마트시티 대상을 선정하여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세계의 거의 모든 주요 도시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기도 하다. 도시의 주요 탄소배출원은 도시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주로 에너지, 수송, 건물, 그리고 쓰레기 부분 등이다. 각 부분별로 신재생에너지의 도입, 친환경 모빌리티의 도입, 저탄소 건축자재의 사용 및 쓰레기 저감 등의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인구도 증가하고, 탄소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규모가 성장함에 따라 도시의 탄소배출을 오히려 늘고 있다. 매일매일 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지고 있는 도시의 스카이라인과 상습적인 교통체증으로 꽉 막힌 도로에서 차량들이 내뿜고 있는 배출가스를 보며 과연 도시의 탄소중립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도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도시가 어떻게 변화하여야 하고, 탄소중립의 기후변화대응 도시는 어떠한 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에는 크게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흡수량을 증가시키는 기후변화 완화(Mitigation)와 기후변화에 의해 피해를 최대한 적게 하고자 하는 적응(Adaptation)이 있다. 도시에 있어서 완화에는 제로에너지주택이나 친환경건축방식으로 건축물에 사용하는 에너지를 절감하거나, 도시내 도시숲이나 녹지공간 등 탄소흡수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방식이 있을 수 있고, 적응에는 그린인프라 등을 통해 도시의 열섬현상이나 물순환구조를 개선하여 자연재해를 예방하는 기술들이 포함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기후변화대응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불리한 면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도시의 경우 그 양상이 다를 수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도시내에 다양한 녹지공간을 만들고, 휴식처와 휴양처를 만들어 주어 도시민들의 생활환경과 건강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게 되며, 이는 도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의 문제 ­ 도시는 지속가능한가?

현대의 도시는 전 세계의 인구의55% (2020년, UN발표)가 거주하고 있다. 1950년대에 인구의 10% 미만이 거주하고 있던 시기와 비해 도시는 규모면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과학자들의 예측에 따르면 2030년까지는 전세계의 인구의 60%(약 50억명)가 2050년까지는 70%(약 80억명)가 도시에 거주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도시가 이렇게 단시간에 발전하게 된 데에는 도시가 인간의 평균적인 삶에 매우 유리하면서도, 도시로 인해 인류문명이 많은 발전에 많은 했기 때문일 것이다. 도시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정보를 교류하고, 우수한 교육환경에서 다양한 분야의 인재가 양성되며, 이렇게 배출된 인재들이 다양한 직업에 취업하여, 도시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더해 주어 발전을 견인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도시에는 이런 발전이 기반이 되는 탄탄한 인프라가 잘 구성되어 있으며, 이런 기반속에 활발한 소통을 통한 경쟁과 협력이 발전을 더욱 촉진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도시의 발전의 이면에는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도시 자체의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연구자들의 예측에 의하면 2050년 80억명의 도시인구 중 약 30억명은 아주 불량한 환경에서 거주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도시인구의 40%정도는 도시빈민으로 살아가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또한 비대해진 도시는 이제 인류문명까지 위협하고 있다. 현재 인류의 가장 큰 문제인 기후변화를 일으킨 장본인도 바로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세계 육지면적의 2%만을 차지하는 도시는 전세계 에너지 사용량의 66%를 차지하고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량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도시에서 기인된 기후ㆍ환경 위기는 인류의 생존과 문명에 커다란 위협을 주고 있다. 100만종의 동식물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으며, 기후변화와 자연재해에 의해 육상생태계 및 해상생태계가 파괴되어 농업과 어업 등 인류의 식량을 제공하고 있는 1차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구의 허파인 산림 또한 도시개발 및 불법 벌채와 남벌로 인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도시민의 건강문제도 매우 심각하다. 대기오염으로 매년 8백만명이 사망하고 있으며, 환경에 의한 만성질환은 도시민의 건강에 매우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위협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더 크다는 데에 더 큰 문제가 있다. 2015년 합의된 파리협약에 의해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1.5℃로 막지 못한다면 극한기후, 자연재해, 추가적인 생물다양성의 손실 및 다양한 도시환경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도시를 해체할 수는 없다. 도시의 문제만큼 도시가 인류에 발전에 기여한 측면도 많을 뿐 아니라, 이미 인류는 도시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 또한 역설적으로 도시집중화는 지역자연자원을 잘 보호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의 도시에서 도시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런 노력중의 하나로, 2018년 유럽연합의 주도로 도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운동을 하고 있는 ICLEI(Local Government for Sustainability, 지속가능성을 위한 지방정부협의체)에서 발표한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5대 발전 목표와 전략은 다음과 같다.2

* 자연기반 발전

지역의 경제, 복지 및 회복력을 뒷받침하는 도시 내부와 주변의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를 보호

* 회복력 있는 발전

환경 기술 사회적 변화에 의해 야기된 충격 및 스트레스를 예방 흡수 회복할 수 있는 기능 개선

* 탄소중립과 저배출 발전

기후변화를 억제하고 새로운 경제 기회 창출, 탄소중립과 저배출 강조

* 순환적 발전

재활용 재생 공유 가능한 자원을 사용하는 지속가능한 사회 구축, 새로운 소비 생산 모델 구축

* 형평성 있고 인간중심 발전

정의롭고 살기 좋고 포용적인 도시 공동체를 건설’

 

지속가능성은 현재의 자원을 우리의 미래세대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주요 목표이다. 과거의 폼페이와 같은 많은 도시와 문명들이 욕망과 탐욕으로 인해 지속가능 하지 못해 멸망하였다면, 현대의 도시는 지구의 자원을 무책임하게 사용하여 지속가능성을 잃고 있다. 그레타 툰베리 같은 청소년들이 어른들에게 외치는 호소를 귀 기울여야 한다.

 

기후위기와 도시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다가오고 있다. 자연재해는 유사이래로 계속 있어왔지만, 그 강도와 주기면에서 최근의 기상상황은 우리에게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반증해 주고 있기도 하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는 극한적인 기후현상이 증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지역적 편중 또한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이변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받는 곳은 도시이다. 사람이 많이 거주하고 있고, 이런 도시인들에게 각종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주택, 상업건물 및 각종 기반시설이 도시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도시계획을 할 때 심각한 기상이변에 대해 충분히 감안하고 이에 대해 여유를 가지고 계획하는 것은 오래전부터 있던 일이다. 도시계획에 있어 계획 홍수량을 계산할 때 이전에는 10년 주기의 홍수량을 계산하여 설계를 진행하였다면, 현재는 그 주기가 50년 100년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어찌보면 이런 가정들도 빠른 기후변화안에서 말 그대로 무용지물이다. 최근 2021년 여름 미국 동북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다는 자연재해 대책이 잘된 뉴욕과 같은 세계적인 대도시도 강력해진 자연재해에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이에 따라 세계의 많은 도시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의 뉴욕이나 보스톤과 같은 거의 모든 대도시는 그 도시의 기후탄력성을 제고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

 

탄소중립 도시 (Carbon Neutral City)

탄소 중립이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과 흡수량의 합을 “0으로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시계획 차원의 탄소 중립이란 탄소배출을 최소한 줄이되 그래도 배출될 수밖에 없는 탄소량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통하여 실질 배출량을 제로로 만든다는 개념을 말한다. 따라서, 향후 도시개발은 지금까지 계획요소로 그 기반을 다져온 환경친화적 및 인간친화적 계획요소 외에도 이제는 온실가스의 감축에 중점을 둔 계획요소가 종합적으로 고려되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도시계획의 요소 중 탄소중립도시로 전환하기 위한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3

 

1) 도시계획적 요소

◦  대중교통의 활성화를 위한 TOD 및 대중교통전용지구(Transit mall) 개발

◦ 거주지 근접의 복합개발을 통한 수송 에너지 절감

◦ 바람길 확보를 위한 공간배치와 건물배치

◦ 무공해 이동수단인 자전거 전용도로와 보행자 전용도로의 연계

2) 자연생태적 요소

◦ 그린웨이(Green Way)의 적극적 활용

◦ 녹지의 확보로 온실가스 자연정화 및 쾌적성 제공

◦ 친수공간을 통한 도시 내 온도조절과 휴식처 제공

◦ 바람길을 통한 대기순환으로 열섬현상 방지 및 공기정화

3) 공학기술적 요소

◦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의 생산과 활용 및 기반시설 구축

◦ 고효율 건물의 건축으로 건물 에너지 절감

◦ 폐기물의 최소화 및 리사이클을 통한 에너지 절감

 

그 중에서도 도시계획적 차원에서는 자전거와 도보를 포함한 대중교통의 편리한 이용과 직주근접을 구현하는 복합적 토지이용계획을 구현하여 도시에서 발생되는 탄소배출량을 최대한 억제하는 방안에 중점을 두고 있는 접근방식으로 탄소중립을 계획하여야 하며, 또한 자연생태적으로는 다양한 녹지공간을 확보하여 탄소흡수량을 증대시키는 방향도 꼭 필요하다. 그리고 기술적으로 다양한 태양광, 태양열, 풍력, 지열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에너지공급을 확대하고, 신축건물의 에너지효율화 의무제나 기존 건물의 그린 리노베이션을 통한 에너지효율의 향상도 탄소중립도시를 위해 꼭 필요한 도시의 개발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자연생태적 계획요소를 이용하여 발생억제 및 흡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천적으로 발생탄소량을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면에서 이번 광명시흥특별관리지역의 주요 개념인 Walkable City개념은 바르셀로나와 같은 다양한 외국의 사례가 보여주듯 수송에너지 절감을 전제로 하는 탄소중립형 도시골격의 완성이 현 시점에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이어짐>  / 나무신문


1 https://carbonneutralcities.org/cities/amsterdam/
2 https://iclei.org/en/our_approach.html
3 탄소중립도시 구현을 위한 계획적 접근방안, 경기연구원,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