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목재접착기술 ­ Welding Wood
새로운 목재접착기술 ­ Welding Wood
  • 김오윤 기자
  • 승인 2021.09.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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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를 둘러싼 여러가지 모험 119 - 노윤석 우드케어 이사
노윤석 우드케어 이사 우드케어 블로그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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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목재공학의 여러 분야 중 목재 접착 분야는 참 계륵 같은 분야이다. 이 분야를 전공하거나 업으로 삼고 계시는 분들께는 매우 실례가 될 수 있는 말이라는 건 나도 인정하지만, 사실 목재접착분야 만큼 목재가공분야에서 말이 많은 부분도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목재 접착 분야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부분이 누가 뭐라고 해도 환경 및 인체의 유해성 부분이기 때문이다. 접착제에서 대부분 천연 물질이건 인공으로 합성한 물질이건 환경과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들어가 있으며, 이런 유해 화학물질들이 목재이용분야에서 여러 번 이슈가 되어 왔다. 새집증후군 문제, 포름알데히드문제 등 여러 번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것이 주로 이 접착제 때문이었던 것을 기억한다. (물론 100% 접착제 때문이라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지금도 대부분의 일반인들에게 접착제는 환경에 유해한 물질로 인식될 것이다. 그렇다고 목재산업에 있어 접착제를 쓰지 않는다는 것은 더 말도 안되는 일이다. 목재와 접착제를 이용하여 만든 판상재인 MDF(중밀도섬유판, Medium Density Fibreboard)와 PB(Particle Board) 뿐만 아니라 목재의 가장 기초자재인 합판도 접착제는 꼭 필수이다. 규모가 큰 원목가구를 생산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집성목(Edge Glued Panel)에도 접착제는 필수이다. 이 밖에도 최근에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건축자재로 각광을 받고 있는 CLT(Cross Laminated Timber), Glulam, LVL(Laminated Veneer Lumber)과 같은 공학목재(Engineered Woo)도 결국 목재와 접착제가 같이 쓰여 만든 것이다. 왜 목재에는 이렇게 많은 접착재를 사용해야 할까?? 답변은 간단하다. 목재는 천연재료이기 때문에 소비자(수요자)가 원하는 규격의 부재를 얻기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70년대 이전 전세계에 천연림에서 많은 벌채가 이루어 질때에는 흉고직경이 몇 m단위가 되는 나무도 쉽게 구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그런 천연림이 없을 뿐더러 만약 그런 나무들이 있다해도 철저히 보호를 받기 때문에 예전과 같이 품질이 좋은 나무를 구하기 힘들다. 따라서 대경목이 아니 중경목 혹은 소경목을 이용하여 목재제품을 만들려고 하다 보니, 목재를 가공하여 접착을 하는 것이 거의 필수공정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접착제도 기술과 과학의 발전에 따라 많이 발전하였다. 접착제용 수지도 요소수지에서 멜라민수지, 에폭시 수지 등 품질도 좋으면서 환경에도 보다 적은 영향을 미치는 접착제도 계속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성능과 친환경성 그리고 경제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접착제는 아직 시장에 출시되어 있지 못한 듯 하다.

하지만 최근에 목재 접착에 새로운 기술이 소개되었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기술은 Welding Wood라는 기술로 영국 캠브리지대학 건축혁신연구실과 용접전문회사인 TMI Ltd에서 개발하고 있는 기술이다. 뜻을 그대로 번역하자면 용접을 하여 만든 목재를 뜻하는데, 기본적인 개념은 목재를 마치 용접하는 것처럼 접착제 없이 붙이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Welding Wood 기술은 두개의 목재의 표면을 고주파(50-150Hz)에서 서로 압력을 가하면서 마찰을 일으켜 두 목재가 접착되게 만드는 에너지 효율적인 기술을 말한다. 이런 과제에서 생간 마찰열은 목재를 연하게 하고, 목재속의 리그닌이 분해되어, 목재안에서 천연접착제처럼 작용하게 되고, 목재의 세포벽들이 서로 물리적인 결합을 하게 되어 용접된 것 같은 현상을 보이게 된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2~3초만 거치게 되면 두개의 목재는 시중의 어떤 접착제보다 강하게 접착되며 심지어는 천연자체의 목재보다 더 강력한 접착성을 가진다고 한다. 이 기술은 선형 마찰 용접기술 (linear friction welding)이라고 불리는 기술이다.

TMI Ltd는 철과 같은 다른 재료들의 용접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해온 업체로, 2019년부터 목재에 용접기술을 적용하는 방법을 개발하기 시작하였다. 이 회사에 의하면 목재를 용접하는 기술은 목재 자체 외에는 어떠한 외부 물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환경적인 측면에서 매우 유용하기 때문에 환경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점점 강해지는 미래에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새로운 기술은 우리가 손바닥을 비볐을 경우 마찰에 의해 열이 발생하는 원리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이 기술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손을 마찰할 때와 비교하면 이해하기 가 쉽다. 먼저 우리가 얼마나 빨리 손바닥을 비비는가에 따라 열의 발생정도가 다르다. 또한 손바닥을 마주치는 힘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손바닥을 비비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얼마나 먼 거리에서 손바닥을 서로 마주치는가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를 물리학적으로 설명한다면 빨리 비비는 정도는 주파수(frequency)라고 볼 수 있으며, 비비는 힘은 압력(Pressure), 비비는 시간은 시간요소(Time), 마지막으로 거리는 진폭(amplitude)라고 할 수 있다. 이 4가지 물리적요소들을 적절하게 조절함으로써 Welding Wood의 생산과정과 품질 등을 조절할 수 있다. 

Welding Wood 기술은 현재 일반적인 제재목에서는 실험을 끝냈으며, CLT와 같은 공학목재에도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의 단점은 열과 마찰을 이용하기 때문에 넓은 단면적의 제품에 적용하는데에는 아직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즉 접촉면이 적은 제재목은 크게 상관이 없으나, CLT와 같이 단면적이 매우 큰 공학목재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큰 단면적에 열과 마찰을 공급해야 하는데, 이럴 때 엄청난 에너지와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CLT의 경우 제품의 안정성을 위해 단판을 서로 교차방향으로 접착하는데, 이처럼 90도로 교차 접착하는 것은 평행방향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힘을 필요로 한다. 또한 연구결과 교차방향의 접착력이 평행방향의 접착력보다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모든 기술이 그렇지만 이 Welding Wood기술도 초기단계이고 앞으로 극복해야할 과제들도 매우 많을 것이다. 

목재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좋은 자재라는 것은 국제사회에서도 인정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전세대가 목재를 지속 가능하게 이용하지 않았기에, 현재의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목재는 규격과 품질에서 매우 제한적으로 되었다. 이에 따라 목재 접착을 비롯한 다양한 목재가공기술을 이용하여 새로운 목재가공법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사용하기 쉽고 경제적으로도 우수한 목재제품을 만들 필요가 있다.    /나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