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아기씨를 바라보며~ 나의 목련
별아기씨를 바라보며~ 나의 목련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1.08.20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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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꽃이 있는 창 47 - 글 사진 서진석 박사

목련(Magnolia)

나무에 연꽃이 핀다 하여 목련(木蓮)이라 했다든가! 그렇다. 영락없이 그 모습이다. 그런데 왜 땅을 생명으로 하는 목련과 물을 생명으로 하는 연(蓮)이 이렇게 다른 삶을 이어간단 말인가. 목련은 화사할 때는 정말 ‘목련화’의 노랫말처럼 가인(佳人) 모습 그대로-흰색, 자주색- 큰 갈래꽃인데 질 때는 소리 없이 뚝뚝 그야말로 눈 큰 아이가 눈물방울 떨구듯 그렇게 무안히 지고야 만다. 그 떨어진 잎을 집어 들어 냄새를 맡으면 아직 온기를 잃지 않은 향이 서운하게 남아돈다.  그래서 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에 나오는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이 자리에서 보는 듯 하다. 열 손가락을 벌리듯 피어나는 꽃잎이 은은한 향내를 안기는 별목련(Saucer Magnolia, Magnolia soulangeana Soul.(X))을 이곳에서 대하곤 한다. 

대학학창 시절 수원 농대 캠퍼스에 있는 기숙사-그때 남학생들 기숙하는 곳은 상록사라고 불렀지요, 여학생들 기숙사는 녹원사라고 했구요!-에서 집이 지방인지라 유학 생활을 했지요. 서둔(西屯) 딸기미팅을 끝내고 돌아와서는 누우면 호기롭게 한 잔 하고 만 술기운에 창문을 열어젖히고 새벽녘까지 2층 목침대에 자고는 했는데, 그때 알싸하고 달콤하게 밤새도록 풍겨오던 일본목련의 향내는 이루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지금도 그때 향기를 잊지 못해 목련 가까이 다가서면 코부터 먼저 갖다대고 그 냄새를 맡는다. 아련한 추억은 누구에게나 있겠지만 백목련, 자목련, 그리고 일본목련을 내 친정 홍릉숲에서 만났으니 어찌 그 봄 첫사랑을 에이듯 목련 보는 즐거움을 마다했겠는가···

그 일본목련을 남부에서 수형 좋게 성장하는 후박나무와 한참을 혼동하여 불렀으니, 나무쟁이의 삶을 산과원에서 살고, 또 산림교육원에서 남부 완도수목원 견학을 위해 교육생 인솔차 갔다가 상록성 후박나무를 확인하고서 남몰래 부끄러웠던 기억도 이젠 아련하고도 즐거운 추억의 한 갈피로 접어둔다.

 

별아기씨를 바라보며~ 나의 목련 

목련 한 그루 갖고 싶다

물 위에 연꽃 피어 기루듯

땅 위에 피는 연꽃 하나 키우고 싶다

 

겨우내 숨 죽여 움(芽) 틔워

쑥스러운 듯 화사하니

얼굴 쳐드는 목련 아기씨

한 사람 보고 싶다

 

목련 한 그루 내가 키우고

나를 키우는 목련 한 그루 지니고 싶다

 

가인 박명(佳人 薄命)이라더니 

누가 네게 그 이름을 붙여주었나!

 

서진석 박사

뭍의 인연이라더니

목련, 네게 묻고 마는구나

 

우리는 젊은 베르테르와 샤롯데처럼

만나지기나 한단 말이더냐? 

 

서울대학교 1976년 임산가공학과 입학, 1988년 농학박사 학위 취득(목질재료학 분야). 국립산림과학원에서 1985년~2017년 연구직 공무원 근무(임업연구관 정년퇴직). 평생을 나무와 접하며 목재 가공·이용 연구에 전력을 기울인 ‘나무쟁이’. 시집 <숲에 살아 그리운 연가 戀歌>. 현재 캐나다 거주중.

/나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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