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과 모던함이 공존하는 박공지붕 전원주택
클래식과 모던함이 공존하는 박공지붕 전원주택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1.07.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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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부지는 평택 시내에서 약 3㎞도 안 되는 산자락 옆에 위치해 있으며, 주택 2층에서 보면 멀리 부락산이 보인다. ‘호젓함’을 오롯이 향유할 수 있는 주변이 점차 개발되고 있는 자연녹지 지역이다. 집은 전체적으로 서향의 깊고 붉은 햇살, 석양을 피할 수 있는 남동향으로 배치됐다.

주택은 인접 주택보다 약 3.5m 정도 높은 지대에 자리하고 있어서 일조도 풍부하고 바람도 시원하게 지나간다. 또 한껏 트인 조망도 일품이다. 건축 예정지 주변에 높이 10m가 넘는 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는데 공사 전에 일부를 벌목함으로써 조망을 배가 시켰다.

홈파티형 주방과 거실
건축주는 1층 주방과 거실은 가까운 친척들과 함께 주기적으로 홈파티를 열 수 있는 확장형 공간으로, 2층은 조망을 한껏 누릴 수 있는 공간 배치를 원했다. 

이러한 건축주의 요구에 따라 1층 거실 상부에 공학목재인 패러램(Parallam PSL)을 이용해 목구조 프레임을 구성했다. 이를 통해 거실과 주방 사이에 기둥을 없앤 공간을 완성했다. 또 거실부는 단차를 두어 오픈형으로 조성하지 않았음에도 확장된 공간감을 연출했다.

거실.
거실.

아울러 거실과 주방을 사선으로 배치해 최장거리 12.6m의 가시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실제 치수보다 넓은 공간으로 인식되도록 했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주방에 면해서는 여유 있는 팬트리 공간과 보조주방, 다용도실을 구성함으로써 디럭스한 공간 활용이 가능토록 했다.

작업실.
작업실.

한편 미술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건축주의 요구에 따라 1층에는 독립적인 작업실을 조성하고 클로젯과 별도의 화장실을 구성했다. 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전용공간 위주로 설계하므로 적극적인 수납공간 계획이 중요한데, 현관에도 넉넉한 신발장을 두고 독립된 화장실을 컴팩트하게 구성함으로써 손님들이 사용하는데 있어 불편이 없도록 했다.

주방
주방
주방
주방
주방
주방
주방
주방
주방
주방

시원한 조망의 2층 생활공간
커다란 욕조가 있는 안방 전용 화장실이 2층의 중심공간이다. 욕조는 3.7m의 광폭 창문에 면하였지만 양측 매스의 전면 발코니가 가리고 있어서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차단돼 있다. 그러면서도 부락산이 한껏 펼쳐지는 조망을 확보하고 있다. 또 개방형 구조를 취함으로써 통풍이나 일조 확보에도 지장이 없도록 했다. 2층 자녀방도 1층 작업실과 마찬가지로 클로젯과 화장실이 구비돼 독립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2층 hall
2층 hall
안방 화장실.
안방 화장실.
화장실
작업실 화장실 / 안방 화장실

2층 발코니는 패쇄형도 고민해 봤지만, 바닥에 PVC방수를 하고 FLAT BAR의 난간을 설치했다. 또 돌출 처마에 소핏벤트가 형성돼 있어서 강수나 강설로 인한 방수하자 우려를 없앴다. 아울러 이웃집보다 높은 부지 위치로 인해 2층 자녀방의 베이창은 작지만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으며, 입면상의 변화를 주기도 했다.

발코니
발코니
발코니
발코니

1층에서 흥미롭게 사용된 재료는 원목마루다. 거실과 주방의 확장된 공간을 자연재료인 연한 브라운 톤 원목을 사용함으로써 자칫 공허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공간을 편안하고 포근하게 감싸주고 있다. 이와 같은 나무의 편안한 느낌은 주방 하부장, 아일랜드 테이블 측면, 시스템창의 내부 마감, 원목식탁과 여섯 개의 의자에까지 가지런하게 이어지고 있다.

자녀방 전경 / 자녀방 베이창
자녀방 세면대 / 자녀방 화장실.

클래식과 모던함이 겸비된 외부
창문을 제외하고는 가장 누기(漏氣, 공기가 빠짐)가 많은 곳이 외부로 개방된 문인데, 현관은 단열효과가 우수한 목재를 다겹적층방식으로 제작되고 문짝 날개가 이중턱 방식으로 구성돼 방음성, 기밀성과 단열효과가 탁월한 ‘다드미’ 목재단열현관문[열관류율 1.096W/(㎡·K)]을 사용했다. 

현관문
현관문

데크 상부에는 일반적인 석재로 마감하지 않고 이탈리아 화성암으로 제작된 ‘Porphyry’를 이용한 포장블록을 사용해 재질감과 패턴의 변화를 주었다.

주택의 주요 매스는 상단부는 매끈한 세라믹 사이딩을 주재료로 사용했고 하단부는 거친 느낌의 파벽돌을 이용해 재질감의 변화를 추구했다. 또 페이샤와 소핏벤트는 일반적인 목조주택에서 사용하는 시멘트 보드가 아닌 백색 아연도강판을 사용해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엣지(Edge) 있는 포인트를 살렸다.

탕비실
팬트리

설계를 맡은 연이종합건축사사무소 김종기 소장은 “최근 유행하는 모던한 주택의 경우 외견상으로 미니멀리즘의 ‘젠’ 스타일이 유행을 타고 있지만 유럽의 수백 년이 지나도록 건재한 주택을 보면 단열상으로 공기층을 충분히 확보한 박공형 지붕이 강수와 강설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어서 계속 사용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각종 건물 하자의 3분의 2 이상이 단열과 방수의 하자에 기인하기 때문이다”면서 “이 주택은 최고 3.3m 높이의 지붕 공간을 확보하고 있으며 전면과 후면의 경사의 각도를 달리해 입면상의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외부에 면한 창은 살라만더 시스템창으로 열관률율이 기준치 1.5W/(㎡·K)의 절반에 못 미치는 0.705W/(㎡·K)로 높은 단열성능을 갖고 있어 패시브하우스에 사용되어도 충분한 수준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천정고 약 3.2m의 거실 천정에는 실링팬을 설치했는데, 외벽에 면한 시스템에어컨의 보조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호주의 경우 굳이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고 각 방마다 실링팬을 설치하는데, 그 이유는 기류로 인한 쾌적성에 때문이다”며 “실링팬의 사용전력은 초기기동 시에 많이 사용되고 회전 시 사용 전기량은 극히 낮아 웬만한 백열등 하나의 전력소비량과 비슷해서 전력소비 차원에서도 에어컨보다 선호돼야 할 아이템이다”고 말했다.  /나무신문

 

건축정보
위치▷경기도 평택시 지산동
대지면적▷1618㎡
건축면적▷129.31㎡
연면적▷231.34㎡
규모▷지상2층
구조▷경골목구조
설계▷연이종합건축사사무소(주)
시공▷(주)더존종합건설

 

김종기 대표/소장 | 연이종합건축사사무소(주)
한양대 공과대학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공학대학원에서 친환경주택쪽으로 수학하였다. 2000년 건축사 면허 취득 후 (주)조암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소장을 거쳐 2005년 연이종합건축사사무소(주) 개설했다. 친환경, 저에너지 주택에 많은 관심을 갖고 독일 패시브하우스 디자이너(CPHD), 캐나다 친환경목조건축 ‘수퍼-E’ 자격을 취득하였고 BIM 프로그램인 ArchiCAD를 운용하여 정밀한 시공을 도모하고 있다. 주요 실적으로는 국내 1호 친환경 최우수 건축물인 코오롱 기술연구소 본동, 다수의 주거형 오피스텔, 아파트를 비롯하여 최근에 판교 운중동 패시브하우스 등이 있으며 2011년부터 현재까지 ND HAIM, 더존하우징과 같은 메이저 하우징업체와 주택설계 부문으로 협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