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도시 Biocities
생물도시 Biocities
  • 김오윤 기자
  • 승인 2021.06.11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목재를 둘러싼 여러가지 모험 114 - 노윤석 우드케어 이사
노윤석 우드케어 이사 우드케어 블로그  woodcare.tistory.com 운영자
노윤석 우드케어 이사 우드케어 블로그 운영자

우리 인류의 대부분은 도시에 살고 있다. 모든 생태계가 그렇듯이 도시도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며,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다시 도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치와 분리된 삶이 있을 수 없듯이 현재에 와서는 도시를 생각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삶을 이룰 수는 없다. 도시가 지속 가능해져야 지구도 지속 가능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도시의 프로토타입으로 여러가지의 도시의 미래방향이 제시되곤 있다. 생태도시, 녹색도시, 기후변화대응도시, 그린 스마트 시티 등 많은 새로운 개념의 도시들이 제안되고 있으며, 이는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회가 확대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본다. 물론 이런 개념들이 유사하고 중복되는 것도 많이 있겠지만, 세계 여러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이러한 새로운 도시운동은 결국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노력중의 하나로 여기서는 유럽연합의 Biocities 연합에서 계획중인 Bio City(생물도시, 생물형 도시, 생태도시 등으로 번역될 수 있겠으나, 여기서는 편의상 생물도시로 한다.)에 대한 아이디어를 알아보자.

2차 대전 시기의 영국의 수상 윈스턴 처칠은 말하길 “우리가 건축물을 만들지만, 그 이후엔 건축물들이 우리를 만든다”(“we shape our buildings, then they shape us”) 고 했다.

윈스톤 처칠이 강조한 대로 우리 인류는 수 천년 전부터 도시를 계획하고 건축해 왔지만, 도시가 건설된 이후 부터는 도시가 우리 인류의 생활과 문명에 영향을 미쳐왔다. 실제로 문명화라는 영어인 “Civilization”은 라틴어로 도시에 사는 사람을 뜻하는 “Civis” 라는 말에서 기인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도시는 인류의 문명과 함께 발생하고 성장하여 왔지만 도시화의 문제는 비교적 최근에 제기되었다.

실제로 현재처럼 인류의 절반이 도시지역에 살게 된 것은 이번세기 초반에 발생한 최근의 일이다. 예를 들어 200년 전 산업혁명 이전 만해도, 도시지역의 인구는 전체 인구의 7%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전세계적으로 매일 약 20만명이 도시로 이주하고 있으며, 2050년까지는 전 인류의 2/3이상이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결국 현재 도시의 50%이상 규모를 가진 새로운 도시를 건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이제 도시는 인류의 대부분이 거주하고 있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경제와 혁신의 중심지역인 동시에 에너지와 자원을 소비하는 장소이므로, 지구환경과 인류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기 위해서는 도시가 어떻게 성장하여야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해 같이 고민을 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도시가 왜 우리에게 필요했는지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한다. 도시는 필연적으로 도시민들이 위치적으로 접근된 공간에서 같이 생활을 하는 공간이다. 이를 통해 시민들끼리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고, 생각과 정보를 교환하며, 노동과 자본 그리고 분업화와 혁신 등을 통해 부를 창출 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었으며, 또한 도시를 통해 거래 비용과 사회기반시설의 중복투자를 줄일 수도 있었다. 결국 현대의 부의 창출에 도시는 커다란 아니 어쩌면 대부분의 기여를 했을 수도 있다. 

결국 도시는 인류가 사회 및 경제적 자본을 형성하는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도시라는 효율적인 시스템이 사회 경제적인 부(Wealth) 뿐만 아니라, 결국 지속가능한 개발을 기반이 되는 우리의 천연자원과 자연환경에도 효율적일 것인가에 대한 강력한 의문점은 남아 있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중요한 사항 중 하나는 도시의 성장과 자연생태계의 성장과의 차이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생태계에서 성장을 하기위해 필요한 에너지의 양은 성장이 멈추기 전까지는 성장을 할수록 줄어들게 된다. 이는 우리나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줄어드는 음식의 량과 그에 비례하여 줄어드는 활동량의 예에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도시의 경우 그와는 반대이다. 도시의 규모가 클수록 더 많은 사회 경제적 자원이 투입되어야 하며, 이런 현상은 도시가 커질수록 더욱 증가한다. 도시의 규모가 클수록 개인이 재화와 자원 그리고 아이디어의 소유와 생산 그리고 소비하는 양은 증대하게 된다. 결국 도시는 “역”의 규모의 경제 형태로 성장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본격적으로 화석연료에의 접근과 사용이 본격화된 산업혁명 전의 경우, 현대와는 다르게 도시화가 촉진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 준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산업화과 되었던 영국의 도시인구가 50%를 넘어선 것이 1850년대로 도시집중화에 걸린 시간이 오래 걸린 것에 비해 그 뒤에 산업화가 이루어진 미국의 경우는 60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빠른 속도로 도시화 (도시인구의 비중이 50%를 넘는 것)가 이루어 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시기에는 미국뿐만 아니라 산업화가 이루어 지고 있는 전세계의 도시 인구는 두 배로 증가하였으며,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중산층의 소득도 3배가 증가하였다. 이를 통해 경제의 성장과 도시화는 서로 영향을 미친 것 확실하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엔트로피(Entropy, 혼동성)도 같이 증가하고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한 환경문제도 증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문제는 제3세계에서 더욱 심각하다. 중국, 인도 등의 심각한 도시문제는 이제 도시 하층민들의 생존문제가 되고 있다.

200년간의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도시화와 경제성장을 거쳐 우리는 현재 대전환점에 와있다. 현재의도시는 우리의 지구가 감당하기에는 도시는 너무 비대해 져 있다. 이런 도시화로 인해 기후변화, 생물다양성의 감소 그리고 천연자원의 감소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대전환점에서 세기의 천재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이야기한 “우리가 만들었을 때와 같은 생각으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명언을 꼭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에는 도시화된 세계에서의 변화된 경제적 패러다임을 기반으로 새로운 생각으로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경제 및 혁신의 장인 도시에서 재생가능한 삶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현재의 선형적이고, 화석연료 기반의 경제를 순환적이며 재생가능한 경제환경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경제와 생태 그리고 도시와 지방의 관계에 대한 새롭고, 융합적인 패러다임이 필요한 것이다. 

현재의 도시는 변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화석연료를 재생가능한 연료로 바꾸어 나가는 것 말고도, 플라스틱, 금속과 콘크리트와 같은 재생이 불가능한 자원에서 재생가능한 자원으로, 콘크리트나 금속으로 대변되는 회색의 기반시설에서 자연과 환경으로 대표되는 녹색기반시설로 변화하는 것을 모두 포함하여야 한다.

콘크리트의 예를 들면 분명해 진다. 유럽에서 건물부분은 탄소배출의 35%, 에너지소비의 40% 그리고 원료사용량의 50%를 차지한다. 이는 결국 금속과 콘크리트 이 두개의 재생 불가능한 자원이 우리 도시의 기반시설을 구성하고 있으며 결국 높은 탄소배출원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자원을 목재와 같은 재생가능한 자원으로 변화시킨다면 탄소발자국을 줄여 도시의 순환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목재는 여러 건축자재 중에서 재생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유일한 주요 건축자재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여러 연구를 통해 목재를 사용하는 것은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오랜 기간 동안 저장하는 가장 비용 효율적인 방법중의 하나라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목재를 이용해 건설된 도시는 결국 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하는 기반시설로서 작동할 수 있으며, 게다가 건물주변과 같은 도시지역에 전략적으로 나무를 배치하고 식재할 경우, 건물의 난방과 냉방에 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일수도 있다. 또한 도시숲은 도시내 열섬(heat-island) 현상을 방지하기도 하다. 따라서 도시의 나무들과 숲은 기후 스마트도시 즉 Biocities의 주요 골격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에는 때로는 좋고, 나쁘고, 어떨 경우에는 추한 우리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도시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커다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우리의 미래를 지속 가능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경제적 패러다임의 대변환을 일으킬 수 있는 큰 잠재력도 가지고 있다. 결국 도시의 생물화(Biologization)를 통해 도시와 도시민 그리고 우리의 자연이 함께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