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30억 그루 나무심기가 환경파괴?…“사실이 아니다”
산림청, 30억 그루 나무심기가 환경파괴?…“사실이 아니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1.05.27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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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림과학원, 오마이뉴스 ‘어린나무 베어버린, 산림청이 말하지 않은 불편한 진실’에 대한 ‘과학적 사실’ 공개
비 내리는 오스트리아 알프스산맥의 한 벌목현장(조종석 뒤에 우비 입은 사람이 보인다) . 절벽에 버금가는 가파른 악산이지만 벌목 장비를 이용해서 잔가지까지 전량 수집하고 있다. 나무신문 D/B
비 내리는 오스트리아 알프스산맥의 한 벌목현장(조종석 뒤에 우비 입은 사람이 보인다) . 절벽에 버금가는 가파른 악산이지만 벌목 장비를 이용해서 잔가지까지 전량 수집하고 있다. 나무신문 D/B

최근 산림청의 30억 그루 나무심기를 골자로 하는 ‘2050 탄소중립 산림부문 추진전략’이 오히려 환경을 파괴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임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제기가 임업 100년 대계를 망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산림청은 5월25일 오마이뉴스 ‘어린나무 베어버린, 산림청이 말하지 않은 불편한 진실’ 보도에 대한 ‘과학적 사실’을 밝히고, 바로잡았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발표 원문을 최대한 살려서 게재한다. <편집자 주>

보도는 스웨덴의 벌기령과 비교하며 우리나라가 30년 정도의 어린나무를 자르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어린나무 벌채를 막기 위해 수종별 생장 및 산림경영 목적에 따라 벌기령을 차별화해 제시하고 있다. <표1 참조> 

“산림벌목을 많이 하는 스웨덴도 벌목 연령은 남부 70~90년, 북부 120~150년으로 우리나라처럼 30년 정도의 어린 나무를 자르지는 않는다”(5월25일 자 오마이뉴스 기사 내용 중)

또한 보도는 탄소흡수량 보다 탄소저장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산림청이 의도적으로 탄소저장량을 감추고 있는 것처럼 주장했다. 이는 사실과 다르며, IPCC 지침에 따라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는 해당 연도의 연간 배출량과 흡수량을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산림 부문은 탄소흡수량과 함께 탄소저장량도 산정하고 있으며, 제1차(2014) 및 제2차(2018) 탄소흡수원 증진 종합계획을 통해 국내 산림의 탄소저장량 추이를 밝힌 바 있다.

“산림청은 연간 흡수량이 떨어지는 오래된 나무를 베어내고 어린 나무를 심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흡수량이 아니라 저장량(고정량)임을 절대 입 밖에 내지 않는다”(같은 기사 내용 중)

IPCC 지침에 따라 산림의 탄소흡수량은 탄소축적(탄소저장량)의 변화량으로 산정한다. 즉 두 시기 간 탄소저장 증가량이 순흡수량이며, 따라서 탄소저장량을 산정하지 않고 흡수량을 별도로 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환경부. 2021. 국가 온실가스 통계 산정·보고·검증 지침). 

국가 온실가스 통계를 관장하는 환경부(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GIR)의 ‘2020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에 실린 우리나라 산림의 임목축적 통계에 국가고유 탄소계수를 적용하여 탄소저장량을 재계산하면, 우리나라 산림의 이산화탄소 저장량은 1990년 4억8000만 톤에서 2018년 18억9000만 톤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표2 참조> 

한편 탄소저장량의 연간 증가량, 즉 순흡수량은 1990년 3828만 톤에서 2000년 6138만 톤으로 빠르게 증가한 이후 6000만 톤 수준을 유지하다가, 2008년 6150만 톤으로 최고치를 기록하고 빠르게 하락해 2018년에는 2008년 대비 75% 수준인 4560만 톤으로 감소했다.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2050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것은 순흡수량으로 규정한다. 산림의 순흡수량 증가는 결과적으로 탄소저장량 증가에도 기여한다.

보도는 또 스웨덴의 산림이 이산화탄소 배출원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최근 관련 연구자들에 따르면 산림분야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이 국가의 다른 모든 분야에서 배출되는 탄소량보다 높다는 주장도 나왔다. 연간 총 임목축적량의 2.5%를 벌채한 결과이다.”(같은 기사 내용 중)

스웨덴이 기후변화협약에 제출한 국가 온실가스 보고서(NIR)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8년까지 산림은 지속적으로 탄소흡수원으로서 기여하고 있다. <표3 참조>. 2018년 기준 스웨덴의 산림부문은 총 4490만 톤을 흡수했다. 

또한 오래된 숲의 탄소저장량이 초기 저장량에 비해 더 크다는 보도 내용은 두 가지 측면에서 사실과 다르거나 검토의 여지가 있다.

“초기 50년 동안 급격히 증가하는 생장률은 언뜻 탄소를 많이 저장한다는 착시를 불러일으키지만 면적, 즉 떠도는 탄소를 고정하는 저장량으로 따지면 전혀 그렇지 않다. 초기 50년 동안 저장한 탄소량을 100으로 기준했을 때, 다음 50년 동안에는 무려 230을 저장하고 (중략) 150년~200년의 50년 동안에도 무려 160을 저장한다”(같은 기사 내용 중)

<5월 25일자 오마이뉴스 기사에 실린 그래프>

첫째, 보도된 그래프는 ‘나무’의 생장률을 보여주는 것일 뿐 나무가 모여 있는 ‘산림’의 생장률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산림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체목의 수가 줄어들어 전체적인 생장량과 흡수량이 감소하는 것은 일반적인 사실이다. <표4 참조> 

둘째, 분석된 수종은 세계적으로 생장이 좋은 북미지역에 분포하는 미송(Douglas-fir, Pseudotsuga menziesii var. menziesii)으로, 이런 수종에 대한 연구 결과를 국내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그래프 참조> 

그래프2 : 국내 침엽수림의 임령별 생장량 변화  ※ 국립산림과학원 내부자료
그래프3 : 미국 미송림의 임령별생장량 변화   ※ US Forest Service.1982. Yield Tables for Managed Stands of Coast Douglas-f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