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가 친구의 다급한 전화를 받은 것은 북풍한파가 아직 물러가지 않은 작년 2월의 어느 날이었다. 남해 서면으로 귀촌을 한다는 친구는 집을 급히 지어야 한다고 했다.

설상가상 친구는 또 집터로 마련한 대지 옆에 셋집을 얻어 생활하고 있다며, 북풍한설 속에서 봄을 기다리는 여린 꽃의 씨앗만큼이나 간절한 전화였다. ‘내 집을 지어주오.’

건축가는 설계를 의뢰하는 건축주에게 보통 4~6개월 정도의 설계기간을 권하고 있다. 그런데 친구의 요구대로 일정을 소화하려면 한 번 배치하고, 한두 번 미팅해 설계안을 확정한 다음 디테일하게 설계에 들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이후 ‘남해집’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주택은 2020년 4월25일 터파기를 시작해 8월에 완공됐다. 설계부터 인허가까지, 단독주택을 100채 이상 설계한 경험이 있는 건축가에게도 최단기간 프로젝트가 됐다.

뒷집까지 고려한 바다조망의 극대화
4인 가족 건축주의 요구조건은 ‘바다를 향한 조망의 극대화’와 ‘다른 집들의 바다 조망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었다. 

집이 들어설 대지와 그 주변 환경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서는 해결하기 힘든 요구조건이었다. 건축가는 인터넷 지도서비스 로드뷰를 토대로 가배치안 하나를 만들어 남해로 출발했다. 

대지는 구불구불한 남해 해안선을 따라서 한참을 들어간 후에 나타나는 마을에서도 다시 좁은 길을 따라서 바다 쪽으로 내려가야 되는 곳에 있었다. 건축가는 그날의 남해 바다를 내려다보면서 지중해마을 같은 백색 외관과 파란색 포인트, 어두운 컬러의 경사지붕을 가진 ‘남해집’을 그려냈다.

주택의 모든 공간은 바다와 연결된다
뒷집의 조망을 최대한 간섭하지 않는 자리에 배치된 주택은 바다를 향한 조망을 극대화하는데 설계의 초점이 맞춰졌다. 이를 위해 매인 공간인 거실과 주방, 식당, 안방까지 모두 2층으로 올렸다. 창호도 통장을 적용했다.

대지와 접한 1층은 필로티 구조를 채택했다. 여기에 노천탕과 테라스공간을 만들어 외부영향을 최대한 적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주택 외부공간에 바다를 향하는 연결성을 강조했다. 화덕을 만들었고, 옆집과의 경계에는 에메랄드그린으로 차폐식재 했다.

한편 바다를 향한 조방의 극대화를 위해 외관에서 두 개의 매스를 분절된 중정형태를 취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매스는 코너창을 설치해 파노라마뷰를 구축했다. 또 2층에서 바다를 향한 창호는 다른 창들보다 높은 2.7m로 했다.

과감하게 노출된 중목구조 기둥과 보
주택 내부에서는 중목구조 보와 기둥을 과감하게 노출했다. 방문과 마루, 창호 하부턱도 자연미와 내추럴함이 돋보이는 원목을 풍부하게 사용했다. 

1층에는 마당과 연계된 필로티 공간으로 남해바다의 포근하고 넉넉함을 집 내부에서도 느낄 수 있는 전이공간을 구성했다. 남해바다를 ‘거침없이’ 안을 수 있는 외부 노천탕은 냉온수를 사용할 수 있다.

건축가는 “남해바다를 한껏 안고 있는 주택에서 건축주이자 친구의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추억이 가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건축정보
대지위치▷경상남도 남해군 서면
용도지역/지구▷생산관리지역
구조▷중목구조(철물공법), 철물하드웨어(타츠미 TEC-1 P3)
대지면적▷419.0㎡
건축면적▷82.76㎡
연면적▷160.14㎡
              1층 : 79.64㎡
              2층 : 80.50㎡
건폐율▷19.75%
용적률▷38.22%
설계▷블루건축사사무소 
시공▷블루하우스코리아(주)
조경▷동서조경
사진▷함영인

자재정보
지붕▷갈바륨단열패널
외벽▷탄성실리콘페인트
데크▷합성목재
내부▷신콜 친환경벽지
방문▷우드원 원목도어
바닥▷두께18 원목마루
지붕단열▷두께 10 우레탄단열 지붕재 + 두께 50 네오폴 단열재 +에코바트 R-32
외단열▷두께 70 네오폴 단열재
내단열▷에코바트 R-19
계단실 디딤판▷고무나무 집성판
외부난간▷강화유리난간
창호▷레하우 86mm PVC 삼중창호, YKK ap 폴딩도어
현관▷YKK ap 이노베스트50 단열현관문 
조명▷W라이팅
주방기구▷한샘
위생기구▷아메리칸스탠다드
난방기구▷경동콘덴싱보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