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까지 가는 바람길과 ㄷ자 중정이 있는 중목구조 3층집
멀리까지 가는 바람길과 ㄷ자 중정이 있는 중목구조 3층집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1.04.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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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보라동 주택 건축주 부부는 성인 남매와 함께 살고 있다. 서울 아파트 생활을 청산하기로 했지만, 도심에서 멀어지는 것은 원치 않았다. 그래서 택지지구의 주택단지형 타운하우스를 선택했다. ‘친환경 주택과 심플한 디자인의 단독주택’을 원했다.

대지는 경기 용인 한국민속촌 인근에 있는 보라택지지구의 보라산 기슭에 자리한 도심형 타운하우스에 위치해 있다.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이라 단지 자체에 색채와 형태에 관한 지침이 있다.

도심이기는 하지만 보라산에 둘러싸인 경사지 대지다. 또 곡선형 도로의 돌출된 부분에 있어서 설계에 따라서 자연과 도심이라는 두 가지 조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최종적으로 주택이 완성됐을 때 도심을 향해 뻗은 멋진 조망과 함께 앞집들 사이로 난 길을 통해 자연도 함께 볼 수 있었다.

요즘 친환경 주택 골조로 각광받고 있는 중목구조도 도시의 모던함과 자연의 편안함을 동시에 구축한 이 집의 가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자연스럽게 노출된 목조와 M블럭사이딩 목재는 주택 내부에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게 하기에 충분했다. 

또 2층에는 계단 오픈부에 화단을 조성해 플랜테리어를 만들었다. 플랜테리어(Planterior)는 식물(Plant)과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로, 식물로 실내를 꾸밈으로써 공기정화 효과와 심리적 안정 효과를 얻고자 하는 인테리어 방법이다. 

도로변에 접한 앞마당에는 두 대의 주차공간과 취미실 테라스를 두었다. 또 이 두 공간 사이에 교목을 심음으로써 시선의 차폐와 함께 2층 발코니로도 자연을 끌어들였다.

테라스를 지나면 나오는 뒷마당에는 작은 잔디밭과 텃밭을 만들었다. 옆집과의 시선차폐는 사철 푸른 대나무를 심어서 해결했다. 또 이 대나무 숲은 2층 주방에서도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작은 마당과 광활한 4차원 시간개념
설계자는 대지면적 198㎡, 건폐율 50%의 대지에서 두 가지 고민이 생겼다. 첫 번째는 마당공간과 주차공간의 비율인데, 차 두 대를 주차했을 대 마당공간은 그만큼 작아지고, 그 작은 공간에서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연을 느끼도록 하고 싶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인접한 주택지와의 사적공간과 공적공간을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옆집과의 개방감과 일조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설계자는 이에 대해 “각각의 주택은 주거단지라는 작은 도시에 함께 사는 사람들과의 삶을 영위해야 한다. 때문에 당면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3차원의 공간에서 4차원의 시간 개념까지 만들기 위해 다양한 공간의 경험과 자연을 활용하고 싶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층마다 저마다의 콘셉트를 가질 수 있게 했다. 또 주택의 4면마다 커다란 창호를 계획해 바람길과 외부와의 소통, 조망을 누릴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구축된 개구는 낮 동안에는 인공조명 없이도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게 만들어졌다.

멀리까지 가는 바람길과 ㄷ자 중정이 있는 중목구조 3층집
1층 취미실.
멀리까지 가는 바람길과 ㄷ자 중정이 있는 중목구조 3층집
1층 취미실.
멀리까지 가는 바람길과 ㄷ자 중정이 있는 중목구조 3층집
1층 현관.
멀리까지 가는 바람길과 ㄷ자 중정이 있는 중목구조 3층집
1층

저마다 다른 각 층마다의 독특한 콘셉트
협소한 대지에 자동차 두 대를 수용하는 주차장까지 만들다 보니 더욱 작아진 1층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로티 공간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조경과 마당의 오픈공간을 갖게 했다. 이를 통해 주변 집들과의 소통과 바람길을 만들어졌다.

취미실 앞 테라스는 앞마당과 뒷마당을 연결하는 매개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또 커다란 창호를 가진 주택에 내외부의 중간영역을 만들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기능을 부여했다. 아울러 현관의 진입도 도로에서 바로 진입되지 않고, 필로티 공간 아래를 건축적 산책의 개념으로 동선을 연장했다. 외부에서 노출되지 않게 큐블럭 담장도 설치했다.

멀리까지 가는 바람길과 ㄷ자 중정이 있는 중목구조 3층집
2층 거실
멀리까지 가는 바람길과 ㄷ자 중정이 있는 중목구조 3층집
2층 거실
2층 거실
멀리까지 가는 바람길과 ㄷ자 중정이 있는 중목구조 3층집
2층 부부침실
2층 주방

2층에는 주요 실들인 거실, 주방, 식당, 부부침실을 배치함으로써 도로와의 시선차단을 피하고 보라산과 도심 조망을 한꺼번에 누릴 수 있게 했다.

2층 욕실

ㄷ자 매스 중정에는 발코니를 두었는데, 바로 앞에 교목을 식재해 자연을 느끼면서도 외부에서는 내부가 잘 보이지 않게 배려했다. 이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과 함께 외부와의 연결을 도모했다. 이곳은 화분 같은 식물을 가꿀 때도 유용한 장소다.

2층 발코니

계단오픈부 내부 화단도 이 발코니와 연계돼 있다. 배수와 방수까지 꼼꼼하게 챙겨서 편하게 물을 줄 수도 있고, 대지와 단절된 2층에서도 자연스러운 조경공간을 만들어 내외부의 관계 맺기를 고려했다.

2층 계단오픈부 내부 화단
2층 계단오픈부 내부 화단

3층 남향에 설치된 자녀들의 방은 커다란 창호로 따듯한 햇살을 한껏 받아들이도록 했다. 정북일조사선제한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옥상정원은 주변 주택의 틈새로 자연과 하늘을 누릴 수 있게 했다. 이곳은 세탁실과도 연계된다.

3층 방

설계자는 “자연과 함께하는 한국의 고건축은 인간의 심성을 편안하고 여유롭게 만든다. 주택은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업시설의 개성과 여러 가지 현혹적인 칼라를 버리고 미니멀한 삶을 온전히 누리게 하는 게 좋은 집이라 생각한다”며 “세월의 흐름에 따라 추억이 차곡차곡 쌓여 기억 속에 각인되는 공간, 그 공간들이 하나하나 살아 숨쉬어 가족들 모두에게 즐거움이 가득한 공간으로 남는 게 진정 최고의 주택이다”고 말했다. 

1층 평면도
2층 평면도
3층 평면도

건축정보
위치▷용인시 기흥구 보라동
용도지역/지구▷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 제1종 일반주거지역
구조▷중목구조(철물공법), 철물하드웨어(타츠미 TEC-1 P3)
대지면적▷198㎡
건축면적▷93.89㎡
건폐율▷47.42%
용적률▷94.26%
연면적▷186.64㎡
              1층▷80.04㎡
              2층▷71.70㎡
              3층▷34.90㎡
설계▷블루건축사사무소(대표 건축사 정기홍)
시공▷블루하우스코리아(주)
조경▷동서조경
사진▷함영인

자재정보
지붕▷갈바륨단열패널
외벽▷롱브릭타일, 탄성실리콘페인트
데크▷합성목재
내부▷신콜 친환경벽지
방문▷우드원 원목도어
바닥▷두께18 원목마루
지붕단열▷두께10 우레탄단열 지붕재 + 두께50 네오폴 단열재 + 에코바트 R-32
외단열▷두께70 네오폴 단열재
내단열▷에코바트 R-19
계단실 디딤판▷고무나무 집성판
외부 난간▷STL 환봉
창호▷레하우 86mm PVC 삼중창호, YKK ap 폴딩도어
현관▷YKK ap 이노베스트50 단열현관문 
조명▷W라이팅
주방기구▷디자인씨엔디
위생기구▷아메리칸스탠다드
난방기구▷경동콘덴싱보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