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목재가격, 하지만 지금이 가장 싼 가격이다”
“미친 목재가격, 하지만 지금이 가장 싼 가격이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1.03.04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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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목, 제재목, 특수목, 합판, MDF 등…“올해 안에는 해소되기 힘들다”

“목재 가격이 미쳤다. 하지만 지금 있는 재고가 가장 싼 제품이다. 수입상이나 도매상 모두 자기 물건을 팔지 않고 버티는 자가 승자라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앞으로 더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원목부터, 제재목, 제품, 합판, PB 및 MDF 등 보드류까지 목재 가격이 품목을 가리지 않고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올해 안으로는 이와 같은 오름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란 게 업게 전반의 전망이다. 수입제품은 물론 국내 제품도 같은 상황이다.

이와 같은 가격 상승요인은 코로나19로 인한 생산차질과 해상운임 상승 등이 공통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 미국의 주택시장 호황과 보드류 생산에 투입되는 수지 등 원료가격 인상도 주요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이와 같은 목재가격 상승 랠리는 지난해 9월 북미산 구조재와 OSB로부터 시작됐다. 코로나로 인한 목재 생산 활동 부진에 미국 내 주택시장 호황이 기름을 부으면서 이는 곧 유럽 목재시장으로 옮겨 붙었다. 현재 관련 제품 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50% 가까이 올라간 상태다. 

우리나라 주요 목재 공급처 중 하나인 러시아 목재도 심각하다. 소할재(다루끼), 각재(투바이), 포장재 등 제재목은 쇼트 직전까지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벌목양이 절대적으로 줄어든 상태에서 중국, 유럽, 미국, 일본 등이 그나마 생산되고 있는 제품을 싹쓸이 하다시피 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특히 이와 같은 러시아 목재 공급 차질은 국내 제재업계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제재목 수입에 실패한 수입상들이 국내 제재소로 오더를 밀어 넣고 있기 때문이다. 제재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와 같은 주문이 폭주하면서 보통 일주일치 물량이 밀려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본격적인 봄 시장이 열리면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제재소들이 이러한 주문 자체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

지금까지 우리나라 제재목 시장은 수입재가 절대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재소들은 제재목보다는 비규격 조경재 생산으로 연명하고 있는 상태다. 제재소 수도 지난 5년 간 50% 이상 줄어들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 주고객이 돌아오는 봄이 되면 조경재 위주로 공장을 가동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제재소 가동을 위한 원목 수급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난리가 났다’는 게 원목 수급 상황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작년 10월 대비 현재 가격은 20% 가까이 상승했으며, 웃돈을 주고 구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원목은 100컨테이너를 주문했는데 4컨테이너만 구입할 수 있었다는 소문까지 들리고 있다.

PB, MDF 등 보드류의 가격 오름세도 심상치 않다. 수입 PB는 지난해 대비 40% 가량 올라가 있는 상태다. 같은 기간 MDF 역시 수입산은 25%, 국산은 15% 정도 올랐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국내 보드류 생산업계에 따르면 MDF 원재료 중 하나인 요소수지 가격이 지난해 7월 톤당 200불 하던 게 3월 현재 365불에 수입되고 있다. 메탄올 역시 200불에서 375불로 뛰어올랐다. 모두 80% 이상 급등한 것. 때문에 현재 15% 정도의 인상만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가격이 안정적이기로 유명한 북미산 활엽수(특수목) 제재목 역시 전에 없는 가격 폭등과 수급불안을 이어가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수종인 월넛과 화이트오크 가격이 지난해 대비 30~40%까지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체리, 하드메이플, 비치, 포플러, 애쉬, 레드오크 등 그밖의 수종들도 일제히 10~15% 정도 상승했다. 

한편 국내 석고보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KCC와 한국유에스지보랄도 지난 2월 원부자재 및 운송비 상승 등 요인을 들어서, 3월부터 품목별로 적게는 5%에서부터 15%까지 석고보드 가격을 올린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인천 두일상사 변희철 대표는 “주로 각재 쪽 사정이 더 안 좋아 보인다. 아무리 빨라도 올해 상반기에는 해결될 수 없을 것으로 본다”며 “당분간 가격이 더 오를 것이고, 품목에 따라서는 물건 구하기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우덱스 이재웅 대표는 “국내 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는데, 수출국에서 오다 자체를 받지 않고 있다”며 “올해 3분기까지는 이와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익산업 김진호 전무는 “북미산 OSB의 국내 판매가격은 장당 2만원대 후반에 도달하면서 2만원대 초반에 거래되는 국내산 구조용합판 가격을 추월했다”며 “그런데 5월 선적분 일부 OSB 수입가격은 3만원까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효림팀버 이훈종 대표는 “‘원하는 만큼 구할 수가 없다’는 게 지금 세계 원목 시장의 공통된 현상이다”며 “2월에 선적된 원목이 4월 경에 우리나라에 들어올 예정인데, 그 이후에는 이렇다하게 잡히는 게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가림목재 김기용 대표는 “현재 내장 다루끼(한치각), 투바이(각재), 포장재 등 수입상들로부터 들어오는 일감이 일주일 정도 밀려 있을 정도로 넘처나고 있다”며 “하지만 조경재 시장이 본격화 되는 봄이 되면 이러한 물량을 처리할 수 있을 지는 지금으로서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영풍목재 박세한 대표는 “수입 각재가 시장을 잠식하면서 지난 수년간 국내 제재소 숫자가 50% 이상 줄어들 정도로 위축돼 있는데, 요즘처럼 갑작스러운 수요 때문에 시설을 다시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수입재와 국내 생산제품 간의 상생의 틀을 지금부터라도 다시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인실업 이규천 상무는 “하드우드 제재목은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도 재고가 없는 상태다”며 “지금 벌목을 한다고 해도, 제재에서 건조 등에 6개월 정도 소요되는 제품 특성상 올해 안에 해소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케이엠글로비스 이창병 대표는 “특수목은 워낙 고가 제품이기 때문에 가격 등락이 거의 없는 품목이다. 이번처럼 한 번에 30%까지 오르는 것은 전에 없는 현상”이라며 “더욱 큰 문제는 돈을 더 주어도 물건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홍익우드 김동환 대표는 “MDF 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수입산은 25%, 국내산은 15% 정도 가격이 올라간 상태다. 수입합판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베트남산은 설 전에 이미 큰 폭의 수입가 인상이 있었다”면서 “앞으로의 가격이 어떻게 될 지는 현재로서는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한송우드 왕영득 대표는 “합판은 운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품목이다. 종전 컨테이너 당 500불에서 1000불 정도 하던 해상운임이 지금은 1500불까지 상승했다”며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컨테이너는 1만불까지 한다는 얘기까지 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비엔티씨 임동인 대표는 “우리나라 PB시장은 동남아산의 비중이 95% 이상 차지하고 있는데, 현재 40% 가까이 가격이 올랐다”며 “하지만 여전히 가장 싼 가구용 목재소재이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만한 대체품이 없다”고 밝혔다.

유니드 구매팀 허장무 팀장은 “요소수지 및 메탄올, LNG 등 원부자재 가격 및 운송비가 크게 오른 상태에서 현재(까지 오른) 가격은, 이와 같은 인상요인을 모두 반영했다고 보기 힘든 수준”이라며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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