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던한 외관과 섬세한 내부, 파주K주택
무던한 외관과 섬세한 내부, 파주K주택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1.02.09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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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목조건축대전 수상작 시리즈 | 준공부문 우수상

어떻게 지을까?

파주 동패동 주택단지 한가운데 자리한 집이다. 남쪽으로 펼쳐진 땅에 뒤로는 낮은 둔덕이 감싸고 있다.

건축주 부부는 ‘한옥이 아니면서 한옥의 정서가 느껴지는 집’에 대한 생각을 키워오다 우리의 작업을 보았다고 했다. 교외 지역인 파주에 적응하기 위해 근처에 아파트를 마련하고, 오가며 텃밭을 가꾸고 어떻게 지을까 고민할 정도로 새로 지을 집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두터웠다.

일조에 유리한 일자형 배치를 하다

대지의 여건을 잘 아는 건축주의 요구로 일조 검토를 철저히 하여 ‘일조에 유리한 일자형 배치’로 방향을 잡았다. 부부침실-거실-식당-부엌이 전면에 늘어서고 식당에는 앞에 온실과 유틸리티를 덧붙이고, 2층에는 거실을 중심으로 서재-거실-아들방을 일자로 구성하였다. 동서로 긴 대지의 형상과도 어울려 어디서나 빛이 풍부하고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집이 되었다.

무덤덤한 외관을 구성하는 파사드

외관에는 특별한 디자인을 더하지 않고 ‘무덤덤하게’ 다루었다. 그러면서 주의 깊게 다룬 것은 집의 정면인 북쪽 입면은 처마를 없애고 벽면과 창으로 구성하여 지붕이 느껴지지 않는 ‘벽면형의 파사드’를 만들어 집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하였다.

반대로 남쪽 면은 1층, 2층 전면에 처마를 두어 일사 조절과 처마 아래 공간의 활용 등 거주생활에 필요한 기능적인 입면으로 구성하였다.

내부의 풍경이 좋은 집
전체적인 비례나 공간의 느낌, 스케일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외부의 형태는 무덤덤한 한편, 내부의 공간과 장면은 섬세하게 다루려 했다. 계단 끝부분에 여유를 주어 적당한 높이에 조금 넓은 계단참을 주었다. 그 위에 지지하는 원기둥을 세우고, 핸드레일 하나를 걸쳐 정리했다. 계단의 배경이 되는 거실과 식당 사이의 큰 벽은 아무것이 없는 ‘무던한 하얀 벽’으로 두어, 목재로 구성된 지붕구조와 대비와 균형을 이루도록 하였다.

삶을 풍요롭게 하는 공간 요소
집 안에 한옥의 친밀한 느낌이 나는 한실을 두어 손님방이나 좌식 생활공간으로 쓰게 하였다. 거실보다 바닥을 살짝 올려 구분하고, 별도의 마당을 두어 한실만의 고유한 느낌이 들도록 계획하였다.

식당 앞으로 마당을 실내화한 온실을 두어, 자연을 안으로 들이고 공간을 투명하고 여유롭게 만들었다. 온실 위쪽에 전동식 외부 블라인드를 설치하여 날씨나 기분에 맞게 조절할 수 있게 하였다.

한옥의 정서가 담긴 집
파주k주택은 한옥을 그대로 현대건축으로 재해석하여 만든 집이 아니다. 그동안 진행했던 작업의 계보를 따라 만들어낸 ‘한옥의 정서가 담긴 집’이라 하겠다.

설계와 시공의 긴 과정을 거쳐 집이 완성되고, 건축주로부터 ‘정말 한옥에 사는 것 같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여유와 아름다움을 지닌 ‘한옥 같은 집’이 완성되었다는 작은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 
글 = 구가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 조정구
자료제공 = (사)한국목조건축협회
정리 = 서범석 기자 

건축정보
위치▷경기도 파주시 금낭화길
대지면적▷421㎡
연면적▷218㎡
건축면적▷165㎡
규모▷지상 2층
주구조▷중목구조, 경량목구조
설계자▷㈜구가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 조정구
시공자▷자연과 우리 박욱진
사진제공▷박영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