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의 새벽을 연 나무~ 메타세쿼이아
태초의 새벽을 연 나무~ 메타세쿼이아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1.01.25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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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꽃이 있는 창 36 - 글 사진 서진석 박사

태초의 새벽을 연 나무~ 메타세쿼이아

눈을 뜬다는 것은
생명을 여는 것일 거야

그것도 벽두 새벽에 눈을 떠 
세상을 밝히려는 것은
숭고한 목숨이 아니고는 못 하지

세파에 시달려도
시퍼렇게 살아
이제 붉어진 네 살갗에서
해풍 내음이 나는 것 같아

아, 새벽에 눈을 뜬다는 것은
이 세상 불 밝히려 서둘러 일어나는 것이지

 

메타세쿼이아(Dawn Redwood)
이 나무(학명: Metasequoia glyptostroboides)는 그 연대기(年代記)가 은행나무와 함께 백악기 시대 이후 생육하다가 사라진 화석나무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중국의 양쯔강 유역에서 현존하고 있음이 발견되어 학계에 보고되었다고 한다. 어찌 보면 죽었다가 살아난 나무의 이미지가 있어 다시 보게 된다. 그의 영어 이름을 보면 그의 탄생과 생김새에 짐작이 가 고개를 끄덕여 본다. 

Dawn Redwood~ 태초의 새벽을 연 껍질이 붉은 나무라서 이 이름이 붙여진 것일까? 세미트리에는 이 나무가 한 세 군데 서 있다. 후문 쪽으로 들어서는 길목에 우리네 천하대장군 장승목보다도 큰 수문장 키로 이 묘역을 언제까지라도 지키고 있겠다는 모양새로 선 나무를 대하게 된다. 그리고 산책거리로 한참은 가야 만나게 되는 에드워드가든(Edwards Gardens)엘 가면 밑 둥치가 옆으로 뻗어 자란 터줏대감 격의 이 나무를 발견할 수 있다.

내 친정 산과원에도 정문에서 산림과학관으로 가는 나무데크 옆 자락, 그리고 월곡동(月谷洞)으로 가는 홍릉숲 초입 길목에 서 있다. 세로로 죽죽 갈라진 붉은 껍질을 보이며 여름이면 푸른 잎, 가을이면 갈잎을 떨어뜨려 상큼한 정유(精油) 냄새를 안겨주던 산책길의 기억이 새롭다. 

이 나무를 대하면 이육사 님의 ‘광야’의 한 싯귀가 떠오른다.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어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진 못하였으리

 

서진석 박사
서진석 박사

 

 

서진석 박사 
서울대학교 1976년 임산가공학과 입학, 1988년 농학박사 학위 취득(목질재료학 분야) 
국립산림과학원에서 1985년~2017년 연구직 공무원 근무(임업연구관 정년퇴직)
평생을 나무와 접하며 목재 가공·이용 연구에 전력을 기울인 ‘나무쟁이’. 
시집 <숲에 살아 그리운 연가 戀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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