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목재 재활용 산업에 밀려오는 검은 쓰나미
폐목재 재활용 산업에 밀려오는 검은 쓰나미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0.12.2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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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 유성진 (사)한국목재재활용협회 회장
유성진 (사)한국목재재활용협회 회장 

코로나시대 쏟아지는 쓰레기가 환경산업을 유망업종으로 부각시킨다. 폐목재 재활용 산업도 발전소 연료 수요가 급증의 영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국내 폐목재 수요는 물질재활용 목재산업에서 연 110만 톤 규모이지만, 바이오매스 발전소의 폐목재 연료(Bio-SRF) 수요는 200만 톤 규모로 늘었다.

코로나 확산으로 준공이 지연된 발전소들이 가동을 시작하는 2121년 발전소의 수요는 250만 톤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번 주부터 가동 중인 대***(서산) 발전소가 일 670톤의 폐목재연료 사용을 시작했고, M**(함안) 발전소도 3곳의 자회사 폐목재재활용 공장을 24시간 가동으로 전환해 경남권 폐목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발전소 연료 수요 급증의 영향으로 폐목재재활용 업체의 생산량이 연간 1~3만 톤 규모에서, 5만 톤~15만 톤 규모로 후발 업체들이 생겼고, 이제는 여러 곳에 계열 공장을 가진 업체까지 생기고 있다.  

REC미적용 신축건설 폐목재.

서해안 권역에 집중된 바이오매스 발전소 영향으로 폐목재 재활용업체 허가가 가장 많은 지자체가 경기도 화성시다. 2019년 기준 17개 업체가 있는데, 올해 추가로 대형 업체 한 곳이 생겨났고, 지금 계열 공장을 여러 곳에 가지고 있는 기업에서 대규모 폐목재재활용 공장을 짓고 있다. 

어린 시절 우리 집은 동네에서 작은 구멍가게를 운영했다.

신축건설 폐목재 파쇄 우드칩.<br>
신축건설 폐목재 파쇄 우드칩.

처음에는 동네 곳곳에 건축공사로 장사가 꽤 잘됐지만, 아래 동네에 가게가 생기면서 매출은 줄어들고, 결국 읍내 큰 슈퍼마켓이 생긴 후 빚잔치하고 월세방으로 쫓겨났었다.

국내 10대 대기업의 계열사인 G****는 당진에 100MWh 규모의 발전소를 가동 중이다. 지금 2호기 100MWh 발전소의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펠릿과 PKS(팜열매껍질)가 주연료이지만, 국내 Bio-SRF를 연 20만 톤 정도 구매하고 있다.

2호기 가동으로 최소한 40만 톤 규모로 늘어날 것이고, 펠릿를 대체할 경우에는 훨씬 많은 량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 업체는 대기업이니 Bio-SRF 공급 업체들에게 비철금속 선별라인 설치까지 지원했다. Bio-SRF 납품가격도 3만5000원~3만9000원/톤(도착도)까지 주면서, 다른 발전소의 2만6000원/톤 대비해서 월등히 가격이 높고, 물질재활용 재활용 우드칩 가격과 별로 차이가 없다.

BIO-SRF(가구파쇄칩).

폐목재 재활용 산업에 커다란 변화의 쓰나미가 다가오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가 무너지는 시점부터 적자생존의 경쟁은 시작될 것이다.

그동안 폐가구를 파쇄한 Bio-SRF 위주로 사용했던 발전소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가중치를 미적용 하던 깨끗한 폐목재(신축건설 폐목재와 사업장 폐목재)까지 연료 사용이 허용되고, 우수한 등급의 Bio-SRF연료를 사용할 경우, 다음 분기 사업시설 점검까지 면제받는 인센티브까지 적용받는 2021년부터 어떤 일들이 닥쳐올까? 우리는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