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
이곳에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0.11.19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무신문 창립 14주년 축하메세지 - 홍예지 프리랜서 기자 / 전 나무신문 선임기자
홍예지  프리랜서 기자 / 전 나무신문 선임기자 

종종 단독주택과 관련한 연재 기사를 작성하거나, 책에 게재할 원고를 쓰다 보면 이력을 소개해야 할 때가 있다. 이력이란 것에 대해, 누군가는 의미 없는 나열에 불과하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력이란, 아주 일부일지는 몰라도 그 사람의 살아온 과정을 보여주는 일종의 증표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나무신문은 나에게 전문지의 기자란 어떤 것인지,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취재에 임해야 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준 소중한 곳이다. 

가수 김범수는 사랑의 종착역이 된 사람을 ‘끝 사랑’이라고 표현했다. 사랑을 얻기 위해 달리게 만든 ‘첫사랑’도 아름다운 기억일 수 있겠지만, 사랑을 좇아 헤매는 삶을 끝내게 만든 ‘끝 사랑’은 언제나 지금 이 순간 가장 소중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내가 어딘가에 소속되어 일한 이력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나무신문은, 내 기자 생활의 끝 사랑일지도 모르겠다. 나무신문은 주택이라는 큰 뼈대만을 알던 나에게 더 깊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주었고, 마치 굳건한 나무처럼 내가 기자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나무신문이 내게 그런 의미로 다가올 수 있었던 이유는 명확하다. 나무신문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사람’에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나무신문이 창립 14주년이라는 큰 숫자를 맞이하게 된 원동력도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직원, 그리고 기자라는 직업을 대하는 대표의 진정성, 나무신문을 굳건히 지켜온 직원들, 마지막으로 업계의 지지와 응원하는 이들이 있었기에 나무신문은 어려운 시기가 찾아오더라도 흔들림 없이 이겨냈다. 

많은 사람이 목재업계 내에서 화두인 주제를 가지고 ‘서범석의 칼럼 혹은 잡념’에서 다뤄달라고 요청을 했던 일이 기억난다. 해당 칼럼을 읽고 ‘허를 찔렀다’며 감탄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았다. 업계란,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모인 사회를 말한다. 어떠한 업계를 다룬다는 것은 그 업계의 사람을 관찰하고 이해한다는 의미다. 나무신문은 사람의,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신문이기에 앞으로도 늘 그래왔던 것처럼, 목재업계의 허를 찌르는 묘수를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 감추고 싶어 하는 것은 가감 없이 들추고, 잘한 것은 아낌없이 칭찬하는. 꼭 필요한 목재업계 내의 대표 전문지로 계속해서 자리할 것이라 믿는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