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치유 심포지엄-“21세기 인류건강을 이끌 ‘차분한’ 대안”
숲치유 심포지엄-“21세기 인류건강을 이끌 ‘차분한’ 대안”
  • 유상기 기자
  • 승인 2007.12.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만병통치약 홍보는 안돼…과학적 근거, 정책적 뒷받침 필요
▲ 독일의 바트 뵈리스호펜은 산림치유의 모범으로 뽑힌다. 종합적 건강서비스 면모를 갖췄다는 평이다. 사진제공=유리화 박사

숲의 효능 과학적으로 검증해야
숲치유 사업에 보다 객관적인 과학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료계의 주장이 대두됐다. 지난 12일 국립산림과학원 산림과학관에서 열린 숲치유 심포지엄에 산림과학원 및 산림치유포럼 관계자들이 숲치유를 특정 질병에 대한 치료보다는 치유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하지만 이것도 어느 정도 과학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

숲치유는 지금까지 크게 네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고 관계자들은 주장해 오고 있다.
먼저 숲치유가 아토피나 호흡기, 순환기 계통 질병에 만병통치약처럼 홍보되고 있다는 일면의 우려가 그것이다. 또 치유의 개념으로 접근해도 ‘막연하게 좋다’는 식의 접근방식이 문제돼 어떻게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며 어떤 방식으로 숲을 이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료가 부족했다.

또 이를 효율적으로 인증하고 운영할 제도를 시급히 정착해야 하는 제도정립 자체에 대한 문제와 독일과 일본의 숲치유 프로그램을 그대로 준용하기보다는 우리나라의 산림과 국민의 체질에 맞는 신토불이 숲치유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 주제 발표자로 나선 사람은 정신의학분야에 명성이 높은 이시형 박사와 세경내과의 김수경 원장, 충북대 신원섭 교수, 산림과학원 유리화 박사였는데, 의료계의 비중을 두는 모습이 역력하다.

구길본 산림청 산림이용본부장도 모두 발언에서 “제도를 현재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지만 과학적 근거를 구비해야 하고 의료적으로 어떠한 건강증진 효과가 있는지 구체적인 데이터와 자료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 본부장은 “아직 치유에 대한 명확한 개념정립이 서있지 않다. 어떠한 단어로 숲의 효능을 표현해야 할지 고민 중이며, 이러한 숲의 효능을 입증할 구체적인 근거를 마련해 일반 국민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게 사업의 방향”이라 설명했다.

 

숲에 대한 인식전환 필요하다
한편 이날 주제발표에서 이시형 박사는 “숲은 세레토닌 분비를 도와 명상을 하는 효과를 준다. 세레토닌은 엔돌핀처럼 지극한 쾌감도 아니며 아드레날린이나 도파민처럼 격정적인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아닌 ‘차분함’과 ‘편안함’을 부여하는 21세기형 신경물질이라고 개념 지었다. 따라서 숲은 이러한 세라토닌의 분비를 촉진하는 최적의 장소로 21세기 인류건강을 이끌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김수경 원장의 숲에 대한 접근도 남다르다. 김수경 원장은 의료계의 입장이지만 숲을 인류의 진화와 역사, 철학적 접근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보통사람은 자신이 자연과 동떨어진 별개의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인식은 결국 자신이 주변의 환경과는 별개라는 생각으로 이어지고 능동적으로 숲을 이용하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능동적 개방형 존재로 주변에 물질을 적극 받아들여 이를 이용해 다른 생리작용을 원활케 하는 생명체다. 즉 자연이 주는 좋은 물질을 이용해 자신을 정화하는 자연치유력이 있다는 것이다. 자연과 별개라는 인식은 이러한 자연치유에 대한 인간의 능력을 등한시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인간은 자연을 이용해 육체의 건강을 증진시킬수 있는 존재로 이러한 활동은 숲에서 크게 발현된다는 주장이다.

 

숲치유 산업화의 방향
산림과학원 유리화 박사는 세계적인 숲치유 모범사례로 뽑히는 독일의 바트 뵈리스호펜 지역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하며 의학적 규명활동의 중요성과 인증제도와 보험제도 등의 정책적 뒷받침, 지차체와의 연계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을 제시했다.

유 박사는 “독일의 뵈리스호펜을 이용에 대해 의료보험이 적용되고 있으며, 산촌마을 등 지역경제와 긴밀해 연계돼 있다. 또 지형, 음식, 지역자원과 문화 등 종합 서비스 형태를 띠고 있다”고 보고했다.
한편 숲치유 사업은 산림청이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책무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현재 성과관리 전략계획 및 제5차산림기본계획에 반영돼 있으며, 올해 약 5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상태다. 숲치유 제도정착을 위해 2010년까지 12억의 연구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날 심포지엄을 참관한 관계자들은 “숲을 이용한 산업은 미래 지식기반 산업이며 환경적 산업으로 그 가치가 크고 매우 비젼있는 사업 아이템임이 분명하다. 인식정립과 제도마련 등 기초적인 운영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의 과제지만, 민간의 무분별한 개발제한과 지자체의 공익차원의 효율적 접근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