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공간으로 나뉜 경사지붕 단층주택, 3代가 편한家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뉜 경사지붕 단층주택, 3代가 편한家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0.11.18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측 진입부.

3대가 시골에 모여서 살기로 했다. 30여 년 농사짓고 있는 노부부를 도시에 살고 있던 자녀가 모시기로 한 것. 그렇게 어린 손자 손녀도 함께하는 ‘오손도손家’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관건은 일 년 후 자녀들이 사용하고 운영할 카페와 사무실 건물을 미리 계획하고 주택 계획을 수립하는 것. 시골에서 새로운 터를 잡기로 한 자녀의 일터인 카페와 사무소에서의 전망 등을 우선 고려해서 주택은 단층으로 결정됐다.

북서측 조감 야경.
동측 주경.

중첩된 경사지붕, 산을 닮았다

대지는 전형적인 전원의 한 가운데에 있다. 서측엔 주진입도로, 동측엔 산, 남측과 북측엔 밭이 접해 있다. 서측엔 또 남북으로 흐르는 작은 개울도 있다. 아울러 도로에서의 인지성이 강해 진입 시에 동측의 산을 배경으로 산세를 닮은 경사지붕을 적용했다. 그렇게 중첩된 경사지붕은 굳이 대지의 레벨차가 아니더라도 흡사 시골 산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북측 진입부. / 남서측 주경.
필로티 내부. / 북측 필로티.

2 in 1 mass, 심플한 절제미

주택의 형태는 마치 부모와 자식처럼 하나의 매스에서 출발했다. 부모의 공간과 자녀의 공간을 길게 반으로 나누고 이것을 다시 엇갈리게 배치했다. 이를 통해 하나의 공간이면서도 서로 침해받지 않고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현관 등 출입구는 함께 공유하면서 언제든 쉽게 오갈 수 있도록 연결했다. 외부 공간 역시 어디서든 잘 보이는 출입마당과 사생활이 보호되는 안마당을 두었다.

대지는 동서방향으로 약 1.5m의 레벨차를 갖고 있다. ‘자녀존’은 대지 경사에 맞추어 1.5m 가량의 단차를 높임으로써 자칫 단조롭기 쉬운 단층 건물의 지루함을 보완했다. 안마당에서는 걷기에 부담없는 자연스러운 경사다.

본래 한 매스였던 부분은 마치 과일을 반으로 자르듯 껍질인 부분은 견고한 느낌의 회색 벽돌, 속살 부분은 흰색의 스터코플렉스를 적용했다. 전체적으로 단순하되 지루하지 않은 절제미를 담았다.

현관을 열고 들어서면 세 개의 문을 마주한다. 먼저 정면으로 보이는 투명유리문은 안마당으로 출입하는 문이다. 나머지 두 개의 목재 슬라이딩도어 중 하나는 우측 ‘부모님존’으로, 나머지 하나는 좌측 ‘자녀존’으로 연결돼 있다. 

부모님존에서 바라본 자녀존입구. / 부모님존과 자녀존을 잇는 현관.
부모님존에서 바라본 자녀존입구. / 부모님존과 자녀존을 잇는 현관.

부모님존으로 들어서면 식당·주방이 거실과 통합돼 있다. 경사지붕 형태에 맞추어 천정은 경사형으로 시원하게 높였다. 수납과 노부부의 편의를 고려해 소파 대신 남측에 평상을 놓았다. 

또 등받이 의자를 북측에 배치해 안락한 전망이 가능하도록 했다. 거실에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동측에 넓게 펼쳐져 있는 꽃밭을 전망하는 일이다. 거실 끝부분 전실에는 화장대를 놓고, 바로 옆에 욕실을 설치했다. 욕실 내부는 노부부의 안전을 고려해 안전 난간 등을 설치하고, 옆에는 남향인 침실을 배치했다. 

부모님존 거실.
부모님존 평상.
부모님존 침실.
부모님존 욕실.

자녀존의 슬라이딩 문을 열면 정면에 1.5m의 레벨차를 잇는 계단이 있다. 계단에 오르기 전 좌측에는 세탁과 김치 냉장고, 수납이 가능한 다용도실이 있다. 

계단을 오르면 시원한 경사천정을 지닌 멀티룸을 만난다. 북측엔 책이 많은 자녀들을 위해 큼지막한 책꽂이를 세웠다. 

멀티룸은 말 그대로 다용도로 사용하는 공간이다. 공예와 만들기, 재봉질, 그림 그리기 등 취미 생활을 하기에 충분하다. 여럿이 동시에 사용가능한 욕실과 미니 주방을 넣어서 독립적인 생활도 가능토록 했다.

<br>
자녀존 멀티룸.

복도를 따라오면 북측엔 넉넉한 수납을 위한 붙박이 가구를 설치했다. 남측엔 방을 나란히 컴팩트하게 배치해 기능을 충족시켰다. 남향에 면한 안마당과 소통도 가능하다. 

자녀존 복도. / 자녀존 욕실.

멀티룸에는 반층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계단을 오르면 2층이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는 지붕 밑 다락방이다. 

동측으로는 넓은 밭이 시원스럽게 보인다. 목재슬라이딩 창을 밀면 부모님존 거실이 보여 서로 이야기를 나룰 수 있다. 드레스룸도 게스트룸으로도 손색이 없다.

자녀존 멀티룸. / 계단

필로티, 시간을 품다

도로를 따라 서측으로 진입하면 시원하게 맞이하는 진입 마당이 있다. 마당에 면해 있는 필로티 공간엔 주차가 가능하다. 파티나 작업 등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벽면 일부가 목재 루버로 설치돼 있는데, 시간에 따라 그림자의 크기와 방향이 벽면에 투영됨으로써 단순한 매스에 리듬이 생겼다. 

수돗가 옆 목재 벤치는 길 건너 마을과 집을 드나드는 손님들, 밭에서 일하는 이웃들, 꽃과 나무 사이 도로를 지나는 오토바이와 자전거 무리를 조망하는 자리다. 

자녀존 미니주방, 복도.
자녀존 침실2
자녀존 침실1.
자녀존 다락같은 2층.

건축개요
위치▷충남 금산군 남일면  
주용도▷단독주택
대지면적▷705.40㎡
건축면적▷153.81㎡
연면적▷146.39㎡
건폐율▷21.80%
용적률▷20.75%
규모▷지상2층
구조▷경골목구조
외벽▷회색치장벽돌(유성벽돌 : HK전돌), 스터코플렉스
지붕▷칼라방판
데크(바닥)▷포세린 타일
내부마감재▷벽지
내부바닥▷강마루(오크)
계단 디딤판▷오크집성판
단열재▷연질 아이씬(ICYNENE) 폼(가등급)
창호▷독일식 시스템창호(살라만더)
현관문▷성우스타게이트(단열도어)
주방▷한샘
화장실▷대림바스
설계▷플라잉건축사사무소(서경화 KIRA) 
시공▷케이에스하우징
전문기술협력▷구조분야_㈜두항구조안전기술사사무소
                       기계설비분야_(주)코담기술단
                       전기분야_시엔에스엔지니어링
사진작가▷유근종

 

건축사 서경화
1996년 이후 대, 중, 소규모의 건축사사무소를 거치며 계획과 실무경력을 쌓았다. 직장생활의 매너리즘에 설레임이 식어갈 무렵 조직의 울타리를 박차고 나와 2012년 신나는 공간여행을 모토로 플라잉건축사사무소(FLYING ARCHITECTURE)를 오픈했다. 
건축사이자 미국친환경기술사이고 심의위원, 강의,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2014년부터 일반인과의 접점을 찾기 위한 건강한 집짓기 토크쇼인 집톡(Ziptalkshow)에 참여하고 있다. 
유쾌한 반전을 좋아하고 우연이 만드는 인연에 즐거워하며, 복잡함보다는 단순함이 주는 명쾌함에 끌리고, 여유라는 이름의 다른 하나인 유머를 공간에 담고자 한다.
건축물 이외에도 가구, 제품, 전시까지 전방위적 디자인에의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