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 임업(Precision Forestry)
정밀 임업(Precision Forestry)
  • 김오윤 기자
  • 승인 2020.10.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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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를 둘러싼 여러가지 모험 100
노윤석 우드케어 이사우드케어 블로그 운영자

최근 농업분야에서 정밀 농업(Precision Agriculture)이라는 단어가 각광을 받고 있다. 여기서 정밀 농업이란 토양, 작물, 기상 등 영농에 필요한 정보를 바탕으로 농작업기계를 사용해서 과학적이고 효율적으로 친환경 고품질농업을 구현하도록 하는 농업기술을 말한다. 쉽게 말해 IoT,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을 기반으로 농업의 세세한 부분까지 정확히 조사 측정하여, 농작물의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여, 그에 맞는 처방을 전자동 농업기계나 드론, UAV 등 여러 도구들을 이용하여 시행하는 전 과정을 말한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스마트팜이 정밀 농업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농업을 비롯한 다른 산업분야에는 스마트와 정밀화, 기술화 등의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산림 임업의 상황은 어떨까? 물론 우리의 산림 및 임업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그 속도나 진행과정면에서 다른 산업분야에 많이 뒤쳐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좀 심한말로 한다면 현재의 산림경영(임업경영)은 아직도 300년전 독일의 Hans Carl von Carlowitz에 의해 개발된 원칙에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큰 무리가 아닐 정도라고 하는 연구자들도 있다.

1973년 발표한 논문.

이렇게 산림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의 접목이 어려운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부분 산림의 소유구조와 경영체의 영세성 그리고 임업경영의 특성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산림경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산림경영체의 선도적인 투자가 필요 한데, 현재 우리나라의 산림경영체들은 그 경영규모가 영세하고, 또한 산림경영의 대상지인 산지가 대부분 오지나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서 겪는 지리적인 어려움 또한 있다. 반면 우리나라 산림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국공유림의 경우 적극적인 산림경영 보다는 생태계보전 관점위주로 산림을 경영하기 때문에 정밀 임업에 대한 유인이 약한 편이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살펴보면 이런 단점이 정밀 임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측면도 있다. 일단 국공유림의 경우 우리나라 산림청은 보전산지 중 임업용 산지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산림경영을 통해 국민의 경제생활에 필요한 목재 및 임산물의 공급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어, 정밀 임업의 적용가능성이 높다. 또한 산림환경보전의 측면에서도 그냥 지켜보고 방치하는 보존이 아닌 정밀한 조사와 모니터링을 통해 보다 합리적인 보전방안을 마련하는 방법도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의 대표적인 사례가 위성영상이나 항공영상을 이용하여 산림의 정보를 획득한 후, 인공지능기법을 적용하여 이를 분석, 분류하여 각각의 단위에 적합한 보전 및 복원계획을 세우는 기술들이 있다. 또한 사유림측면에서도 위에서 언급한 사유림 경영의 단점들이 오히려 정밀 임업을 발전시키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정밀 임업의 경우 기본적인 장비비나 운영비용이 들기 때문에 적은 산지를 대상으로 할 수 없고 한번 한다면 넓은 면적의 산지에 대한 작업이 이루어진다. 이럴 경우, 대상지 인근의 산림을 동시에 관리하고, 작업한다면 산림소유자의 부담은 매우 적어 지는 반면에 산림경영을 통한 수익은 크게 증대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물론 이렇게 시행하기에는 많은 난관이 있을 수 있지만, 시범사업이나 실증사업 등을 통해 정밀 임업의 가능성과 수익성을 증명한다면 정밀 임업의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정밀 임업의 분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여기서는 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맥킨지 컨설팅사에서 제시한 정밀 임업의 15개 분야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그래서 이 분야의 기술과 능력을 개발하여 우리의 임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물론 여기 기술하지 못한 다른 분야의 정밀임업도 가능할 것이다.

 

1. 새로운 임목육종 기술

유전자 지도와 선택육종(Selective Breeding)과 같은 새로운 임업육종 기술을 통해 생장이 빠르고, 병해충에 강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일례로 남미에 식재되는 새로운 유칼립투스 종은 기존 종보다 25% 많은 수확량을 기대할 수 있으며, 이 성장량은 유럽과 북미에서 50년 동안 자라는 것과 이 지역에서 6년동안 자라는 양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2. 스마트 양묘장

산림사업에서 묘목은 조림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금석이라고 할 수 있다. 좋은 묘목은 활착율을 높일 뿐 만 아니라, 나중에 좋은 목재를 키우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스마트 양묘장은 묘목을 키우는데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이를 전자동화 한 시스템을 말한다. 이를 통해 적은 면적에서 다량의 품질 좋은 묘목을 생산할 수 있다.

3. 조림지 관리

토양센서를 포함한 다양한 센서와 원격탐사를 통한 조림지역의 특성을 조사한 후 그 특성에 맞는 시비와 관수 등의 조림지 관리작업을 통해 비용 효율적인 생산성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

4. 산림병해충 예찰

드론과 같은 무인항공기(UAV)를 이용하여 산림병해충의 발생을 예찰하고, 이런 데이터를 활용하여 적절한 관리를 한다면 산림병해충의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하면 UAV에 의한 원격탐사를 통해 80~95%의 정확도로 산림병해충을 탐지해 낼 수 있다고 한다.

5. 산불 예방

위성영상과 항공영상 그리고 기상자료 및 지형자료 등을 이용하여 산불을 예측하고, 산불 발생시 산불 진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으며, 산불피해지 모니터링에도 큰 역할을 할 수있다. 또한 UAV나 드론 등의 장비를 이용하여 산불 진화작업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도 한다.

6. 산림유역관리

산지에는 필연적으로 산지계천이나 소하천 등이 흐르고 있고,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여야만 산림경영이 잘 유지될 수 있다. 산림유역관리에는 산림을 소유역으로 구분하고, 각 소유역별로 수문으로 분석하여, 각 소유역별로 필요한 기반시설들을 계획하여 실행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를 통해 홍수와 가뭄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한다. 산림유역관리를 위한 기반시설로는 각종 물막이류와 사방댐 등이 있다.

7. 조림 및 육림작업의 기계화

조림, 시비, 풀베기 등의 조림 육림작업을 기계화하여, 작업능률을 높이고, 작업자들의 안전과 노동생산성의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로봇기술과 인공지능 및 각종 센서 기능을 이용하거 원격조정이 가능한 자동화된 임업기계가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8. 스마트 산림조사

원격탐사(LiDAR)와 스마트폰과 같은 현장조사장비를 이용하여 축적, 수종 및 등급 등을 측정하는 사업을 말한다. 산림조사는 산림에 직접 들어가 작업을 하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고, 정확도도 많이 떨어진다. 연구에 의하면 현재 산림조사자들은 고령의 조사의 비율이 높고, 이들의 조사 정확도도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면에 디지털 장비를 이용한 산림조사는 속도도 매우 빠르고 오차율도 10% 미만을 나타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9. 산림수확작업의 기계화

목재수확작업 중의 안전성,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자동화를 위한 전자동 임목수확기계를 도입하는 사업을 말한다. 1990년대 스웨덴의 경우 노동자의 안전과 노동생산성의 증대를 위해 이 시스템을 도입하였고, 이에 따라 노동생산성이 2배로 증가하였다고 한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기계화를 통해 아직도 노동생산성의 증대가 더 가능하다고 한다.

10. 집운재 자동화

산림수확 작업 중 집운재 작업은 벌채작업과 비슷하게 노동강도가 세고 작업위험도가 높다. 따라서 집운재 작업에서 집재크레인 등을 자동화하고 원격조정을 통해 안전하고 능률이 높은 작업이 가능하다. 

11. 물류체계 최적화

물류는 제품의 원가 및 납기 준수를 위해 꼭 필요한 분야이다. 트럭이나 기타 다른 물류 기구들을 적절히 이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 하여 최적화된 물류관리를 할 필요성이 크다.

12. 모바일기술을 이용한 현장지원

IT기술과 통신기술의 발달로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기기의 활용도가 매우 높아지고 있다. 산림현장에서도 모바일 기술은 GPS를 이용한 위치추적 및 산림측정과 같은 도구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산림경영계획을 현장에서 관리할 수 있는 모바일 산림경영의 도구로서도 이용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산림지리정보시스템을 현장에서 바로 확인하여 산림경영에 적용할 수도 있다.

13. E-dashboards

작업데이터와 작업공정 등을 한 화면에서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여 전체적인 산림경영상황과 데이터를 볼 수 있게 하는 전체적인 작업공정표를 말한다. 이런 기술은 도시의 재해상황이나 교통상황을 모니터링하는기술에서 시작되었으며 최근에는 산림분야에서 산불이나 산사태와 산림재해를 관리하고 모니터링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되기도 하였다.

14. 산림경영모델 수립

장기적인 목재공급계획이나 단기적인 임도망계획 그리고 임시적인 임목수확계획 등의 다양한 산림경영모델을 소프트웨어로 제작하여 최적화 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렇게 전산화된 프로그램을 이용히면 양묘장부터 최종수확까지 산림경영업무를 최적화 할 수 있다.

15.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분석

산림사업의 경우 많은 데이터가 발생하고, 이를 처리하는 것도 매우 힘든 작업이다. 산림의 경우 묘목, 식재 그리고 성장율과 이와 관련된 여러 요소(지형, 지질, 시비의 여부 등)에 관한 자료들이 계속 발생하고 이를 빅데이터화하여 처리하는 작업은 매우 힘든 작업이다. 하지만 이런 데이터의 축적을 통해 생산량 증대 및 원가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속성수 조림을 하는 제지공장에서 이런 산림작업데이터를 분석하여 산림경영을 한 결과 목재의 생장량은 증가하고 물류 및 생산비용의 5~6% 절감효과를 가지고 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