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오슬로 식물원
노르웨이  오슬로 식물원
  • 김오윤 기자
  • 승인 2020.09.28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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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원이 열어주는 세계의 지리와 역사 76
암석정원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는 북국(北國)의 도시답게 깨끗하고 조용하다. 평평한 도시이지만 시내의 언덕에는 1814년에 개원한 식물원이 자리 잡고 있다. 오슬로 대학의 부속 기관으로서 시작한 이 식물원은 식물 연구, 식물 종자 보존 그리고 기초 자연과학에 대한 국민 교육을 위한 목적을 가지고 개원하였고 현재까지도 오슬로 대학에 속해 있다. 정문을 들어가면 처음 이 식물원을 만들 때 헌신한 식물학자 시브케(Johan Siebke)의 동상이 있다. 식물원 초기에는 면적이 2만 3천평이었으나 오늘날은 4만 5천평으로 늘어난 면적에 7천 5백종의 각종 나무와 꽃 등 식물 3만 5천본이 식재되어 있다. 이들 식물은 노르웨이를 비롯한 유럽, 남북 아메리카, 아시아, 대양주, 아프리카 등 세계 모든 지역에서 온 것들이다. 정문을 지나서 조금 가면 언덕을 이용하여 만든 식물원의 훤한 전경이 한 눈에 시원하게 들어온다. 전형적인 북미산 전나무(Pinaceae Abies spp), 기온이 낮은 북유럽과 히말라야에서 생육하는 바다갈매나무(Elaeagnaceae Hippophae rhamnoides) 등의 모습이 언덕위에서 더욱 멋있게 느껴진다. 마치 자기들의 자리를 찾아서 당당하게 서있는 자세이다.

16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식물학 박물관

식물원 안에는 1863년에 세워진 고색창연한 식물학 박물관이 있다. 이 박물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동물학 박물관도 있는데 식물학 박물관 건물보다 3배는 크다. 잘 설계된 온실도 있어 열대와 아열대의 식물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식물원 언덕 경사면에는 전세계 암석지역에서 생육하는 꽃들을 모아 놓은 “암석정원(Rock Garden)”이 있다. 정원 안에 만들어 놓은 작은 시내와 폭포, 연못 주위에 남북 아메리카, 아시아(코카서스), 유럽, 아프리카, 대양주(뉴질랜드) 암석 지대의 각종 꽃들이 자라고 있는데 이들을 보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매년 5,6월이다. 또한 근처 언덕에는 “오슬로 능선(Oslo Ridge)”이라는 정원이 있는데 여기에는 오슬로의 피요르드를 포함하여 남부 노르웨이 해안에서 생육하는 꽃들과 해안 식물 가운데 멸종위기에 처한 식물들을 식재하였다. 노르웨이 정부는 멸종위기에 처한 종(種)의 씨앗을 오슬로 자연사 박물관의 영하 20도 저장고에 보관하고 있고 각 종자 마다 이곳에서 20본씩 조심스럽게 생육시키고 있다.

오슬로 능선 정원 

식물원의 서쪽 중간에는 자기들 조상인 바이킹에 관련된 “바이킹 정원(Viking Garden)”이 있다. 이 정원에는 서기 793년과 1066년까지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중심으로 바이킹이 사용하였던 배와 함께 바이킹의 역사를 식물을 통하여 보여주고 있다. 바이킹이 컬럼부스가 신대륙에 도착하기 5세기 전에 이미 신대륙에 도착하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는 적지 않다. 그리고 바이킹은 프랑스 노르만디 지방을 점령하였고 이어서 영국까지 침공하였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바이킹은 지중해에도 진출하여, 특히 이탈리아 중부 지역과 시칠리아섬을 점령하였고 바이킹의 배는 오늘날의 이스라엘에도 도착하였다. 시칠리아에서 가장 큰 도시인 팔레르모에는 당시 바이킹이 지은 건물들이 여러 채 남아있고 이스라엘 해안에는 바이킹의 이스라엘 도착 기념비가 있다. 이 바이킹들이 주로 먹었던 야생배추(Brassicaceae Brassica oleracea), 무(Brassicaceae Brassica rapa), 완두콩(Fabaceae Pisum sativum) 그리고 복숭아(Rosaceae Prunus persica) 등의 채소와 과일이 이 정원에 심어져 있다. 노르웨이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하여, 1천여년 이전에 유럽과 세계를 주름잡던 조상들이 먹었던 식물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 까 궁금하다. 세계 각국의 식물원을 방문하다 보면 “아! 이 식물원은 하루 이틀 가지고는 안 되고 며칠은 둘러봐야 하는 곳이구나 !” 하는 생각이 나는 곳들이 있다. 영국 런던의 큐 식물원, 독일의 베를린 식물원, 이탈리아의 파도바 식물원, 핀란드의 헬싱키 식물원, 스웨덴의 예테보리 식물원, 인도네시아의 보골 식물원, 남아프리카의 캐입타운 식물원, 일본의 도쿄 식물원, 쿠바의 하바나 식물원 등이 그런 곳들인데 오슬로 식물원도 이들 가운데 한 곳으로서 필자가 깊은 인상을 받은 곳이다.  

글·사진 권주혁  
용산고등학교 졸업(22회), 서울 대학교 농과대학 임산가공학과 졸업, 파푸아뉴기니 불로로(Bulolo) 열대삼림대학 수료, 대영제국훈장(OBE) 수훈. 목재전문기업(이건산업)에서 34년 근무기간중(사장 퇴직) 25년 이상을 해외(남태평양, 남아메리카) 근무, 퇴직후 18개월 배낭여행 60개국 포함, 132개국 방문, 강원대학교 산림환경대학 초빙교수(3년), 전 동원산업 상임고문, 현재 남태평양 연구소장, 전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외래교수. 국제 정치학 박사, 저서 <권주혁의 실용 수입목재 가이드>, <세계의 목재자원을 찾아서 30년> 등 17권. 유튜브 채널 '권박사 지구촌TV'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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