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나무(Money tree)를 보며
돈나무(Money tree)를 보며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0.08.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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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꽃이 있는 창 27 - 글·사진 서진석 박사

돈나무(Money tree)를 보며

내 아기가 그랬다
다섯 손가락을 움켜 쥐었다 폈다

강보에 싸인 아기는 엄마 젖을 빨면서도
엄마를 세상인듯 바라보면서도
다섯 손가락 주먹을 쥐었다 폈다 했다

그 애기 커서도 
애기 아빠가 되어서도 
손바닥 넓적이 펼쳐 들고 

하늘을 바라보면서
청천하늘에 날벼락이라도 좋으니
와락 쏟아지는 노다지 꿈을 꾸고는 했다


돈나무(Money tree)
여태껏 꽃가게나 여느 집을 스치면서도 저 식물이 돈나무란 걸 몰랐다. 무심히 지나치면 참으로 볼 것을 못 보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하늘보다 땅을 보기 좋은 이 계절엔 분명 봄의 특산물인 푸성귀, 야생화, 키 작은 떨기나무 등 나직히 볼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분명 하느님이 주신 축복이다. 이 축복을 부여받은 집안과 건물 현관에서 심심찮게 만날 수 있는 관상수가 있으니 돈나무와 행운목이다. 돈나무를 보고 그 이름도 ‘Money tree’임을 알면서 그 나무를 보는 시각이 다름을 느끼곤 한다. 돈에 애착을 느끼듯 아내가 언제부터인지 집안에 들인 돈나무의 푸르고 시듦에 나도 신경이 쓰인다. 마치 저 나무의 운명이 다 하면 금전(金錢) 운(運)도 다하는 것처럼...   

이곳 Metro(식품 등을 파는 Mart)의 꽃 코너, 회사건물 현관 또는 세탁소를 지나며 돈나무를 본다. 통상적으로 대여섯 닢을 달고 분재가 어울리기라도 하는 듯이  계집애의 땋은 갈래머리 마냥 줄기를 꼬인 모양으로 자라게 한 걸 심심찮게 본다. 

돈나무를 들인 세탁소 앞을 지나치면서 안주인의 표정이 밝았으면 좋겠다고 생뚱맞은 생각을 해 보았다. 이국의 삶이 쉽지 않겠지만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고 웃는 자에게 복이 들어온다고 하지 않는가! 꼼꼼히 세탁물에 신경을 쓰느라 그런 거겠지 해본다. 그래도 들어오는 입구에 잘 자란 돈나무 화분을 놓아두고 있음은 분명 수복(壽福)을 바라는 염원에서이리라. 기원하는 삶 그 자체로 큰 축복일 것이다.

글·사진 서진석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관 정년퇴직 현재 캐나다 거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