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족 세 지붕 집, 6인3색 동호인 주택
세 가족 세 지붕 집, 6인3색 동호인 주택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0.07.22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퇴직 후 삶에 진지함을 한 숟가락 보태고, 남 아닌 남이지만 같이 살아도 속편한 세 가족이 작당을 했다. 

그 흔한 집짓기 공부도 충실하지 않았던 새 가족은 뭘 믿고 집짓기를 시작했는지 궁금했을 정도로 시작은 막연하기만 했다. 

이 집의 집짓기 개념은 동호인 주택인데, 서로 다른 동네에 한참을 살았던 사람끼리 가깝게 지내기에는 매칭 되는 부분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누군가는 고생할 일이 역력히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가족 구성원 거의 비슷하다는 것과 대학시절 편하게 지내던 선후배 정도라는 것이 전부였다.

집에 다 지어질 때까지 고된 에피소드가 많았고, 이런 저런 일들은 새 가족만이 가지는 유일할 장점인 순수성이 마지막까지 엇나가지 않고 마무리 지을 수 있게 했다. 

집짓기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없었다면 무슨 일이 금세라도 날 것 같은 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다. 

2017년부터 설계하고 2019년 초에 겨우 마무리가 되었으니 처음부터 알았으면 누가 집을 선듯 짓기 시작했겠는가? 기나긴 세월동안 버텨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다.

2020년 6월27일은 설계 이후 처음으로 세 가족을 평화롭게 한 번에 사전 약속이라도 한 듯이 만난 날이다. 근처 지나가는 길에 연락했는데 찾아뵐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대지는 단지의 오른쪽 끝에 있고 개발된 땅의 뒤쪽으로 기존의 능선이 펼쳐진 곳이다. 서쪽 동쪽으로 긴 땅이고 서쪽 끝에 도로가 연결돼 있어서 대지의 안쪽은 들여다보기 쉽지 않다. 

첫 번째 집은 도로에서 접근성이 가장 좋은 위치에 지어진 집인데 주차장과 직면하고 있어서 불편함이 다소 있을 법했다. 대신에 건물 뒤편으로 뒷산과 시각적으로 연결된 후정이 있어서 유용하게 뒷마당을 사용할 수 있다. 

대부분 남향으로 큰 대청마루 창을 내고 햇볕을 받고 싶어 하지만 정작 문 앞에는 주차장이 있고 도로를 마주하고 있어서 불가피하게 북쪽으로 큰 창을 내고 후정을 내다보는 일층 전망창을 만들었다. 

들어가면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3집에 유일하게 작지만 쓸만한 다락이 있다. 조카들이 와서 자주 이용한다니 괜찮은 공간이 된 것이다. 대신 2층 전망 발코니는 남측을 보고 있고 맑은 하늘을 속 시원하게 볼 수 있다. 동네 끝에 있는 집이라 차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 아니라서 차 소리가 귀찮게 하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 ‘김동희 건축가의 스타일’로 지어진 집이라고 만족하면서 남다른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큰 거실 공간, 거실을 내려다보는 다락….

두 번째 집은 가로로 긴 대지에서 정 중앙에 있는 집이다. 새 가구의 집이 서로 붙어 있기 때문에 정 중앙에 있다는 것이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앞마당을 당당하게 자기중심에 두고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다소 높은 일층 천정고와 2층에서 별도로 나갈 수 있는 발코니, 발코니는 뒷산에 접한 대지에 유용하게 사용되는 전망 덱의 기능을 가진다. 중간에 끼여서 다소 불편한 점이 있겠지만 안정적이다. 

거실에 평상마루에 앉아서 마당을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은 한옥의 대청마루에 앉은 느낌이다. 친구들이 방문하고 평상에 대한 좋은 느낌을 소회할 때 자신의 집 주인으로써 만족감이 배가 되었다는 우스갯소리로 집의 사후 평가를 대신 했다.

세 번째 집은 도로에서 가장 안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더 안쪽으로 낮은 산세로 옹벽이 바치고 있는 곳이라 열린 전경이 일품인 곳이다. 안쪽에 있으니 들어갈 때 본의 아니게 남의 마당을 들어가듯이 지나간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2층 안방에서 높은 걸상 책상에 걸터앉아서 가로로 긴 창문을 통해 파노라마전경을 본다는 것은 남다른 행복일 것이다. 

파노라마 전경을 포기 못하고 일층은 두 집에 비해서 낮은 천정이며 좁은 느낌이 있지만 아기자기한 자신만을 색을 강조한 디스플레이가 돋보인다. 빨강색과 초록색을 주조색으로 사용해서 인공과 자연의 느낌을 잘 조화롭게 매칭 시킨 것이 맛깔스런 인테리어를 맛보는 것 같아서 좋았다. 

액자에 담긴 그림들도 주조색을 고려했다면 다들 믿겠는가? 2층 안방과 연계된 뒷산으로 열린 발코니는 제대로 된 경치를 보는 전망대 구실을 하는데 작은 공간이 하나같이 태어날 때부터 만들어질 것을 예견이라도 하듯이 안성맞춤이고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다. 

이사 온 이래 집 방문자 중 유일하게 빨강과 초록 주조색이 의도된 인테리어라고 알아봐준 사람이라고 한다. 그래도 그 집을 설계한 사람으로서 집 주인의 마음을 읽었으니 다행이라 생각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왔다. 

2인 가족이 3가구이니 6인 3색이 된 셈이고 드디어 완성된 것이다.

1억에 집짓기라도 해야 할 세 가구의 집이 한데 모여 있는데 비용과 건물의 참모습은 비례하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 집이다.

집의 퀄리티는 집주인이 만든다는 생각을 평소에 하고 있었는데 양주 가납리 주택만한 비유될 만한 집이 앞으로도 거의 없을 것이다. 

주인의 마음씨만큼 아름답게 집을 유지하고 있어서 마음이 편안했고 결혼한 새색시가 친정 온 느낌이 이런 느낌은 아닐까? 하는 집에 대한 단상을 만들어준 집이다. 

왜 집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되묻고 있다. 

집이라는 생각을 하면 그 오래된 골동품 같은 기억들이 스멀스멀 되살아난다. 그것이 집이다. 그곳이 내가 쉴 곳이다. 

나의 마지막을 빛낼 집은 상자 같은 아파트공간이 아니다. 

소박하지만 나의 손때가 묻어 있고 자신만의 느낌이 있는 공간이 있는 집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실천하는 그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또 각각의 집에 손볼 곳이 몇 군데 있는데 집은 고쳐서 사는 것이라는 생각을 잊지 않으면 꾸준히 지원사격을 할 예정이다.  

글 = 김동희 건축가 / 정리 = 서범석 기자

건축개요
대지위치▷양주시 광적면 가납리
대지면적▷603.00㎡
지역지구▷자연녹지지역, 자연취락지구
지    목▷임야
건축면적▷123.04㎡
연 면 적▷261.88㎡
건 폐 율▷20.405%
용 적 률▷43.430%
최고높이▷7.54m
층    수▷지상 2층
건축구조▷경골목구조
동    수▷3동
주차대수▷3대
주요마감재료▷외벽_스타코플렉스, 투명복층유리
지붕_아스팔트 슁글
설    계▷건축사사무소 KDDH 김동희

 

김동희 | KDDH건축사사무소
2016년 서울공공건축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목구조품질인증위원과 강남구청, 관악구청 심의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콘크리트 공법뿐만 아니라 경골목구조, 중목구조를 지속해서 연구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행촌공터3호점, 주향재, 익산 티하우스, 바바렐라하우스, 레인보우하우스, 제주 투피쉬하우스, 제주 달콤금복집, 무주 다다펜션, 노일강펜션, 홍천 다나치과 등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