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식물원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식물원
  • 김오윤 기자
  • 승인 2020.07.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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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식물원이 열어주는 세계의 지리와 역사 (73) - 권주혁 박사
자그레브 식물원 전경.

발칸 반도의 서북부, 아드리아해(海) 연안에 위치한 크로아티아는 면적이 크지는 않지만 국토 전역이 아름다운 나라이다. 우리에게 중세도시의 모습을 아직도 보존하고 있는 도시로서 잘 알려진 관광지인 두브로브니크도 크로아티아 남부의 달마티아 해안에 위치하고 있다.

옛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의 일원이었던 크로아티아는 유고슬라비아의 독재자 티토가 사망한 뒤 유고 연방이 여러 나라로 갈라지면서 1991년에 독립하였다. 흔히들 발칸 반도를 “세계의 화약고”라고 부르지만 막상 와보면 너무 아름다운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독립 이후 심한 내전의 고통을 겪었지만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Zagreb)는 언제 그런 싸움이 있었는가 싶을 정도로 작지만 아름다운 도시이다. 시내 중심에는 “토미슬라브 국왕의 광장(King Tomislav Square)”이 있는데 공원을 겸하고 있는 이 넓은 광장의 한 가운데에는 10세기에 크로아티아의 첫 국왕이 되어 나라를 통일한 토미슬라브의 거대한 기마상과 기념비가 있다.

자그레브 식물원은 이 광장에 서 바로 가까운 곳에 있다.

레드 파빌리온 안에서 열린 식물학 세미나가 끝나고 환담하는 참석자들.

자그레브 식물원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식물원이다. 자연과학의 연구소인 유럽의 식물원답게 이 식물원은 설립할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자그레브 대학에 소속되어 있다. 1889년에 자그레브 대학의 식물학자 헤인즈(Antun Heinz)교수가 이곳에 식물원을 설립하고 2년 뒤인 1891년부터 일반에 공개를 시작하였다.

식물원의 면적은 만5천평이고 크로아티아를 비롯하여 전세계 약 1만종의 식물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식물원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영국식이나 장미 정원을 포함한 화초(花草) 지역은 프랑스식이다. 즉, 전형적인 영국식과 전형적인 프랑스식을 조화롭게 섞어서 만든 식물원이다. 크지 않은 면적이지만 식물원 안에는 전나무 등 침엽수와 활엽수를 식재해 놓은 수목원도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멸종위기에 놓인 크로아티아의 꽃, 관목, 수목과 지중해 식물, 고산지대 식물, 늪지대 식물, 약용식물 등이 식물원을 차지하고 있다. 열대와 사막지역의 식물인 야자수, 선인장 등은 온실안에서 볼 수 있다. 크로아티아를 대표하여 크로아티아의 화폐(동전)에도 등장하는 데게니아(학명: Brassicaceae Degenia velebitica)는 이 나라 국민이 사랑하고 자랑하는 작은 노란색 꽃인데 물론 이 식물원 안에서 볼 수 있다. 크로아티아의 산지(山地)에서 볼 수 있는 이 꽃은 1917년에 데겐(Arpad Degen) 박사가 처음 발견하여 속명(屬名)이 그의 이름에서 나왔다. 이 꽃은 5~6월에 만개하므로 이 때는 식물원에서 이 꽃을 방문객들에게 염가에 판매하기도 한다.

식물원 입구에 있는 레드 파빌리온 건물.

식물원 정문을 들어가면 붉은 색의 전형적인 슬라브식 목조 건축물이 방문객의 눈길을 끈다.

Red Pavilion이라고 부르는 이 건물은 아름답고 품위가 있는 슬라브 여인을 보는 느낌이다. 이 건물에서는 식물에 관한 전시회와 교육 세미나가 수시로 열린다.

필자가 방문한 날에도 식물학 세미나가 열려 식물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이 참가하였다.

자그레브 식물원은 겨울에는 폐쇄하고 3월부터 11월까지만 일반에 개방한다. 입장료는 무료이다. 이런 훌륭한 식물원을 무료로 둘러 볼 수 있다니... 여행중에 만나는 크나큰 즐거움 가운데 하나이다.


권주혁
용산고등학교 졸업(22회), 서울 대학교 농과대학 임산가공학과 졸업, 파푸아뉴기니 불로로(Bulolo) 열대삼림대학 수료, 대영제국훈장(OBE) 수훈. 목재전문기업(이건산업)에서 34년 근무기간중(사장 퇴직) 25년 이상을 해외(남태평양, 남아메리카) 근무, 퇴직후 18개월 배낭여행 60개국 포함, 132개국 방문, 강원대학교 산림환경대학 초빙교수(3년), 전 동원산업 상임고문, 현재 남태평양 연구소장, 전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외래교수. 국제 정치학 박사, 저서 <권주혁의 실용 수입목재 가이드>, <세계의 목재자원을 찾아서 30년> 등 17권. 유튜브 채널 '권박사 지구촌TV'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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