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받은 1%를 위한 우드슬랩 전시장 ‘나무로 서울’
선택받은 1%를 위한 우드슬랩 전시장 ‘나무로 서울’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0.07.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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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영림목재 이승환 전무
영림목재 이승환 전무.

‘우리나라 특수목의 역사’ 영림목재의 우드슬랩 전문 브랜드 ‘나무로 우드슬랩’이 최근 서울 논현동에 ‘나무로 서울’을 오픈했다. 한국적인 디자인 가구의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총괄 책임자 이승환 전무를 만나보았다. <편집자 주>

 

‘포화상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드슬랩 전문점이 넘쳐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무로 서울’에서 우드슬랩을 구입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같은 우드슬랩 같아 보이지만 원자재부터 다른 제품이다. 내가 알기로는 전 세계 산지에서도 쉽게 찾기 힘든 특이하고 장대한 원목들을 수집해서 제재부터 건조, 가공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하는 곳은 우리나라에서 우리밖에 없다. 우드슬랩 시장이 포화상태인 지금이야 말로 난립된 공급업체들의 옥석을 가리는 소비자들의 안목이 중요한 시기다.

 

1억2000만원짜리 우드슬랩이 눈에 띈다.
아프리카 카메룬산 부빙가다. 부빙가는 아프리카 중에서도 카메룬산을 제일 알아주는데, 이제는 거래금지 품목이어서 더 이상 구하기도 힘든 수종이 됐다. 이 제품은 부빙가 우드슬랩 중에서도 희귀한 제품이다. 색깔과 무늬가 유독 화려하고, 특히 변재부분이 자연스럽게 많이 남아 있는 게 특징이다. 또 크기가 매우 큰 것도 가격 책정에 한 몫을 했다. 부빙가는 호텔이나 갤러리 등에서 인기가 높은 수종인데, 최근에는 나오는 양이 거의 없어서 수집을 목적으로 매입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종이 또 있나.
야쿠스기와 가링도 흔히 볼 수 없는 수종이다. 야쿠스기는 일본 야쿠시마 지역에서 자라는 스기를 말한다. 이 지역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 원령공주의 무대가 된 지역으로 더 알려져 있다. 야쿠스기는 보통의 다른 스기와 달리 나이테가 굉장히 촘촘하고 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이 지역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서 지금은 일체의 벌목이 금지된 상황이다. 태풍에 의해서 나무가 쓰러지거나, 오래 전 쓰러져서 땅 속에 묻혀 있던 나무가 발견되거나 해야 생산할 수 있는 수종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우드슬랩 갤러리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야쿠스기다.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비싸다.

 

나무신문에도 야쿠스기 테이블이 하나 있는데, 그렇게 귀한 나무인지 몰랐다.
탁월한 선택이다. 잘 보관해 둬라. 가격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웃음)

 

가링은 어떤 제품인가.
가링은 ‘일반 가링’과 ‘화려한 가링’으로 나뉜다. 말이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 제재를 해보면 유독 무늬가 화려한 것들이 나오기 때문에 생긴 구분이다. 우리가 판매하고 있는 가링은 이 화려한 가링 중에서도 무늬가 더욱 더 화려한 것들만 고른 것이다. 나무로 서울에서 전시하고 있는 가링은 1% 안에 들어가는 제품이다.

 

영림목재 나무로 우드스랩은 우리나라 우드슬랩 시장의 초창기 멤버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일찍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에 비해 이름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2010년부터 시작했다. 지난 10년 동안은 희귀하고 좋은 제품들을 모으는 시기였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우드슬랩은 완제품 기준으로 5000장 정도 된다. 그 중에서 좋은 것들만 선별해서 나무로 서울에 올라온 것이 90장이다. 전체의 2% 안에 드는 선택된 제품들이다.

 

나무로 우드슬랩에서 가장 많은 수종은 무엇인가.
영림목재가 특수목과 함께 성장한 회사다 보니 아무래도 월넛(호두나무)에 가장 큰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북미산 월넛에 대해서는 원목부터 가구제작에 이르기까지 많은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지에서 직접 검수한 원목을 제재와 건조를 거쳐서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건조는 자연건조 1년과 저온 인공건조 1달, 창고에서 양생 1년 등을 거친다. 

나무로 서울엔 ‘나무로 가구’도 전시돼 있다. 어떤 것인가.
우드슬랩을 이용한 디자인 가구다. 디자인 가구 전문 라운드어바웃과의 협업으로 개발, 생산하고 있다. 북유럽 스타일의 깔끔한 디자인에 우드슬랩을 접목해서 침대를 비롯한 콘솔, 거실장, 서랍장, 화장대, 티테이블, 협탁 등 생활가구를 만들고 있다.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매출이 많이 올라가고 있다.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달다.
나무로 서울 오픈으로 중요한 거점 하나가 마련된 셈이다. 이를 기반으로 우드슬랩을 기본으로 한 가구 개발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적인 디자인이 가미된 제품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