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菩提樹)를 보며
보리수(菩提樹)를 보며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0.05.2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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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꽃이 있는 창22 - 글 ·사진 서진석 박사

보리수(菩提樹)*를 보며

교회 앞 마당
보리수 한 그루 서있다

빛 좋은 주일날 
기도, 찬송 끝나면
그 밑에 선다

지금쯤 오세암
보리수 밑 동자승 
나처럼 서서 
저 나무를 바라볼까

부처님 오시는 날 
히어리같은 노란 꽃등 지었는데

이제 말없이 백팔 번뇌 염주알 
수도 없이 매달았네

아멘~하고 
올려다보면
나무아미타불~하고 
내려다 보는

사랑이나
자비나
매 한 가지라고
소이부답(笑而不答)하는
염주알 나무 한 그루

서진석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관 정년퇴직 현재 캐나다 거주 중
서진석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관 정년퇴직
현재 캐나다 거주 중

보리수 
인도의 붓다가 구도(求道)하던 시절 보리수 밑에서 깨달음을 얻었다는 보리수(菩提樹)는 우리가 독일 슈베르트 가곡 ‘겨울 나그네’에 나오는 보리수(Linden Baum)와는 계통이 다른 나무로 알려져 있다. 아카시아와 아까시나무가 다르듯이 그렇게 혼돈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어쩌랴? 늘 입버릇처럼 뇌어오고 머리에 인이 박히면 그대로 사용하고 통용되는 것이 인간사 아니겠는가. 다만 학문을 하는 사람, 적어도 전공을 한 사람이라면 정확하게 구분하여 사용함으로써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할 터이다. 

이 나무는 늦봄에 연한 베이지색 노란 톤의 향기를 곁들인 꽃을 달고, 열매는 일엽편주 돛을 단 염주알처럼 생겼다. 내가 다니는 교회에도 이 나무가 서 있다. 염불이나 기도나 한 가지... 송광사 불일암의 법정스님과 김수환 추기경도 교통하며 지내셨다지 않는가. 콩알만 하고 동그란 씨앗이 떨어져 깔리면 금새 눈이라도 내린 것 같은 포근한 분위기를 주어 수수하고도 정감이 간다. 특히 이 곳 자주 가는 세미트리에는 내부 길 양쪽에 도열해 있어 그 의미를 생각함에 숙연함이 더해 진다.


※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에 나오는 보리수(Linden baum)는 피나무속(Tilia)으로 되어 있다. 그 학명은 Littleleaf Linden(Tilia cordat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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