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의 콩나무가 바로 너렸다!
잭의 콩나무가 바로 너렸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0.04.1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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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꽃이 있는 창 21 - 글·사진 ; 서진석 박사

잭의 콩나무가 바로 너렸다!

네게 묻노니, 
무슨 미련이 있어
작년 콩 꼬투리를 
떨구어 내지 못하고 있느냐?

 

찬서리, 눈보라 지나
봄 아지랑이가 와도
잎 안 피우는 느림보,

 

늦으막히 봄,여름 사이
동그마하니 갸름뵤족한 잎 피워내어
꽃점 박은 하얀 꽃 피우네

 

아직도 새로 돋은 새끼 꼬투리 곁
작년 줄사다리 매달고 있음은
영락없는 잭의 염원(念願)
어미 위해 하늘 황금 가지러
하늘 닿는 줄사다리가 아니련가!

 

거인 잠든 틈 
널 타고 하늘 올라
황금 가지고 내려와
그리 붙여진 이름 아닐까?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잤더니
개오동 심은 뜻은 
하늘 황금 바란 건가!


미국 개오동나무(Northern Catalpa)
고국 산야에 흔한 꽃, 나무처럼 이 곳에서 흔하게 보게 되는 식물은 영명(英名)과 함께 붙여지는 한글 이름을 찾게 된다. 그 나무 형태를 따라 ‘Weeping’, ‘Dwarf’, ‘Umbrella’ 등이 영명 앞에 붙여지곤 하는데, 나라이름 ‘미국’이 붙은 식물-미국 미역취, 미국 개오동 나무를 대한다. 원산지라서 그네들 토종이라서 붙었거니 해 본다.  심심찮게 마주치는 나무에 ‘Northern Catalpa’가 있다. 콩과 식물도 아닌데 큰 콩나무처럼 길쭉하게 늘어뜨린 콩 꼬투리를 본다. 어찌 보면 날씬한 완두콩이 나무에 달린 것 같기도 하고, 마치 하늘에서 늘어뜨린 주렴을 보는 듯 하다. 중국에선 이 나무를 황금수라고 부른단다. 꽃, 이파리, 줄기, 어느 데를 보아도 황금의 징표는 없는데 졸시의 ‘잭의 콩나무’ 연상(聯想)이 그 신빙성을 얻을런지...

서진석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관 정년퇴직 현재 캐나다 거주 중
서진석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관
정년퇴직 현재 캐나다 거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