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즐거움이 있는 집, 소소유
소소한 즐거움이 있는 집, 소소유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0.03.3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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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체육관이 있는 용인 기흥 단독주택

공무원 아내와 교직원 남편 건축주는 살고 있던 집이 도시계획도로에 포함된 차에 오랜 세월 꿈꿔왔던 전원생활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무엇보다 세 딸들과 함께 많은 일들을 공유할 수 있는 집을 원했다. 이를테면 세 딸들과 함께 농구를 할 수 있는 실.내.체.육.관. 같은 것이었다.

3면이 경사진 도로에 접해있는 블럭의 끝집 
기흥 서천동 택지지구에 남아있던 거의 마지막 땅을 구할 수 있는 것은 행운이었다. 이 택지지구는 한 주택회사가 개발해 설계시공을 전담하다시피 했던 곳이다. 아내의 직장이 있는 성남과도 가깝고 남편 직장까지는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다. 특히 주변에 공원과 이어지는 낮은 언덕 같은 산이 있는 점도 선택에 한몫했다. 건축주는 이 단지에서 개성 있는 집을 짓고 싶다고 말했다.

대지는 여느 택지지구처럼 65평 남짓 되는 규모다. 블럭의 끝집이라 3면이 경사진 도로에 접해있다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곳이 정해져 있어서 주차장 위치가 자동으로 결정되는 땅이라는 의미다.

또 경사지 도로를 따라 한쪽으로 낮은 언덕 숲이 펼쳐져 있다. 멀리 도시풍경과 단지 내 도로가 숲길을 따라 펼쳐진 것도 한눈에 들어온다. 다만 남쪽 숲만을 바라보면 풍광이 멀리 펼쳐지는 것을 볼 수 없다. 좋은 향과 숲, 도시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했다. 

모든 풍광을 잡아낸 매스의 절묘한 비틀어짐
건축주의 특별한 요구인 실내체육관이 층고가 높아서 건폐율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는데, 덕분에 집의 거의 모든 부분이 전면배치됨으로써 홑집처럼 모두 좋은 향을 지니게 되는 뜻밖의 성과가 있었다.

또 북측 대지에 지어진 단지의 기존 주택이 인공지반을 높게 조성하고 그 위에 다시 3층을 올린터라 위압적인 느낌을 주었다. 해결책으로 그 집을 뒤돌아 앉는 형국으로 집을 앉혔다. 

아울러 각 층의 매스를 살짝 비틀어 숲을 정면으로 바라보거나, 길을 비스듬히 바라보게 하는 등 실내에서 보이는 풍경이 다양하도록 배려했다. 이와 같은 매스의 비틀어짐이 집의 외관에서도 가장 두드러져 ‘단지에서 개성 있는 집을 짓고 싶다’는 건축주의 바람이 이뤄졌다.

시공자의 시련은 상상 이상의 결과물을 만든다
아무래도 매스가 비틀어짐에 따라 구조해석이 조심스러웠다. 또 바닥면 일부가 외기에 노출됨에 따라 하부단열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더욱이 겨울에 진행된 공사이다 보니 가림막을 지붕까지 설치하고 고체연료를 사용해 인위적으로 양생을 돕는 등 시공에도 특별이 신경을 썼다. 결과는 ‘튼튼한 구조체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시공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시련(?)은 2층까지 올렸을 때 발생했다. 설계 초기 상상 속에서는 좋을 거라 생각했지만 지구단위계획 때문에 포기했던 루프탑테라스를 시공 도중에 다시 법테두리 안에서 변형하여 만들기로 결정한 것이다. 공사를 멈추고 설계변경을 거친 후 지붕을 잘라내 테라스를 다시 만드는 작업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결과물은 상상 이상이었다.

수렁에 빠진 인테리어 디자인 구해낸 현장의 기지
1층은 거실과 주방, 이어지는 실내체육관 등으로 공용공간이 배치됐다. 1층의 꽤 넓은 면적을 실내체육관으로 할당한 터라 다섯 식구가 사용하는 거실로는 조금 좁은 감이 없지 않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꺾어진 매스를 활용해 자연스럽게 거실과 주방이 분리된 듯 하나인 듯 연결했다. 또 중앙에 계단실과 실내체육관으로 나가는 통로를 마련해 홀 역할을 하게 했다. 아울러 1층 바닥재를 다른 층과 다르게 백색계열의 코르크마루를 사용해서 보행감과 넓은 공간감을 얻었다.

2층 홀에서는 체육관을 내려다볼 수 있는 작은 실내 발코니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어느 층에서나 체육관과 공간적으로 소통하게 함으로써 뒤쪽으로 배치된 이 공간이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했다.

15㎜의 얇은 수직난간으로 양쪽이 막힌 계단실의 답답함을 상쇄하려 했는데, 난간이 흔들리는 단점이 있었다. 현장에서 측면으로 평판부재를 덧대어 용접해 기능적인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디자인을 해치지 않는 기지를 발휘해 주었다. 

숲과 어우러진 루프탑테라스와 아늑한 유실수 마당
지붕 속 숨은 테라스는 전체적인 박공 실루엣을 해치지 않도록 지붕을 파내는 형식으로 만들었다. 지붕 끝 작은 매스에 비밀 다락방을 만들어 아이들의 놀이터가 됐다. 지붕 너머 멀리 보이는 도시 풍경과, 지붕이 갈라진 틈 사이로 보이는 숲의 근경이 어우러져 근사한 루프탑테라스가 됐다. 

정원수는 ‘집주인의 농부정신’으로 꽃나무보다는 유실수를 위주로 식재했다. 또 경사진 도로의 아래 쪽으로는 보행자 시선으로부터 마당이 자유롭기 때문에 숲과 단지도로를 향해 투시형 담장으로 마감했다. 도로가 올라와 마당과 연결되는 부분에서는 외벽과 같은 재료를 사용해 프라이버시가 보호되는 아늑한 마당을 만들었다. 

1층 데크는 비틀어진 매스의 선을 따라 삼각으로 구성했는데, 마당과 단차를 두어 마당에서 걸터앉기 좋은 높이로 만들었다. 현관 앞 포치 역시 비틀어진 매스와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한편 비틀린 매스를 더 잘 보여주게 하기 위해 3층으로 지어진 탓에 조금 껑충해 보이는 감이 없지 않았다. 이 높이감을 상쇄하고 하부층이 쉽게 오염되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1층은 붉은 벽돌로 2층과 3층은 스타코로 마감했다. 담장은 1층에 사용된 재료를 반복해 전체적으로 통일감을 주었다. 

실내체육관은 외부에서 직접 출입할 수 있는 출입문을 만들어 동네 사람들과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지금은 집주인의 동네 주민에 대한 나눔 실천, 앞으로는 언젠가 ‘카페 사장’을 꿈꿀 수도 있는 딸들을 위한 복층 까페를 묻어둔 큰그림이다. 한편 전기차 사용자인 건축주를 고려해 주차장에 충전시설과 보호장치도 미리 설치했다.

소소유에 대한 소소한 유래 ‘리명유’
이 집의 이름 소소유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는 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세 딸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왔다. 원래는 딸사랑이 지극한 아빠가 딸들의 끝 글자를 하나씩 따와 ‘리명유’라고 지어왔는데, 여기에 새로운 뜻을 보탰다. 짓고 보니 이 집의 라이프스타일과 잘 맞아 떨어지는 이름이 됐다.

건축개요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
대지면적 : 216.20㎡
지역지구 : 도시지역, 제2종전용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도로현황 : 북측, 동측, 남측 6m 도로 접함
건축면적 : 95.18㎡(건폐율 44.02%)
연면적 : 179.57㎡(용적율 83.06%)
층별면적 : 1층 87.54㎡, 2층 56.39㎡, 3층 35.64㎡
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최고높이 : 12.40m
주차대수 : 1대
정화조: 시오수관에 연결
지붕재 : 칼라강판
외벽마감 : 스타코플렉스, 파벽돌, 칼라강판, 루나우드
데크재 : 활엽수 목재(방킬라이)
창호 : 이건 PVC시스템창호
현관문 : 단열 철재문
실내문 : 기성 실내문
내장재 : 한샘마루, 코르크마루, LG하우시스벽지, 타일, YKKAP도어
위생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일신스파, 대림바스
시공 : (주)시스홈종합건설
사진 : 박영채

1층 평면도.
2층 평면도.
3층 평면도.
지붕 평면도
 입면도
입면도
입면도
입면도
단면도
단면도
단면도
단면도
단면도

 


설계자 소개

김주원 ㈜하우스스타일 건축사사무소 대표건축가
연세대 주거환경학과를 졸업한 후 홍익대 대학원에서 실내건축학을 전공하고 연세대 대학원 건축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중앙디자인 연구소 생활을 거쳤으며, 1998년 디자인사무소를 열었다. 2002년 MBC TV 프로그램 ‘신동엽의 러브하우스’의 건축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졌다. 주거 공간 이외에도 주택공사 전남지사의 오피스 및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천호점의 명품관 및 슈퍼마켓을 디자인했다. 한국실내건축가협회에서 주는 신인상과 협회상을 수상했다. 2012년부터는 24명의 건축가와 함께 올바른 삶의 방식을 지원하는 ‘유쾌한 집짓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재 (주)하우스스타일 건축사사무소의 대표건축가로 재직하고 있다. 2014년 11월 건축가가 제안하는 소형주택 표준설계안 ‘리빙큐브’를 브랜딩해 더 많은 사람이 더 손쉽게 디자인주택을 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사람의 삶을 이해하고 그 삶과 함께하는 따뜻한 주거 공간 만들기에 관심을 쏟고 있으며 삼성, 한샘, 대림INS 등 기업들과 함께 미래주거에 대한 연구용역을 수행하기도 했다. 대표작으로 기찻길옆 9평집, 산.들.바람집, 동고동락, 토방집, 마루집, 사합집, 깨알공장, 소소유 등이 있다.《30평대 아파트 확 바꾸는 법(3인공저, 웅진리빙하우스, 2006)》,《과학으로 가득한 우리집(원교재사, 2015)》등을 펴냈다.

시공자 소개

건축명장 이국식 (주)시스홈종합건설 대표
시스홈종합건설은 상업용, 주거용 건축물, 단독주택 및 목구조물 등을 전문적으로 시공하는 기업이다.  각 전문 분야에서 오랜 기간 풍부한 경험과 시공 기술을 쌓은 인재들로 구성돼 ‘도전과 열정, 시대 흐름의 부응’이라는 기치 아래 보다 나은 건축물을 보급하고 있다. 건축물의 우수한 성능과 친환경적인 건축물 개발을 위해 국내 대학 연구실 및 국가 연구기관과 밀접한 관계를 통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건축물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또 이국식 대표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6년 연속 한국건축가연합에서 수여하는 건축명장에 선정됐다. 이 대표는
서울대학교대학원에서 목구조물을 전공하고 국립산림과학원 자문위원, (사)한국목조건축협회 기술위원장 및 교육위원장, 전북대 겸임교수 등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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