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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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낙원 기자
  • 승인 2007.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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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업체들의 하소연
▲ 김낙원기자

취재를 다니다 보면 알게 모르게 내장재나 인테리어 업체들에 출입할 때가 많이 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투기바람은 하루이틀일이 아니지만 근 몇 년간은 부동산 광풍이라는 말에 걸맞을 정도로 전 국민이 부동산 투기바람에 몸을 내맡기고 살다시피 했다. 사람들이 가장 관심 있게 보는 뉴스도 부동산 정보고 자기 집이 얼마나 올랐는지, 어느 아파트를 사면 가격이 오른다던지 하는 것이 전 국민의 관심사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부동산 열풍이 인테리어 업체들을 벼랑으로 몰고 가고 있다.

옛날에는 집을 사면 10년 20년 살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들여 방문도 바꾸고, 창틀도 새것으로 교체하고 천정이나 벽, 바닥도 나뭇결이 살아있는 멋들어진 목재 내장재로 바꾸고 흐뭇해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집이 2년만 있으면 얼마가 오를 것이니 조금만 살고 팔아야지’하는 생각이 사람들 머릿속에 박혀있어 인테리어는 물론 집수리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인테리어업계의 이런 하소연은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집은 평생을 같이 사는 가족 같은 존재’에서 ‘투자하고 자꾸 바꿀 가치가 있는 재산’이라는 생각으로 넘어갔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이기에 집이라고 자산으로 인정하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아니, 그러기에 더욱 집은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그래서 일부 업체에서는 ‘집의 가치를 더 높여주는 인테리어’라는 슬로건을 걸고 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한다. 정부에서 부동산 바람을 잡겠다고 강하게 나서고 있다. 또한 많은 매체에서 집값거품이 곧 붕괴될 것 이라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인테리어 업계들은 이러한 호기를 기대하지 않고 어떠한 외부의 지원 없이 스스로 이 풍파를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를 바꿔가야 앞으로 혹 있을지 모르는 새로운 파도를 헤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