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등(燈) 아까시나무
노란 등(燈) 아까시나무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0.01.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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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꽃이 있는 창 15 - 글·사진 서진석 박사

 

[나무신문 서진석 박사]

노란 등(燈) 아까시나무

낮이 환하다
해도 안 난 날이라도
대낮이 환하구나
하늘, 땅 바라니
노란 등(燈) 화촉(火燭) 
무수히 달았다

그 등 아래 서면
나도 온 마음에
등 하나 둘 켠다

오늘도 못 잊는 노란 추억
사모(思慕)의 정(情) 
오래 켜 두었다

서진석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관 정년퇴직 현재 캐나다 거주 중
서진석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관 정년퇴직 현재 캐나다 거주 중

Sunburst locust tree~ 황금 아까시나무라고 이름 붙인 나무
내가 사는 이곳 가로수로 언뜻 보아서 우리나라 아카시아(아까시나무가 올바른  수종명임)와 많이 닮은 나무가 많이 심겨져 있다. 이파리도 마주나기로 큰 잎 줄기에 10쌍 넘게 붙었다. 봄에 가지 끝에서 노란 연두색 이파리가 올라온 모습도 보기 좋은데 가을이 다가오니 놀라울 정도로 샛노란 황금색으로 변한다. 그래서 나무에 붙은 이름표(tag)의 영어 명칭대로 검색을 해 본다. 한글 수종명은 보이지 않아 나름대로  이름을 붙여준다. 황금 아까시나무라고… 가을이 되면 황금이 깔린 것처럼 또 노란 등불을 켠 것처럼 화려한 색감을 준다. 마음까지 환해지는 느낌을 선사한다. 우리 아카시아는 껍질이 두껍고 거무스레한 갈색을 띄워 영명이 Black locust인데, 이 녀석은 Sunburst가 tree 앞에 붙어있다. 껍질이 붉으스레한 기운을 띤 것이 마치 갓 일광욕(日光浴)을 한 것 같다. 우리 아카시아 껍질보다도 사뭇 껍질이 얇다. 그래도 친근감을 주는 것은 줄기에 가시가 없다는 점이다. 마치 장미가 가시를 달고 있어서 가까이 하기에 먼 당신이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이런 걱정 없이 노란 단풍이 든 이파리를 풍요로운 황금 이미지로 마음껏 감상할 수 있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