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둥이 화살나무
바람둥이 화살나무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0.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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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꽃이 있는 창 13 - 글·사진 서진석 박사

[나무신문 서진석 박사]

바람둥이 화살나무

어라~ 큐피드의 화살이 여기도 있네
이 가을 못 다한 연정(戀情)의 화살촉
누굴 향하는 거니?

오늘도 바람둥이 큐피드
허공에 빨간 하트 화살
무수히 날리고 섰네

그예~ 프시케의 활화산 가슴
불이 붙었네   

그래~ 뭇 선남선녀(善男善女) 
영육(靈肉)간의 사랑은 
저렇게 불타오르면서 시작되는 거야

화살나무~Winged euonymus, Winged spindle tree
가을 단풍은 빨갛거나 노랗다. 녹색 잎을 이루던 엽록소가 쇠진하고 안토시아닌이나 카로티노이드 등의 색소를 머금는 성분이 잎에 내려 앉으며 나타나는 변화를 단풍(丹楓)이라면서 즐긴다. 나무로서는 살기 위한 몸부림인데 인간은 그것을 즐기고, 철학적인 사유를 하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으로 표현하거나 시를 짓는다. 그러면서  완상(玩賞)을 한다. 가을 들면서 집 앞, 정원, 파크에서 아주 새빨간 키 작은 나무(灌木)를 대하게 되는데 화살나무이다. 길쭉한 타원형을 닮은 새빨간 이파리가 눈길을 끌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면 쬐그만 열매가 잎 사이 숨어서 고개를 들고 있고, 화살 같은 가지들을 달았다. 영락없는 화살나무임을 확인하고 가슴에 손을 갖다대어 본다. 심장박동 소리가 쿵쿵 들리는 듯하다.

서진석 박사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관 정년퇴직 현재 캐나다 거주 중
서진석 박사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관 정년퇴직 현재 캐나다 거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