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하는 두 개의 공간축으로 교감하는 목조주택, ‘도이헌(禱爾軒) Prayer's House’
교차하는 두 개의 공간축으로 교감하는 목조주택, ‘도이헌(禱爾軒) Prayer's House’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0.01.0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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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준공부문 수상작 시리즈 4/11 - 최우수상
Ⓒ 이한울

교감하는 건축
[나무신문] 도이헌(禱爾軒)은 과정 전반에 있어서 건축가를 믿고 의지해준 의뢰인과 전면도로와 인접해 근린공원이 위치해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불리한 조건들로 시작했다. 특히 동서 방향으로 세장하게 꺾여 협소한 대상 부지가 주는 계획의 한계, 남측으로 인접한 기존 건축물에 대한 대응의 어려움, 오랜 기간 방치된 농경지로서 주변에 비해 현격히 레벨이 낮은 대지 현황은 계획 과정의 수고로움을 예고했다. 도이헌은 어쩌면 이러한 일련의 불리한 조건들을, 계획의 ‘단서’로 재해석하고 치환하는 과정의 결과물인지도 모르겠다.

먼저, 배경에 순응하고 변화에 유연하려 비워내는 일부터 시작한다. 근린공원 사이를 진입마당으로 비워두고 남측에 중정(中庭)을 계획하여 비워두었다. 중정과 내·외부공간 사이 복도를 따라 계획한 모호한 경계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한정되되 구애받지 않고, 내밀하되 유연하게 교감하고자 하는 자연변화에 대한 이 집의 태도이다.

좋은 건축은 스스로 읽혀지는 것, 부단한 교감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여긴다.

Ⓒ 이한울

건축개요

위 치  :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차탄리 769번지
대지면적  : 452m2
연면적  : 98m2
건축면적  : 123m2
규 모  : 지상 1층
주구조  : 경량목구조, 중목구조
준공일  : 2017. 6.
설계자  : 스튜디오 정미소 허길수, 박경현
시공자  : 케이에스 하우징 장길완
사진 : 이한울

Ⓒ 이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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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공간축
대지의 형상에 따라 서로 다른 두 개의 공간축을 설정하고 교차시켰다. 교차한 축은 공간을 분절시키고 나누고 통합하는 질서로서, 중목구조와 경량목구조을 혼용하여 구현되었다. 교차되어 설정된 축으로부터 벗어난 다락 공간은 이 집의 구조를 유추하는 데 있어서 단초 역할을 한다. 중목구조인 지붕 골조는 경골목구조 벽체인 내부 공간 구획의 질서로부터 자유롭다. 또 지붕선은 리듬감 있게 흐르는 대지의 장변축 방향을 따라 꺾여 있는데, 공간의 흐름에 따라 시선이 흐르고 그 흐름에 따라 창과 주변 경관을 연속되게 흐르게 함으로써 유연하면서 간결한 형태언어를 가지도록 구성하였다.

Ⓒ 이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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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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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와 덧창
내부 연결 복도에는 산란된 빛을 조절하고 필요에 따라 차폐할 수 있도록 외부 마감용 슬라이딩 덧창을 더했다.

전통적인 건축 재료인 벽돌, 나무와 같은 자연적인 재료의 특질(特質)들이 빛과 그림자, 비, 소리, 시간의 풍화 등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질료의 순수성’으로 드러나도록 구성하였다.    

자료 = 한국목조건축협회
정리 = 서범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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