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꽃밥
국화 꽃밥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9.11.29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무와 꽃이 있는 창10 - 글 ; 서진석 박사

[나무신문 서진석 박사]

국화 꽃밥

가을이 국화 꽃밥 지었다
시집 가기 전 국화꽃 옆에서
울던 누님
많이 먹으라고
고향머리 이젠 생각 마라고
울 어머니 눈물 
쌀밥 지어주었다

고봉 꽃밥 지었는데
왜 울 누님은 안 오시나

그 날 밤 나는 
꽃밥을 입에 물고
밤을 새었다

 

국화(菊花)
가을은 뭐니뭐니 해도 국화가 제격이다. 오죽하면 예부터 선비, 문필가의 벗인 사군자(四君子)가 매난국죽(梅蘭菊竹)이지 않은가.

특히 동양화에선 국화가 자주 등장한다. 그만큼 생활의 저변에서 친근하게 대할 수 있었던데 연유한 것이리라. 고향 감천 방천둑에 여름내 피어있던 금계국(金鷄菊), 단추처럼 앙징스럽게 쬐그만 꽃차례지만 그윽한 향기를 안겨주던 감국(甘菊), 필자의 지난 연구생활 친정인 산과원 벗나무 아래 가을 아침이면 상큼하게 짙은 향기로 다소곳하게 피던 연보라 구절초(九節草), 바람에 이리저리 고개를 흔들던 쑥부쟁이들 모두가 국화란 이름을 가졌다.

미당 서정주 시인님의 ‘국화 옆에서’의 누님 이미지를 떠올려 본다.

서진석 박사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관 정년퇴직 현재 캐나다 거주 중
서진석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관 정년퇴직 현재 캐나다 거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