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목선 맥 잇는 우리시대의 장인
전통 목선 맥 잇는 우리시대의 장인
  • 유상기 기자
  • 승인 2007.11.2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전선박공사 장장호 대표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 가면 돛배 한척이 물위에 떠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인파가 몰리지 않고 주변이 적막한 시간에 맞춰 가면 한 폭의 동양화가 따로 없다.

이 돛배를 제작한 사람은 고전선박공사의 장장호 대표다. 말하자면 그는 전통 목선 제조에 관한 실력자다.

십수년 전통 목선을 제조해온 그는 근래에 와서 상업적인 수요는 거의 없어졌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전한다. 지자체의 문화사업이나 관광지 등에서 간헐적으로 제작 의뢰가 오는 것을 제외하고 실수요가 사라진지 오래 됐다고 말한다.

기억이 생생할 정도인 몇 해 전까지 고기를 잡는 통통배부터 연안을 운항하는 관광선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었고, 그때가 좋았다며 함박웃음이다. 전통 목선 크기가 도로운반이 불가능할 정도면 현지에서 제작되고, 충분히 운반 가능하면 공장에서도 제작한다.

그가 말하는 목선 제작의 중요 포인트는 목재를 서로 짜맞추며 전체적으로 균형을 잡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곡선의 목재들이 맞물릴 때 되도록 틈이 없게 만들어져야 하고, 상하좌우의 균형이 잘 잡혀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물위에서 상주하는 제품임으로 목선 제작 시 건조공정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돛배에 사용되는 나무는 파인류 계통이 주로 쓰인다.

하지만 아무리 목재를 밀착시킨다 해도 틈으로 물이 들어올 것 같아 의구심을 참지 못하고 그 부분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그는 “목재 틈은 보통 삼나무 껍질을 이용해 막는다. 삼나무 껍질은 실이 꼬여 있는 듯 생겼는데, 도구를 이용해 벌어진 틈에 단단히 밀어 넣으면 된다”고 설명한다.

역시 나무에는 나무껍질이 가장 잘 어울리기 마련이런가. 우리네 나지막한 산과 구불구불한 강에 우리의 전통 돛배가 어울리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