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가족들의 화목한 삶을 위해 짓는 농막
대한민국 가족들의 화목한 삶을 위해 짓는 농막
  • 황인수 기자
  • 승인 2019.11.15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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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옛날고목재 김덕규 대표

[나무신문 황인수 기자] 한옥을 철거할 때 나오는 다양한 폐건축자재 중 고목재에 주목했다. 고목재를 다시 다듬어 철거의 역순으로 한옥 짓는 법을 터득했다. 그 기술을 이용해 전통방식의 황토집, 황토방, 농막을 만들기 시작했다. 17년전 김덕규 대표는 그렇게 이동식주택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김 대표로부터 옛날고목재의 사업현황과 이동식 주택시장의 동향 및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일반 이동식주택과 외형이나 디자인이 좀 색다르다
최근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이동식주택은 사용 소재와 모델 등이 상당히 다양하고 다채롭다. 쇠(철)를 이용하거나, 목재를 이용한 이동식 주택, 복합소재, 심지어 종이까지. 소재뿐만 아니라 생산방식과 용도에 따라 모듈러 주택, 컨테이너하우스, 픽셀하우스, 농막 등 다종다양하다. 우리 옛날고목재는 전통한옥에 쓰이던 고목재를 사용해 토속적이고 민속적인 인테리어로 연출한 이동식 황토방, 이동식 황토집, 농막 등을 생산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생산 품목 및 사업분야를 소개해 준다면
우리의 사업은 황토인테리어, 민속인테리어 등 인테리어 부문과 이동식 황토방과 이동식 황토집, 이동식 농막 등 이동식 주택부문으로 나뉜다.

이동식 황토방에는 2.5평 아궁이 황토방, 찜질방, 구들식 황토방, 가마솥 황토방, 아궁이 흙벽돌집, 컨테이너 황토방 등이 있다. 4.5평 규모의 이동식 황토집에는 아궁이 황토집, 이동식 기와집, 이동식 초가집 등이 있다. 전통 방식의 이동식 농막은 6평과 4.5평, 그리고 3.5평 흙벽돌집 등이 있다. 10평짜리 재래식 황토집, 12평 전원주택, 다락방이 있는 8평 주택 등 다양하다. 이동식 주택도 짓지만 현장시공, 한옥시공도 가능하다.

최근에 인기 있는 모델은
우리의 아이템 중에는 찜질방, 농막, 치료방 등이 인기가 많다. 최근 6평 이하의 농막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으며, 농막이나 전원주택 옆에 놓고 여가를 즐기며 힐링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찜질방도 수요가 꾸준하다. 치료방은 아토피나 관절염, 천식 등 병의 치료와 정신적인 건강을 위해 우리가 개발한 찜질방의 한 유형으로 천연 재료를 이용해 만들고 있다.

이동식 주택 사업을 하게 된 동기는
종합병원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엑스레이를 촬영하는 일을 하다가 퇴사한 후 자동차 정비사업을 했다. 특히 썬팅과 광택 전문 업체로 한동안 승승장구했으나 IMF로 갑자기 일이 끊겼다. 그 무렵 일본의 한 여성 사업가가 폐목재를 활용해 테이블과 벤치, 가구 등 다양한 목재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을 보고 여기에 아이디어를 얻어 한옥 철거할 때 나오는 고목재를 재활용해 민속주점이나 카페 같은 공간의 인테리어재로 사용하기도 하고 다시 한옥이나 전통 가옥을 짓는 일을 했다. 그러던 중 국내에 결핵환자나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게 됐고, 가정에서 이것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으로써 찜질방이나 황토방을 만들어 공급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황토 찜질방을 만들어 건축박람회에 출품했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으면서 본격적으로 이동식 찜질방, 황토방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이후 사업은 순조롭게 잘 진행됐나 
1년이 지나 다시 건축박람회에 나갔더니 내가 만든 것과 똑같은 찜질방, 황토방을 출품한 업체들이 부지기수였다. 심지어 내가 만든 2.5평짜리 찜질방보다 큰 4평짜리 찜질방도 있었다. 그 후로도 유사한 업체들이 등장했고 4~5년 지나자 우리 매출은 반으로 줄었다. 진즉 신제품을 개발했어야 했는데 한 발 늦었다 생각하고 기존의 사각형 모델에 탈피, 원형의 찜질방, 황토방을 만들었다. 이와 함께 몽골식 난로를 응용한 이동식 아궁이를 만들었다. 타사가 모방할 수 없는 난방시설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아궁이를 개발하게 된 동기는
초창기 주택이나 찜질방에는 벽난로 보일러 방식의 난방 시스템을 적용했다. 주인에게 사용방법을 알려주고 온다고는 하지만 그 집을 사용하는 사람은 주인만이 아니다. 친구, 지인, 친인척들도 이용한다. 그런데 매뉴얼대로 하지 않는다. 불을 많이 때서 물의 온도가 100도씨 이상 올라가 끓어 넘치면 모터가 망가지고 또 젖은 방은 하루 정도 사용하지 못한다. 고장 원인의 20~30%가 이런 잘못 때문에 전화가 온다. 그러다 보니 관리가 힘들어서 아궁이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아궁이는 아무리 불을 많이 때서 온도가 올라가도 방바닥만 타지 A/S할 일은 없다.

구조면에서 여느 업체의 찜질방과 다른 점은
앞서 얘기한 것처럼 우리는 전통방식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서까래와 기둥을 세우고 기와지붕, 초가지붕을 얹으며 방과 마루, 부엌이 있는 세 칸으로 구성된 전통 가옥으로 우리가 만드는 농막은 한옥의 축소판이라고 보면 된다. 이런 방식으로 이동식 주택을 만드는 곳은 우리밖에 없을 것이다. 4.5평과 6평 모델이 기본이고, 소비자가 원하는 크기로 지어주기도 한다. 한옥 수요가 있으면 한옥을 짓기도 한다.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6평형으로 구들방 형식의 주택이다. 우리의 주 품목인 치료방도 인기가 많다. 숯과 왕겨, 대마줄기를 황토와 함께 벽에 바른다. 황토는 원적외선을 방출하고, 숯은 공기 정화를 위해서 첨가한다. 왕겨는 박테리아 증식을 위해서 사용한다. 친환경 주택이다.

우리는 1년에 25채 정도 짓는다. 채당 평균 가격대는 2000만원 선이다. 지금까지 250여 채 정도 지었다.

주택, 주거공간에 대한 대표님만의 생각이 있다면
건강한 집을 짓는 것이다. 집은 사는 사람의 건강을 지켜줘야 한다. 하자 없는 집이어야 한다. 내가 사는 집, 내가 살기 위해 짓는 집이라 생각하고 지어야 한다. 

집을 짓는 과정에서, 또 운반하다가 금이 가거나 하자가 발생할 경우, 눈에 띄지 않으니까, 이 정도쯤이야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냥 시공을 하면 나중에 보수를 해줘야 한다. A/S를 많이 다니다보면 집 지을 시간이 없다. 좀 힘들고 번거롭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자 없이 완벽한 집을 지어야 오히려 이익이다. 250채가 넘는 집을 지었는데 그 주인들이 1년에 한 번씩만 전화해서 A/S를 요청하면 250군데를 가야한다. 1년 내내 하자보수하다 망한다.

이 사업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을 때는
놀러 가든 업무차 가든 전국을 돌아다니다가 내가 지어준 집을 발견했을 때 너무 반갑고 뿌듯하다. 전국 어디를 가든 내가 지은 집이 있다. 건축 계약을 하면 현장 방문을 해야 한다. 배송할 때 가야한다. 집 한 채 지어 납품하려면 최소한 두 번 이상 가야한다. 그러니 내가 지나고 있는 이 근처 어디에 내가 지은 집이 있는 지 다 알고, 또 내가 지은 집은 전통방식이기 때문에 눈에 잘 띈다. 내가 지은 집에서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너무 뿌듯하다.

어려웠던 일은
예전에 병원에서 근무할 때나 사업을 할 때도 그랬지만 월급의 50% 정도를 미혼모나 사회적 약자를 위해 기부했다. 내가 이 사업을 하면서 치료방을 만들어 공급하고 있는데 아픈 사람이 찾아와 가격을 깎아달라고 할 때 가장 마음이 아프고 곤혹스럽다. 가격을 깎아주지는 못하지만 운송비를 빼주거나 다른 편의를 봐주는 조건으로 판매한다.

경쟁이 치열하다 살아남는 방법은
이동식 주택 중 황토방만 해도 30여 업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너무 많다. 가격 경쟁도 심하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꾸준히 신기술을 개발하고, 신제품을 내놓아야 한다.

난방 방식이나 집 모양, 단열, 건축소재, 내부 인테리어 등 새로운 무엇인가를 개발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우리만의 고목재, 아궁이, 보일러를 개발했고, 기억자 집, 싸우나 방, 치료방 등 새로운 기능과 모델을 개발해 왔다.

향후 전망은
농막분야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세컨 하우스 개념으로 60세 이상의 베이비부머들이 많이 찾는다. 도시에 살던 그들이 부모가 남겨준 땅을 물려받고, 시골에 큰 집을 짓기보다는 농막 정도의 주택을 이용해 주말주택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이동식 주택 시장은 최고 정점에 도달해 있는 것 같다. 앞으로 10년 정도 다소 굴곡은 있겠지만 이동식 주택 붐이 이어질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
치료방에 대한 연구를 더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테면 아토피 환자인데 이 사람이 어떤 체질의 사람인가를 한의사로부터 처방받게 하고 그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는 약재를 이용한 치료방을 만드는 것. 또는 이런 체질에 맞는 치료방을 종류별로 구비해 놓고 힐링센터 같은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다.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가 개발해 공급하고 있는 이동식 황토 찜질방과 황토방, 농막은 우리나라 가족들의 화목한 삶을 지향하고 소망한다. 가족끼리 또는 형제끼리, 더 나아가서는 이웃, 친구 등이 함께 모여서 찜질하고 서로 대화할 수 있는 공간, 작지만 행복한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은 것이 내 사업의 목표이며, 이 사업에 나는 큰 보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