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식이 필요없는 목재, “금은 금이듯 월넛은 월넛이다”
수식이 필요없는 목재, “금은 금이듯 월넛은 월넛이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9.11.12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재 | 이 과장의 집성목 격파하기16 - 월넛 Walnut / 글 ; 다우통상(주) 이성원 과장

[나무신문 다우통상(주) 이성원 과장] 호두(열매)가 열리는 나무로 몇 가지 종이 있다. 그 중 목재로서 상업적인 가치가 크고 집성판재로 생산되는 것은 북미 원산지의 블랙월넛이다. 우리가 흔히 식용으로 접하는 호두는 이것과 학명이 다른 종의 것으로 열매의 가치는 뛰어나지만 목재는 북미산 블랙월넛 보다 못하다.

진한 초코렛 색상은 월넛의 중요한 특징 중 한가지이다. 다른 수종의 목재에 월넛 색으로 도색을 할 만큼 월넛색은 두루 선호하는 목재, 가구 색상이다.   

흑갈색의 심재 대비 변재는 백색에 가까운데, 집성판재에서는 이 부분을 제외하고 가공한다.

월넛 집성판재는 변재의 흰살 부분과 옹이가 없는 것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월넛은 다른 수종들 보다 훨씬 더 집성판재 가공 수율이 좋지 않다. 즉, 가공되는 목재 보다 버려지는 목재가 훨씬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월넛 집성판재의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크보다 무게는 조금 가볍지만 더 단단하다. 적당한 무게에 강도가 큰 것은 목재로서 아주 큰 장점이 된다. 

원목의 건조가 조금 까다롭고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건조가 충분히 잘된 후에는 치수 안정성이 아주 좋아서 변형이 적다.

집성판재는 솔리드 집성, 핑거 집성 모두 생산되고 있다.

<가공, 제작할 땐…>
오크나 애쉬 보다 무게가 조금 가볍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무거운 편에 속하는 목재다. 

강도는 꽤 단단해서 재단이나 타공, 트리밍 등 모든 가공 시에 작업 속도나 힘 조절에 유의해야 한다. 무리한 작업은 기계 자제에 부담이 될 수도 있고 날물이 무뎌지거나 부러질 수도 있다. 무엇보다 안전과 관련된 부분이기에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조직이 치밀해서 가공 작업 시에 목재가 뜯기거나 부러지는 경우는 드물다.

샌딩은 잘 되는 편이다. 아주 고운 사포를 이용해 샌딩 만으로도 광택을 낼 정도로 샌딩 결과물이 아주 좋다. 

<도색, 마감할 땐…>
변재 부분의 흰살을 커버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착색을 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월넛에 다른 색상으로 도장을 하는 경우는 없다. 굳이 그렇게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더 진한 농도 표현을 위해 월넛 색상을 더 칠할 수는 있다. 

자연스러운 결 무늬와 깊고 진한 색상은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월넛의 최고 장점이다. 

그런 특징을 잘 표현하기엔 유성 우레탄, 수용성 바니쉬, 오일 등 모든 도장 마감이 다 가능하지만 그 중에서 오일이 제일 적합하다 할 수 있다. 오일이 목재에 침투되면서 색상과 결이 더 진하고 뚜렷하게 표현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깊고 중후한 멋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조금 더 완벽한 마감을 위해서 하도로 오일 칠을 하고 완전 건조 후 상도로 다른 코팅을 적용할 수도 있다.

<매우 주관적인 생각…>
월넛에 대해 얘기할 때 구구절절한 설명이 굳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금은 금이듯이 월넛은 월넛이다. 그 세세한 특성까지 일일이 나열하지 않아도 목재를 다루는 사람이라면 월넛의 가치는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색상이나 결 무늬 뿐 아니라 가공성이나 변형 대응성 같은 목재로서의 구조적인 특성에서도 월넛은 그 어떤 목재보다도 훌륭한 목재다.

집성판재의 경우는 생산 수율이 현저하게 좋지 않아서 가격이 다른 집성 판재에 비해 월등히 비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수요가 있고 심지어 공급 부족 현상까지 있는 것은 단순히 귀하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어떤 제품을 만들어도, 어디에 적용을 해도 고급스러움이 돋보이는 소재, 변함없이 안정적인 목재, 월넛은 뭘 만들어도 언제나 월넛이다. 

이성원 과장 DIY용 목재 수입전문 다우통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