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의 더블린 수목원
아일랜드의 더블린 수목원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9.09.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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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식물원이 열어주는 세계의 지리와 역사 (67) - 글 ; 권주혁 박사
세인트 스테판스 그린 공원의 수목원.

[나무신문 | 권주혁 박사] 아일랜드(Ireland) 공화국의 수도 더블린 시내의 남쪽 지역에는 “세인트(聖) 스테판스 그린(St. Stephen's Green)”이라는 공원이 있다. 이 공원은 1663년에 세워져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것 이외에도 1916년에 아일랜드 국민이 영국에 대항하여 일으킨 무장(武裝) 독립투쟁 장소로서도 유명한 곳이다. 이 공원은 직사각형으로서 동서 길이가 남북길이의 약2배이다. 면적은 9㏊(약 2.7만평)로서 이 가운데 수목원(樹木園)이 약 1만평이다. 수목원은 이 공원의 동쪽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공원은 19세기말에 대규모로 새롭게 단장되었다. 공원 안에 들어가면 넓은 잔디주변에 많은 꽃들을 심어놓고 큰 연못을 따라서 울창한 숲이 조성되어 있다. 이 숲의 동쪽 부분은 특히 직경이 굵은 수목들이 많이 생육하고 있는데 이 곳이 수목원이다. 특히 대경목인 플라타나스(Platanaceae Platanus hispanic)가 많이 식재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에는 흉고직경(DBH)이 2m를 넘는 것들이 제법 보인다. 현지인들이 “일본 파고다 나무(Japanese Pagoda Tree)”라고  부르는 콩과(科)의 수목(Sophora japonica)도 있는데 수관(樹冠) 옆에 마치 큰 혹처럼 튀어 나온 것들이 일정한 높이 간격으로 형성되어 있으므로 파고다라는 이름이 붙은 것 같다.이러한 수종을 포함하여 수목원 안에는 많은 수종이 식재되어 있는데 수령(樹齡)이 많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흉고직경 2m가 넘는 플라타나스.

아일랜드는 영국의 지배를  오랜 기간 동안 받으면서 1916년 4월24일 부활절 아침에 독립을 요구하는 무장 봉기를 하였다. 이 봉기는 아일랜드 시민군(Irish Citizen Army)이 주도하고 많은 시민이 동참하였다. 봉기는 더블린 시내의 여러 곳에서 동시에 일어났는데 그 가운데 한 곳이 이 공원이다. 남녀 100여명이 넘는 시민군은 부활절 아침에 공원을 점령한 뒤 공원 안에 참호를 파놓고 주변도로에는 바리케이트를 치고 소총을 들고 영국군에 대항하여 싸웠다. 물론 공원 안에 있는 수목원 지역에서도 시민군은 방어 전투를 하였다. 그러나 무기와 병력이 압도적으로 많은 영국군에 포위되어 많은 사상자를 내고 봉기는 영국군에 의해 진압되었다.

그러나 아일랜드 시민군의 희생은 헛되지 않아 아일랜드는 1922년에 영국본토와 별도로 자체 헌법을 갖는 Free State(자유국가로서 영국 국왕에 충성을 하겠다는 독립국)가 되었다. 그 후 1949년에 공식적으로 공화국이 되어 영국에서 완전 독립하였다. 오늘날 이 공원 안에 있는 수목원 주위에는 1916년에 이곳에서 싸운 시민군 지휘관들의 동상과 전투 당시 야전병원과 야전식당으로 사용되던 건물들이 보존되어 있다. 이외에도 아일랜드의 국민 시인으로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고 “이니스프리의 호도(湖島)”라는 시(詩)로써 우리나라에 조차 잘 알려진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와 문학가 제임스 조이스 (James Joyce) 등의 동상들도 공원 안에서 만날 수 있다. 

권주혁 박사
권주혁 박사

권주혁
용산고등학교 졸업(22회), 서울 대학교 농과대학 임산가공학과 졸업, 파푸아뉴기니 불로로(Bulolo) 열대삼림대학 수료, 대영제국훈장(OBE) 수훈. 목재전문기업(이건산업)에서 34년 근무기간중(사장 퇴직) 25년 이상을 해외(남태평양, 남아메리카) 근무, 퇴직후 18개월  배낭여행 60개국 포함, 130개국 방문, 강원대학교 산림환경대학 초빙교수(3년), 전 동원산업 상임고문, 현재 남태평양 연구소장, 전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외래교수. 국제 정치학 박사, 저서 <권주혁의 실용 수입목재 가이드>, <세계의 목재자원을 찾아서 30년> 등 17권. 유튜브 채널 '권박사 지구촌TV'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