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카(Musa textilis) - Musaceae(파초과)
아바카(Musa textilis) - Musaceae(파초과)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9.08.1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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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목재를 둘러싼 여러가지 모험 84 - 노윤석 우드케어 이사 / 우드케어 블로그 woodcare.tistory.com 운영자

[나무신문 | 노윤석 우드케어 이사] 아바카(Abaca)는 나이론이나 폴리에스터, 폴리플로필렌 같은 인공섬유가 개발되기 전 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섬유자원이었다. 이 아바카와 더불어 인공섬유가 개발되기 전 까지 사용되었던 주요 섬유자원으로는 코코넛 열매에서 추출한 Coir(코이어)와, 용설란 잎에서 채취한 헤네퀸(Henequen) 그리고 같은 용설란과의 식물인 사이잘(Sisal)에서 채취한 Sisal 등이 있다. 아바카는 이런 천연섬유 중에서도 강도면에서 가장 강한 섬유로서 알려져 있으며, 염분에도 강해, 선박용 로프, 낚시줄로 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보통명이 우리나라의 경우 마닐라삼이며, 영어로는 Manila hemp로 불리고 있어 삼과 연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삼과는 거리가 있으며, 단지 같이 섬유로 주로 이용되는 것이 공통적이기 때문에 삼이라는 명칭이 들어간 듯 하다.

식물성 천연섬유의 경우 추출되는 부위에 따라 씨섬유(목화), 잎섬유(바나나, 아바카 등), 줄기껍질섬유(대마, 마, 라탄, 등나무 등), 열매섬유(코코넛), 줄기섬유(벼, 밀, 갈대, 대나무 등) 등으로 분류되는데, 아바카는 이중에서 잎섬유에 해당한다.

아바카가 속해 있는 파초과는 생강목에 속하는 외떡잎식물의 과이다. 열대 지방에 3속 150종 가량이 자라는데, 한국에는 야생종이 없으며 관상용으로 재배되는 것이 있을 뿐이다. 커다란 여러해살이 초본 또는 목본으로서, 땅속줄기가 발달되어 있으며, 잎은 사방으로 퍼지는 것과 2열로 퍼지는 것이 있다. 목본이 일부 있긴 하지만 이 과의 대부분의 식물들은 초본이지만 겉으로 보이기에는 나무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이 과의 식물들의 줄기 아래부분에 위경이라 불리 우는 가짜 줄기를 형성하여 나무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 파초과의 대표적인 주요식물은 우리가 열대과일의 대명사로 알고 있는 바나나이다. 바나나도 일반인이 처음보기에는 나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년생 초본류이다.

위의 사진은 중남미 코스타리카의 아바카농장에서 아바카 섬유를 건조시키는 작업의 사진이다. 언뜻 보기에도 아바카는 바나나의 모양과 거의 비슷하게 생겼다. 요즘 유행하는 정글의 법칙을 보거나 열대지방의 다큐멘타리를 보면 바나나 잎으로 지붕이나 건축물을 만들 뿐 아니라, 음식을 조리하거나, 포장할 때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데 그 이유는 역시 바나나와 아바카 들은 강한 섬유질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아바카의 주요 생산국은 필리핀으로 전세계 아바카 공급량의 87.4%를 필리핀에서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리핀의 수출금액은 2014년 기준으로 약 111백만불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 다음으로는 에쿠아도로와 코스타리카가 그 뒤를 잇고 있다. 필리핀 정부에 따르면 필리핀내에서의 아바카의 생산은 Catanduanes 섬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에서 Bicol지역에서 약 39%정도를 생산하고 있어 , 다음으로 동부 비사야스제도 지역이 24%, 다바오를 중심으로 하는 민다나오지역이 1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주요 수입국으로는 전체의 42%를 차지하는 영국과 37.1%를 차지하는 독일이 있다. 

 

지역명
Abaca, Philippine hemp, Manila hemp

식물학적 특성
아바카(Abaca)는 초본성의 다년생 식물로서 키가 6m까지 자라는 대형 초본류이다. 잎도 매우 커서 길이가 2m, 폭은 60㎝ 정도로 크다. 아바카는 밑둥에서 지름이 30㎝ 정도에 이르는 위경(pseudostems, 가짜줄기)의 다발을 형성하여, 겉으로 보기에는 나무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런 줄기는 포복성을 가지는 근원경에서부터 자라난다. 아바카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섬유작물 중의 하나로 주로 필리핀에서 대량으로 경작되고 있다. 이 밖에도 수마트라, 에쿠아도르 및 중앙아메이카에서도 일부 재배되고 있다. 하지만 인공섬유기술의 발달에 따라 아바카의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번식
대량 재배의 경우 주로 실생묘를 이용하여 번식을 하지만, 야생상태에서는 근원경에 의한 번식이 주를 이룬다.

생태
아바카는 열대의 덥고 습한 지역에서 잘 자라며 상대습도가 80% 이상인 지역이 주 자생지 이다. 현재까지 아바카를 성공적으로 재배하는 곳은 북위 15도에서 남위 5도 사이의 지역이다. 필리핀의 경우 주로 해발고도 500m 이하의 지역에서 재배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열대지방의 경우 해발고도 1100m 이하에서는 재배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배의 최적지는 연평균기온이 20~29℃ 범위내이지만 16~36℃의 범위까지 재배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햇빛이 잘 드는 곳을 선호하며, 강수량도 1800~3000㎜ 정도가 최적이지만 700~4400㎜ 까지도 서식이 가능하다. 또한 잘 재배하기 위해서는 바람으로부터 보호를 해주어야 한다.

생육조건 
표고 : 0~1100m
평균온도 : 20~29℃
평균강수량 : 700~4400㎜
토양형 : 배수가 잘되는 습윤하고 비옥한 토양을 선호한다. pH 5.5 ~7까지가 최적의 조건이며, pH 4.5에서 8까지도 생육가능하다.

분포지역
원산지 : 필리핀, 인도네시아
재배지 : Bangladesh, Benin, Burkina Faso, Cameroon, Chad, Cote d’Ivoire, Fiji, Gambia, Ghana, Guinea, Guinea-Bissau, India, Indonesia, Liberia, Malaysia, Mali, Mauritania, Niger, Nigeria, Philippines, Puerto Rico, Senegal, Sierra Leone, Sri Lanka, Togo

생산물
섬유 : 아바카는 예로부터 해수와 같은 염분에 강한 성질이 알려져 잎의 껍질에서 추출되는 섬유를 이용하여 선박용 로프나 네트를 생산하는 데에 주로 사용되었다. 아바카 섬유는 이처럼 염분에 강할 뿐만 아니라 강도도 강하여 마대자루나 섬유 등을 만드는 데에도 사용되었다.
종이 : 일본에서는 이동식 칸막이 벽을 제조하는 데에 사용되는 특수한 종이를 만드는 데에 이용되었다.
펄프 : 좋은 품질의 섬유소를 가지고 있어, 펄프를 만드는데에 좋은 원료로 사용된다. 최근 인공섬유를 발달로 인해 섬유원료로서의 수요는 줄어들었지만, 펄프용 원재료로서의 사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기타 용도
특수 용도 : 천연섬유 중 강도가 가장 강한 섬유로 알려져, 티백 (tea bags), 지폐제조와 고급 벽지용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몇몇 국가의 경우 지폐의 강도를 보장하고 위조지폐의 제작을 방지하기 위해 지폐를 이 아바카를 이용하여 만든다고 한다.

조림 및 관리
다년생의 초본으로서 처음 수확하기 까지는 18에서 36개월 정도 소요되며, 경제적으로 수확가능한 시기는 6년에서 15년 사이이다.
필리핀의 경우 헥타당 연간 0.31~1.71톤 까지 수확량이 다양하며, 에쿠아도르의 경우 1.5~2.5톤으로 알려져 있다.

양묘
실생묘를 통해 직접 재배하게 된다.

노윤석 우드케어 이사
노윤석 우드케어 이사

병충해
요즘 심심치 않게 바나나에 대한 괴담이 들려오는데, 이는 바나나가 민다나오 같은 일정한 지역에 너무 밀집되어 집약적으로 재배되어, 그 종에만 가해하는 바이러스가 창궐하게 되면 바나나가 절멸하여 향후에는 먹기 힘들 것이라는 애기가 그것이다. 이 얘기의 진위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바나나가 바이러스 병해에 의해 수확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사실이다. 아바카의 경우도 같은 파초과의 식물인 바나나와 마찬가지로 몇 개의 바이러스를 비롯한 여러 병원균에 취약하다. 대표적인 병원균으로는 abaca bunchy top virus와 abaca bract mosaic virus 등이 있다. 실제로 현재 필리핀 정부는 민다나오 지역의 주요 경제 농산물인 바나나와 아바카의 바이러스 병해가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동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