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건축은 실용건축이다
모듈러건축은 실용건축이다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9.07.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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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 칼럼 | 스마트하우스 이영주 대표
스마트하우스 이영주 대표

[나무신문 | 스마트하우스 이영주 대표] 모듈러 공법은 건축과 제조, 공장 자동화 등이 융합돼야 발전할 수 있는 분야다.

하지만 국내의 모듈러주택관련 정부기관이나 연구기관, 관련업체들은 대부분 건축 전문가로만 이루어져 있다. 국토교통부에서 매년 주재하는 모듈러건축 간담회에 참석해보면 행정적 제도적인 문제를 논제로 할 뿐 생산과 원가에 관한 논의는 거의 없다. 

이렇다 보니 건축관련 민간기업의 입장에서는 생산적이지 않은 일에 정부가 왜 에너지를 낭비하는지에 대한 불만의 요소가 나온다. 

간담회에 참석해보면 참석자들 사이에 현재 정부에서 시범사업으로 진행하는 모듈러건축에 대한 실증사업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를 많이 듣는다. 

그동안 건축은 하나의 프로젝트를 가지고 기획과 설계, 건축, 완공의 과정을 거쳐 프로젝트는 완수되고 소멸되는 과정을 반복해 왔다. 

이렇다 보니 건축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모듈러공법이 건축비용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비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모듈을 만들 수 있는 공장이 있어야 하고, 기능공이 있어야 하고, 운반을 하고 조립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프로젝트가 끝나면 공장도 문을 닫든지 아니면 다른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 모듈러주택을 생산하던 기능공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모듈러주택에 있어서 필수요소는 규격화다.

규격화를 통해 상시 생산이 가능해야 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해야 한다. 그래야 공장은 돌고, 작업자도 안정적인 직장이 된다. 현장건축의 불안요소 중 가장 큰 하나는 연속성이다. 

일도 마찬가지이고 작업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일이 많을 때는 휴일도 없이 일을 하지만 일이 없을 때는 하염없이 전화벨 소리만 기다려야 한다. 

‘노가다’의 일당이 많은 것 같지만 일 년을 평균해보면 절대로 높지가 않다. 나이가 들면 그나마도 힘에 부쳐서 할 수가 없다. 현장을 따라서 움직이는 현재의 건축 시스템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 공업화주택이다.

공업화주택의 성공요소는 건설현장이 없어도 규격화되고 표준화된 모듈(또는 모듈화 된 패널 등)을 공장에서 항시 생산해 내야 되고, 일정 재고를 유지하며, 이를 활용해 기획과 설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공장은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지고 작업자들은 안정된 작업환경에서 해고의 불안감 없이 일에 집중 할 수가 있다.

이런 이유로 공업화주택은 건축가들만이 아닌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개념의 건축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건축가와 기계공학자, 경영전문가, 산업공학자 등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야 이 공법은 성공할 수가 있다. 

이제는 융합의 경제가 필요하다.

그동안 6회에 걸쳐 모듈러주택에 대한 생각과 주장을 나름대로 펼쳐보았다.

모듈러주택은 많은 건축공법 중 하나로 자리매김을 했다. 또한, 모듈러공법이 모든 건축물에 적합한 공법은 결코 아니다. 건축은 때론 공공성과 작품성이 중시되는 경우도 있고, 때론 상징성이 더 중요할 때도 있으며, 실용성과 보편성이 중요한 경우도 있다. 

모듈러주택은 실용성을 갖춘 가성비 높은 주택을 만드는데 적합한 공법이다. 특히나 건축현장에 있어서의 근로환경의 열악함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의 한 방편이기도 하다.

획일화되고 한계성이 있는 모듈러주택에 대한 반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며, 아직은 완벽한 품질을 보장하는 공법도 아니다. 바라건대, 모듈러주택은 그동안 건축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좀 더 개선시키고자 하는 몸부림이라고 봐 주었으면 좋겠다. 

품질 또한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고 있다. 실패와 오류를 통해 하나하나 개선이 되면서 좀 더 완벽한 품질의 주택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모듈러주택이라는 상품을 만들고 그 선택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