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은 동업자, 나는 현역 목수”
“고객은 동업자, 나는 현역 목수”
  • 김낙원 기자
  • 승인 2007.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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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목재 심욱 대표
▲ 태영목재 심 욱 대표

각종 내장재와 보드가 뿌연 목분을 맞고 여기저기 망치질과 드릴 돌아가는 소리에 정신없는 인테리어 현장은 어찌 보면 아수라장이라 표현할만 하다.

그러나 이런 시공현장에서 망치를 들고 목수들과 함께 뛰어다니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있는데 허름한 옷차림과 더러워진 얼굴을 보면 한 목재업체 대표라고 믿기 어려울 지경이다.

현장이 더 좋다는 심욱 대표는 스스로 목수를 자처하며 각종 자재와 공구를 들고 오늘도 열심히 아름다운집을 만드는데 땀방울을 흘린다.
원래 목수출신이라 목재를 다루는데 자신이 있다는 심 대표는 가게는 아내와 직원들에게 맡겨두고 각종 현장을 다니며 납품뿐만 아니라 공사를 도와주기도 한다는 것.

처음 가게를 차렸을 때는 업자들이 너무 부담된다는 눈치지만 이제는 스스럼없이 이것저것 부탁하며 웬만한 일은 다 맡겨버린다고.
사무실보다 현장에 나와있는 일이 더 많은 관계로 요즘 유행하는 인테리어 트렌드와 어떤 자재가 어디에 필요한지 ‘빠삭’하다는 심 대표는 업자들이 고객이 아니라 동업자라는 마인드로 일에 임하고 있다.

단지 물건을 팔아서 내가 배부를 것이 아니라 서로 잘되는 것만이 살길 이라며 현장 시공도우미를 자처한지 어느덧 4년이 넘어간다.
처음 목재상을 차렸을 때는 원하는 물건을 갖다주는 일에 주력했는데 아는 것이 많다보니 이런저런 도움을 주고 싶었고, 원래 목수출신인지라 근질근질한 몸도 풀 겸 도움을 주다 보니 이제는 다른일이 없을 땐 현장에 살다시피 한다고.

심 대표는 자기가 할 줄 아는 것이 나무 다루는 것 밖에 없어 이런 식으로 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고 이야기 하지만, 내심 자기도 아직 ‘현역’이라는 자부심이 남아있다고 한다.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초심을 잃지 말고 고객을 동업자처럼 생각해 서로 도우며 살아가자는 것.
그런 사람이기에 오늘도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현장으로 떠나는 발검음이 가볍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