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산업 메카, 인천의 새희망 “인천신항 배후단지”
목재산업 메카, 인천의 새희망 “인천신항 배후단지”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9.06.2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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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만공사, 2차 입주기업 모집 중…“북항에 있는 땅 다 팔아서라도 투자하고 싶다”
인천항만공사가 인천신항 컨테이너 부두 배후단지 2차 입주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목재 수입→가공→재수출 시스템 구축의 최적지로 평가되고 있다. 사진=인천항만공사

[나무신문] 교통혼잡 유발, 대형 교통사고 발생 위험, 미세먼지 발생 등 인천지역 목재업체들이 지역사회로부터 받고 있는 따가운 눈총을 해소할 방안이 나올 전망이다.

한때 국내 목재산업의 70% 이상을 차지하면서 목재산업의 메카로 불리고 있는 인천. 그만큼 인천 지역경제에 지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여도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데에는 잘못 설계된 물류 시스템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목재산업단지는 인천 북항과 아라뱃길 경인항에 집중적으로 조성돼 있는 상황. 이는 과거 원목 위주로 목재수입이 이뤄지던 시대의 산물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원목보다는 제재목이나 완제품 위주 목재제품이 컨테이너에 실려서 인천 송도동 컨테이너 부두로 들어오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때문에 인천 북항과 경인항에 주로 포진해 있는 목재업체들은 수입한 목재를 모두 인천 도심을 통과해서 대형 컨테이너 화물트럭으로 실어 나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때에 인천항만공사(IPA)는 송도 컨테이너 부두에 인접한 인천신항배후단지 복합물류클러스터 입주기업 모집에 나서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물류는 물론 제조도 가능한 장기 임대 부지다. 인천 목재업계는 이곳에 시대에 맞는 새로운 목재단지를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사)대한목재협회(회장 강현규)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 연간 수입되고 있는 목재량은 원목 350만㎥, 제재목 200만㎥, 합판 180만㎥, PB 100㎥, MDF 30㎥ 등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원목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벌크선으로 수입되고 있는 반면, 제재목 합판 PB MDF 등은 전량 컨테이너화물로 수입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목재는 컨테이너 하나에 보통 40㎥씩 실리고 있는데, 이를 단순 계산하면 제재목 5만 개, 합판 4만5000개, PB 2만5000개, MDF 7500개 등 총 12만7500개의 컨테이너가 들어온다는 얘기다.

역시 대한목재협회 통계에 따르면 이 중 인천으로 들어오는 비중은 30% 선, 3만8250개의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트럭이 신항에서 북항과 경인항을 왕복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부산이나 광양항 등으로 들어오는 70%의 컨테이너 목재화물 역시 상당부분이 인천으로 올라오고 있는 형편이다.

또 목재협회 통계에 잡히는 제재목이나 PB 말고도 가구 및 소품 등 목재관련 제품들도 인천 북항 및 경인항으로 집결하고 있다.

이들 화물차들은 인천 청라신도시를 비롯해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도로를 관통하면서 교통혼잡, 매연, 미세먼지, 대형 교통사고 위험 등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이는 인천시와 IPA가 원목보다는 제재목과 완제품 위주로 재편되는 목재산업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과도한 물류비 유발도 문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인천신항에서 북항까지 40피트 컨테이너 운송비는 20만원, 경인항까지는 25만원 선으로 파악되고 있다. 품목에 따라 사정이 다르기는 하지만, 합판처럼 단가가 높지 않은 품목은 제품 팔아서 생기는 마진보다 물류비가 비싼 형편이다. 남양재나 하드우드 등 일부 고가제품을 제외하면 거개의 목재제품들이 같은 형편이다. 이는 곧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목재 물류 및 가공산업 단지를 인천 신항에 조성하면 화석에너지 소비 절감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네이버 길찾기 기준 신항에서 아라뱃길까지의 거리는 48㎞, 북항까지는 31㎞로 찍히고 있다. 이 거리를 대형 화물트럭들이 매일 왕복하고 있는 것. 

목재 컨테이너 화물 입항이 부산이나 광양 등 지방에서 인천신항으로 돌아오는 것까지 감안하면 그 효과는 절대적이다.

인천 북항에 정차중인 컨테이너 화물트럭.

대한목재협회 양용구 이사는 “현재 인천 목재 수입업체 대부분이 인천보다는 부산에서 화물을 받아서 내륙으로 운송하는 상황”이라며 “인천신항 컨테이너 부두 배후단지에 목재단지가 조성된다면 목재업계 입장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인천의 한 목재업체 관계자는 “현재 인천 북항과 경인항 다섯 곳에 물류창고와 제조공장을 운영 중에 있다”며 “컨테이너 부두와 인접한 인천신항에 부지만 마련할 수 있다면 지금 분산돼 있는 땅들을 다 팔아서라도 옮기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베트남이나 캄보디아 등에서 한국산 목재 인테리어 자재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어, 이들 나라에 대한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며 “원재료를 수입해 완제품을 재수출하는 시대에는 컨테이너 부두 인근에 목재 가공공장을 배치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천항만공사 물류사업팀 송은석 차장은 “인천신항 배후단지에 제조기업이 입주하면 (북항이나 경인항에 비해) 물류비가 많이 절감될 것”이라며 “제조 품목에 대한 특별한 제약은 없지만, 원재료는 인천신항을 이용해서 들어와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천항만공사(사장 남봉현)는 인천신항배후단지 I단계 1구역 8만4360㎡에 복합물류 클러스터 운영을 통해 고부가가치 화물 가공·제조·전시판매 등을 전담할 입주기업 선정 계획을 최근 공고했다.

지난해 12월 1차 공급에서 3개 입주업체를 선정한 바 있으며, 이번 잔여부지 공고를 통해 5개 입주기업을 추가 선정할 예정이다.

잔여부지는 2만5090㎡ 1필지, 1만2817㎡ 2필지, 1만6818㎡ 2필지 등 총 다섯 필지다. 중소형 부지공급 확대로 중소형 업체의 참여 기회를 넓힌 게 특징이다.

앞으로 입주기업 선정을 재추진할 예정인 ‘인천신항콜드체인클러스터’와의 중복투자를 방지키 위해 ‘냉동냉장 물류센터’ 설치를 추진하는 관련기업은 입주가 제한되며, 지난 1차 공급에서 선정된 기업도 이번 모집에 참여할 수 없다.

1차에 선정된 법인은 대우로지스틱스 컨소시엄(7만5000㎡), 에스엘프로바이더 컨소시엄(3만7000㎡), GWI컨소시엄(3만7000㎡) 등이다. 2차 입주기업 선정 발표는 7월1일에 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