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월넛·체리 북미산 하드우드만 고집하는 원목가구 장인
오크·월넛·체리 북미산 하드우드만 고집하는 원목가구 장인
  • 황인수 기자
  • 승인 2019.05.08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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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석목갤러리(주) 이승석 대표

[나무신문] 이승석 대표는 2005년 당시 운영 중이던 목공방을 접고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이승석목갤러리(주)’를 설립했다. 북미 하드우드인 화이트오크와 월넛, 티크 세 종류의 나무만을 직접 수입하고 건조해서 가구를 만들고 판매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하는 등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과 소신으로 회사를 운영해 온 이승석 대표는 가구를 가치 있게 만들어 주는 나무는 아름답고, 단단하며, 크고, 독성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인정신을 갖고 작품과 제품으로서의 원목가구를 만들고 있는 이승석 대표로부터 가구에 대한 철학과 회사 현황, 사업계획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언제 설립됐나
독일 목공방 체인점인 헤펠레 목공방을 2~3년 운영하다가 2005년 시작했다. 헤펠레는 전국에 80여개 체인점이 있는 DIY 목공방 분야의 최고 업체다. 목공방을 운영하다 보니 내가 만들고자 하는 가구 컨셉과도 맞지 않았고, 너무 DIY 교육쪽으로만 치중됐다. 때문에 다른 목공방은 교육을 중심으로 운영했지만 나는 주문 제작 위주의 가구생산에 집중했다. 내가 만든 가구가 인기가 있어서 주문이 쇄도했고, 직원도 너 댓 명 있었다. 그래서 목공방을 접고 본격적으로 내가 원했던 하드우드 위주의 가구를 만들기 위해 내 이름을 내걸고 가구회사를 차렸다.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인 것으로 알고 있다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첫 직장이 호텔 프론트맨이었다. 영어를 잘해서 선택한 직업이었다. 화장품 총괄 본부장, 스포츠산업과 관련된 사업도 했고, 무역도 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일들을 많이 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내가 경험했던 모든 일들이 지금 하고 있는 사업에 모두 도움이 되고 있다. 학교 다니면서 이삿짐센터에서 알바 했던 경험마저도 가구 배송업무에 도움이 되고 있으니 말이다. 가구 사업을 하기 위해 이 모든 경험들이 필요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가구를 만드나
가구라면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다 만든다. 의자까지 자체 생산한다. 우리는 원목가구만을 만든다. 우리는 화이트오크, 월넛, 티크 등 북미산 하드우드로만 가구를 만든다. 칼라, 단단함, 무독성, 크기 등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최고급 수종이다. 통원목을 직접 수입해 제재한 후 자체 건조해서 사용한다. 건조부터 가구 제조까지 모든 공정이 우리 공장에서 우리 손으로 일괄적으로 진행한다. 

서랍장, 의자 특히 국내 가구회사에서는 의자를 잘 만들지 않는다. 거의 수입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그런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작은 제품까지 직접 디자인해서 만든다. 우리나라에서 우리 같이 통원목을 직접 수입해서 사용하는 가구업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주력하고 있는 제품은
우드슬랩 테이블이다. 우드슬랩 테이블은 우리 삶의 여러 순간을 함께 한다. 대화하고, 일하고, 식사하고, 축하하고… 거실, 주방, 사무실, 회의실, 공공장소 등등 사용 범위가 넓다. 오랜 수령의 나무로 우리가 만드는 우드슬랩 테이블은 그 색상과 무늬가 경이롭다. 사용하면서 만져지고 느껴지는 나무의 따뜻함과 편안함. 그리고 천연 오일로 마감해 인체에 해가 없는 테이블은 우리의 온 정성과 노하우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고객들이 알아본다.

 

원목가구를 고집하는 이유는
가치 있는 가구를 만들기 위해서다. 어떤 목재로 만드느냐에 따라 가구의 품질과 가치가 달라진다. 우선, 안전성이 검증된 실내 가구용 나무가 가치를 높인다. 실내에 두거나 피부가 맞닿는 가구용 목재는 오랜 기간 사용해도 독성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다.

강도가 높은 단단한 나무(하드우드)가 좋은 재료로써 가구의 품질과 가치를 높인다. 소나무로 대표되는 소프트 우드는 가공은 쉽지만 무르기 때문에 가구용보다는 건축자재로 많이 사용된다. 목질이 단단한 하드우드는 내구성이 좋고 장기적인 유지보수가 쉬워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는 고급 가구용 목재로 사용되고 가격 또한 고가이다.

그 다음은 고유한 색상을 가진 아름다운 나무다. 고유한 색상과 나뭇결은 그 나무의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색을 첨가하지 않고 오일로 마감했을 때 오크나 월넛, 티크 등 원목의 고유한 색상의 아름다움은 인위적으로 모방할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수령이 오래된 큰 나무(대경재)다. 오래 자란 큰 나무를 사용하는 것은 판재를 사용하는 가구, 특히 테이블의 경우 판재가 클수록 연속되는 나뭇결의 아름다움이 가장 잘 표현된다.

 

가구 디자인의 주요 컨셉은
내추럴이다. 천연가구를 원칙으로 한다. 나는 가구에 착색을 하지 않는다. 화학물질을 전혀 바르지 않는다. 자연 그대로 100% 천연에 가까운 가구를 만든다. 화학적인 요소가 첨가된 목재, 그것으로 만든 가구가 싫어서 이 사업을 했기 때문이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모던함을 추구한다. 올드하거나 고가구의 느낌이 나는 가구가 아니라 고가구의 선을 따라가더라도 그것을 모던하게 해석하고, 나무지만 현대생활에도 잘 어울리는 디자인을 추구한다. 가구는 아름답고 실용적이어야 한다. 둘 중에 한 가지 요소가 빠지면 안 된다. 예술성을 갖춘 실용적인 가구여야 한다.

최근 우드슬랩 테이블의 판매 경쟁이 심하다. 가장 인기 있거나 많이 나가는 품목은
아무래도 우드슬랩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은 서랍장이다. 스툴, 테이블, 책장 등도 많이 나간다. 특히 우리는 우드슬랩 철재 다리까지 직접 제작한다. 마감을 오일 베이스로 하는 가구다 보니 그것을 만드는 사람에게도, 가구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도 모두 좋은 가구가 된다.

 

친환경에다 오랜 기간 건조하고 정성을 다해 만든 가구라서 가격이 비쌀 것 같다.
그렇지 않다. 우리는 좋은 소재를 사용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힘든 과정이지만 원자재를 직수입하고 직영공장에서 생산한 가구를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해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이고 이것을 좋은 소재로 돌려주는 선순환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좋은 가구는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제조 기술도 따라줘야 하지 않을까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를 테면 목재 건조기술도 나만의 방식으로 개발해 특허를 냈다. 세계 어느 회사도 하지 않는 것을 나는 늘 시도하고, 실패하고, 또 시도한다. 제품을 하나 새로 만들려면 그것을 만들기 위해 기계를 개발한다. 그래야 생산성을 높이고, 원하는 품질의 제품을 얻을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남들이 하지 못하는 영역에 도전한다. 좋은 가구는 기술에서 나온다.

 

고객 확대, 마케팅 전략은
끊임없이 트렌드를 읽어야 한다. 그래서 지난 4월에 밀라노 가구 전시회에도 다녀왔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새로운 가구 형태 등 트렌드를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매년 박람회에 다녀온다.

 

회사를 운영해 오면서 어려웠던 점은
많았다. 그 중 자금이 가장 어렵다. 판매해서 수익이 나오면 계속 나무를 수입하고, 제품 개발에 재투자하니까 늘 자금이 늘 부족하다. 하지만 재투자 없이 또 다른 수익을 기대할 수 없고, 어렵지만 새로운 것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니 또한 그것이 즐거움이기도 하다.

 

가구, 목재에 대한 대표님만의 생각이 있다면
우리처럼 10인 미만의 기업체들은 반드시 오너가 모든 것을 다할 줄 알아야 한다. 기능적인 면, 노하우, 고객관리와 응대, 영업까지 총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반 영업은 물건을 팔면 되지만 우리는 내가 디자인해서 직접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 이런 회사들이 많다. 이태리나 독일의 가구회사들은 직원 10명 남짓의 규모가 많다. 대물림해서 만드는 가구, 친환경 가구를 만든다. 우리나라 가구회사들도 수입에 의존하지 말고 기술개발해서 대물림할 수 있는 가구를 만들어야 한다. 남이 만들어 놓은 가구를 수입해 판매하는 것은 장사일 뿐이다. 장인이 아니다. 내가 추구하는 것은 진정한 가구 장인으로서 예술성이 가미된 실용적인 가구를 만드는 것이다.

 

올해의 목표는
얼마 전 한국문예진흥원에서 주최하는 서울 아트페어에 초대를 받아 테이블과 스툴 등의 작품을 제출했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예술성 있는 작품 활동을 다시 시작해 볼 생각이다. 이 사업을 시작한 초창기에는 상업적인 면보다 예술성 높는 가구를 만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사업을 하다 보니 상업적으로 흘러갔다. 직원들을 먹여 살리고 회사를 운영하려다 보니 나도 모르게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을까? 그런데 최근에 와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반성을 하게 됐다. 그래서 예술 활동으로서의 가구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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