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스 MALAS, “들어갈 데 딱 들어가면 최고의 나무”
말라스 MALAS, “들어갈 데 딱 들어가면 최고의 나무”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9.05.09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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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취재 | 현장에서 듣는 목재상식_남양재④
말라스 원목.

[나무신문] 목재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목재정보에 대한 갈증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나무신문은 2주에 한 번씩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시선으로 현장으로 달려가서 직접 묻고 답을 듣는 코너를 마련했다. 그 첫 순서로 최근 조경재 시장에서 각광 받고 있는 남양재를 알아본다. 앞으로 남양재에 대한 기자의 개떡 같은 질문에 찰떡같이 답해 줄 조광목재 조광덕 사장은 남양재 전문 제재소에서 40년 넘게 톱밥과 대패밥을 먹고 있는 베테랑이다. 글의 재미를 위해 인터뷰 내용을 극화했음을 밝힌다. <편집자 주>


말라스 제재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조광덕 사장.

이번에는 어떤 나무인가요.
말라스나 한 번 해볼까. 말라스야 뭐 다들 아는 나무지. 가장 많이 쓰는 나무잖아. 조경재 하는 사람이라면 100% 알고 있는 나무야.

어느 정도나 많이 쓰는데요.
조경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 못 잡아도 50%는 넘지 않을까? 가장 대중성이 있는 수종이지.

이유가 뭔가요.
가격대비 가성비가 좋은 거지. 남양재 데크재 중에서는 가장 저가에 속해.

단점도 많겠네요.
강도는 그럭저럭 괜찮은데, 갈라짐이 좀 있어. 

갈라짐이 많으면(아무리 가격이 싸더라도) 목재로서는 치명적인 단점 아닌가요. 
자연건조를 충분히 시켜주면 잡을 수 있어. 다른 나무들은 보통 15일 정도 하는데, 이 나무는 20일 이상은 해줘야 해. 그리고 가공치수를 충분히 줘서 제재해야 해.

가공치수가 뭔데요.
가공치수를 몰라? 도대체 아는 게 뭐야. 무식이 가히 가공할 수준이구만, 쯔쯧. 목재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원목을 우선 제재하고 건조해야 하잖아. 그런데 폭 10센티 제품을 만드는데 제재를 10센티로 하면 되겠어, 안 되겠어. 

말라스 데크재.

10센티라고 하니까 꼭 욕하시는 것 같아요.
(무시하며) 나무는 건조되면서 수축하게 돼 있어. 또 대패도 해야 하고 샌딩 작업도 해야 하잖아. 이렇게 가공하면서 날아가는 양을 대비해서 제재를 넉넉하게 하는 거야. 남양재 같은 경우에는 보통 5㎜를 가공치수로 하고 있는데, 말라스는 특히 남양재 중에서는 건조수축이 좀 있는 편이야. 그래서 이 5㎜ 가공치수를 철저하게 지켜야 해.

철저하게 안 지키는 사람도 있나보네요.
없다고는 말 못 하겠네. 그게 누구냐고는 묻지마. 말 못 해 줘.

말라스 원목.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데요.
완제품에서 정치수가 안 나오는 거지. 언뜻 보기에는 치수가 나오는 것 같아도 어느 한 귀퉁이 치수가 빠지는 경우가 생겨. 또 표면에 치수가 빠진 홈은 대패나 샌딩 작업도 안 돼. 이것을 감추는 방법이 있는데, 눈속임이야. 햇빛을 받거나 자세히 보면 얽은 모습이 드러나게 돼 있어. 아주 보기 싫지.

감추는 방법이 뭔데요.
(무시한다.)

(포기하고) 말라스에 다른 문제는 없나요.
물빠짐도 있어. 그래서 대리석 같은 돌 위에 설치하면 안 돼. 돌에 얼룩이 번지거든. 실내에 설치하는 것이라면 물빠짐 걱정은 안 해도 돼. 그런데 실내는 수축이 더 심할 수 있기 때문에 KD(인공건조)를 꼭 하는 게 좋아.

단점도 많고 조심해야 할 것도 많은 나무네요.
물 값 내고 꿀물 먹으려고 하면 안 되지. 남양재 중에서 MLH(여러 가지 수종이 섞인 나무, 흔히 잡목이라고도 함) 다음으로 싼 나무야. 다른 나무하고 비교하면 안 된다는 얘기야. 가격으로 치면 절반밖에 안 돼. 이페하고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야. 

그리고, 비싼 이페라고 아무 곳에서나 다 좋은 나무가 아니야. 나무마다 다 쓸 자리가 따로 있는 있어. 말라스도 우리 같은 사람이 가공치수 제대로 주고 건조 잘하고 만들어서 들어갈 자리에 딱 들어가면, 그게 최고의 나무야.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쓰기 시작했나요.
파푸아뉴기니에서 생산되는데, 조경재에 쓰기 시작한 것은 IMF 이후부터야. 그 전에는 컨테이너 바닥에 들어가는 합판재로 주로 쓰였지. 중국에서는 지금도 이 용도로 많이 쓰고 있어. 강도와 탄력성, 가격, 색상이 괜찮은 나무야. 인도네시아에서도 생산되는데, 거기서는 모말라(Momals)라고 불러. 모말라는 경이 좀 작지.

색상은요.
제재할 때는 옐로우 계열인데 햇볕을 보고 마르면서 재색 계열로 변하는데, 실내에서는  색상변화가 덜해.

수급에는 문제가 없나요.
현재로서는 물량확보 면에서 가장 무난한 수종이라고 봐야지. 우리처럼 원목으로 들여와서 가공하면 폭 300㎜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고. 두께와 길이도 원하는 대로 맞춰줄 수 있지.

네, 이제 사진 좀 찍겠습니다.
그놈의 사진 좀 그만 찍을 수 없나.(짜증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