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혼자서 다시 한 번 더 방문 할 생각이다”
“조만간 혼자서 다시 한 번 더 방문 할 생각이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9.04.09 11: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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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나무신문 주관 일본 목재산업 투어 in FUKUOKA
원목시장, 제재소, 프리컷 공장, 가구공장, 건축자재 판매점, 모델하우스, 대형 목구조건축 시공사 등 방문

[나무신문] 나무신문 주관 일본 목재산업 투어가 3월25일부터 27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목재산업 투어는 일본의 목재 전문 유통업체 하노쇼텐(대표 츄토무 하노)의 도움으로 중목구조 프리컷 공장, 우드슬랩 가공 공장, 단독주택 모델하우스 단지, 목재 및 건축자재 판매장, 원목시장, 히노끼 재재소, 스기 제재소, 대형 목구조건축물 생산·시공사 등을 일괄하는 프로그램으로 짜여졌다.

하노쇼텐 츄토무 하노 대표.

투어에는 (주)서일특수목재 강종섭 대표, 닥트앤케이엠알오(주) 구도회 대표, (주)서원목재 김탁현 전무, 국산목재협동조합 김형덕 이사, (주)하우웰건설 박시영 대표·류문수 이사, (주)현대제재소 박철민 실장, (주)리더스건축 송용욱 대표, 태원목재(주) 엄기성 이사, (주)성애 임혁순 대표 등이 참석했다. 통역은 하노쇼텐 함영철 주임이 맡았다.

 

 


와이테크 프리컷 후쿠오카 공장 http://ytech-precut.jp

일본식 중목구조 프리컷 자재 생산공장으로, 야마에 히사노 그룹의 주택자재부분 계열사다. 주로 사용하는 목재는 일본산 스기(삼나무)와 히노끼(편백나무)와 더글라스퍼 등 북미산 수입목이다. 수입목은 주로 빔(보)에 사용되고 있으며, 그밖의 부재는 주로 일본산 나무가 쓰이고 있다.

공장 가동은 2교대 근무로 하루 16시간 정도이며, 하루에 10채 정도의 주택자재를 생산하고 있다. 현장에 투입되는 생산인력은 4명. 토요일은 격주 휴무를 실시하고 있다. 

후쿠오카를 비롯해 가고시마, 사츠마 등 3곳에 프리컷 공장이 가동 중인데, 가고시마 공장은 후쿠오카의 약 4배 크기다.

 

큐메이쿄(九銘協) http://www.kyumeik.co.jp

테이블재 및 화실(다다미방)에 쓰이는 재료를 가공, 판매하고 있다. 반제품과 완제품, 주문생산품을 모두 취급하고 있다.

옛 이름은 큐슈명목협동조합(九州銘木協同組合). 명목이란 히노키, 스기 외에 비싸고 진귀한 나무를 일컫는 말이다. 보유하고 있는 주요 수종으로는 히노끼, 스기, 부빙가, 소나무류, 느티나무, 메이플 등 전세계 40여 수종이다. 일본산 수종으로는 히노끼, 스기, 벚나무, 느티나무, 캄포, 단풍나무, 칠엽수 등 10여 가지다.

이곳 테이블재의 특징은 3~5년 정도의 자연건조 과정을 거친다는 점이다. 인공건조는 비용이 많이 들어서 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오래된 주택을 허물었을 때 나온 보의 곡선을 그대로 살린 집성 테이블이 눈길을 끌었다. 가공기간은 2주 정도 소요됐다. 또 일본산 느티나무 원목 테이블 가격은 우리나라 돈 1000만원 정도로 고가에 속한다.

 

주택전시장 HIT

이 회사는 후쿠오카 근방에 4곳의 주택전시장을 운영 중이다. 부지를 조성하면 각 목조주택 시공사에서 일정 면적을 임대해서 모델하우스를 짓고 B to C 영업을 하는 형식을 띄고 있다.

이번에 방문한 HIT 오노조지점은 25개의 시공사가 일본식 중목구조, 경골목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등 총 35채의 모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평당 시공가격은 300만원대부터 1000만원 이상까지 다양하며, 규격화된 모델은 아니고 소비자의 취향이나 현장 상황에 따라 설계변경이 있어야 한다. 주말에는 관람객들로 매우 분빈다는 게 전시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야스나리 공무점(安成工務店) 모델하우스는 일본식 다다미방과 서양식 거실 및 침실 등을 고루 갖춘 2층 일본식 중목구조 주택이다. 오크나 월넛 등 고급 수입목재와 함께 히노끼, 스기, 느티나무 등 일본 목재들도 다양하게 사용됐는데, 견본주택이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많은 마감자재를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또 단열시공과 열회수환기 시스템도 강조되고 있었으며, 벽 속으로 완전히 숨으며 열리는 4미터 크기의 아일랜드 산 거실창 등 시스템창호에 대한 신경도 눈에 들어왔다. 약 63평 정도의 규모이며, 모델하우스의 평당 시공비는 1000만원 이상이다.

 

텐파이이찌바  www.hanosyoten.com/

하노쇼텐이 운영하는 목재, 건자재 시장이다. 제재소 및 목재제품 생산공장과 협약을 맺어 건축회사 및 목공 관련 업체에 각종 제재목 및 건자재품 판매하고 있다.

하노쇼텐은 지난 1992년 설립된 목재 및 건자재 유통, 판매 전문회사다. 현재 약 300여 개의 제재소와 제휴해 목재 및 건자재를 위탁판매하고 있다. 또 원목 및 재제품을 한국과 중국, 대만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주요 취급 원목은 히노끼, 스기, 캄포(무스), 느티나무(케야키) 등이며, 재제품은 판재 및 각재 등이다. 아울러 중국에서 집성재와 바닥재를 수입해 일본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텐파이이찌바는 하노쇼텐이 후쿠오카에서 운영하고 있는 대형 목재제품 판매장이다. 주기적으로 원목이 아닌 가공제품 경매시장이 열릴 정도로 큰 규모와 다양한 제품을 상시 구비하고 있다. 하노쇼텐은 쿠마모토에서 이와 같은 종류의 키쿠스이이찌바를 운영하고 있다.

 

노가미제재소/곤도제재소

노가미제재소

노가미제재소는 스기 전문 제재소다. 주로 건축구조자재(기둥재)를 생산한다. 곤도제재소는 히노끼 전문 제재소로 역시 건축구조자재를 생산한다. 

단지 내에 원목시장과 제재소, 바이오매스 원료 생산공장, 목재단지 조합에서 운영하는 공동 건조장이 함께 있어서 사업이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곤도제재소

또 건조실 보일러는 히노끼 껍질을 태워서 가동되고 있는데, 이 보일러는 필요할 경우 전기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다. 스팀은 생산하고 있지 않다.

 

난부목재유통

원목시장인데, 약 80% 이상이 스기 원목이다. 주고객은 구조재를 생산하는 제재소와 합판회사다. 보름에 한 번 원목시장이 열리고 있으며, 원목은 길이나 직경, 등급별로 분류돼 경매에 붙여진다.

 

목구조시스템 www.mokukouzou.com

확장수지앵커공법을 사용한 학교나 유치원, 창고, 체육시설 등 대형 목구조건축물의 구조재 생산 및 시공 전문회사다. 

확장수지앵커공법은 목구조로 넓은 공간을 확보하는데 용이하면서도 철물을 노출하지 않는 게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또 건축 후에 철물의 풀림현상이 발생하지 않으며, 염해나, 결로, 부식에도 강하다. 그밖에도 철근콘크리트 구조에 비해 하중이 가벼워서 기초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일본 후쿠오카 = 서범석 기자


 

[3분 인터뷰]
“이번 일본 목재산업 투어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것은 무엇입니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가장 인상 깊게 본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공통 질문으로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산업투어 일정을 마무리하고 숙소로 복귀하는 버스 안에서 이뤄졌다. 순서는 버스의 맨 뒷자리에서 앞자리에 앉은 순이다. <편집자 주> (주)서일특수목재 강종섭 대표, 닥트앤케이엠알오(주) 구도회 대표, (주)서원목재 김탁현 전무, (주)하우웰건설 박시영 대표·류문수 본부장, (주)현대제재소 박철민 실장, (주)리더스건축 송용욱 대표, 태원목재(주) 엄기성 이사, (주)성애 임혁순 대표

박시영 (주)하우웰건설 대표

우리나라 목재산업보다 한층 발전된 목재산업의 비전을 보았다. 원목의 생산에서부터 가구, 인테리어, 목조주택에 이르는 목재의 사용 전반에 있어서 모두 우리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발전돼 있었다. 잘 준비되어 있었고, 효율적으로 실행되고 있었다. 부럽기만 하다. 우리도 이제 50년 후를 내다보고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류문수 (주)하우웰건설 이사

산림강국 일본이라는 말을 눈으로 실감할 수 있었던 일정이었다. 특히 사회 전반에 걸친 목조건축의 다양한 적용이 놀라웠다. 우리가 방문했던 제재소 등 공장들 대부분이 목구조로 지어져 있었으며, 학교나 체육관 등 공공시설들도 목조건축이 활발하게 지어지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그런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박철민 (주)현대제재소 실장

히노끼와 스기 제재공장이 가장 인상 깊었다. 원목의 선별부터 제재, 포장에 이르는 전 과정이 체계적인 공정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이러한 체계적인 공정은 비단 공장에서뿐만 아니라, 나무를 심고 가꾸어서 원목을 생산하는 시점부터 최종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아우르고 있었다. 

엄기성 태원목재(주) 이사

일본 목재시장과 목재산업의 크기가 우리와는 상대가 안 될 정도로 거대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이 원동력이 되어서 제재소는 규격화된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건실한 유통구조 또한 견인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거대한 시장이 육림에서부터 프리컷과 같은 가공기술 등 다방면의 발전을 이끄는 모태가 되고 있었다.

김형덕 국산목재협동조합 이사

일본 목재산업 시찰을 여러 번 다녀봤다. 다닐 때마다 느끼는 것은 눈만 높아지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다.(웃음) 자본력과 시장 규모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자체 등 정부에서 목재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우리도 정부지원이 확대돼야 한다.

김탁현 (주)서원목재 전무

우선 원목시장의 규모에 놀랐다. 나무들이 모두 통직하면서 품질에 따라 가격이 공정하게 매겨지고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또 모델하우스에서 본 목조주택은 고급자재를 사용해서 아주 편리하게 설계돼 있었다. 평당 1000만원 정도라고 했는데, 기꺼이 그런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목재산업 투어를 통해서 동종업계에 있는 사람들과의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어서 뜻 깊었다. 다음 기회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

임혁순 (주)성애 대표

제재와 프리컷 공장이 인상 깊게 남았다. 목재업에 투신한 지 13년 됐는데, 지금처럼 목재산업을 깊숙이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기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가구산업은 마감만 보면 되는 분야이기 때문인데, 원목에서부터 목재산업의 전 과정을 꼼꼼히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일본 목재산업은 서로 경쟁하기 보다는 공정한 네트워크 안에서 공생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나무신문이 가구 쪽에서도 이런 이벤트를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강종섭 (주)서일특수목재 대표

공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프리컷 공장을 보고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간다. 우리도 자동화라인을 통해서 공정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제재목을 수입해볼까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제약이 많았다. 그 중 가장 큰 요인은 길이의 문제인데, 우리나라가 규격이 특별한 것은 맞지만, 일본에서도 어느 정도는 우리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 우리의 산업 환경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실 현재로서는 일본산 목재를 수출할 곳이 한국 말고는 마땅히 없는 것도 사실 아닌가.

송용욱 (주)리더스건축 대표

나는 지금 북미식 경골목구조주택 시공을 하고 있는데, 일본식 중목구조주택에 관심이 있어서 이번 투어에 참여하게 됐다. 와서 느낀 것은 일본 목조주택 시장은 출발점인 원목 생산에서부터 목재가공에 이르기까지 시설이나 유통 시스템 등에서 너무너무 부러울 만큼 앞서 있다는 것이다. 이번 목재산업 투어가 원목과 제재 위주로 짜여 있어서 내부마감이나 외장재 등 목재 이외의 건축자재를 많이 볼 수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조만간 혼자서라도 모델하우스 단지를 다시 한 번 더 방문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