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쌀집 건물, 두 가구 위한 협소주택으로 재탄생
30년 쌀집 건물, 두 가구 위한 협소주택으로 재탄생
  • 황인수 기자
  • 승인 2019.03.27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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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동 다가구주택 ‘삼미재’
외관.<br>
외관.

[나무신문] 양평동 이면도로 삼거리. 쌀집 하나가 도로 한 모퉁이에 자리 잡고 있었다. 길이 좁지 않아서 그런지 쌀집은 한눈에 들어왔다. 

이곳에서 30여 년간 동네사람들에게 주 식재료인 쌀을 공급하면서, 그들의 벗이 되어 왔던 ‘삼성쌀집’은 이집 둘째 아들의 제안으로 철거되고, 그 자리에 모던하고 심플한 건축물로 다시 우뚝 섰다.

이 건축물의 이름은 ‘삼미재’. 더 이상 쌀집이 아닌, 부모와 아들 가족을 위한 보금자리로 다시 태어난 ‘삼미재’는 ‘삼성쌀집’에서 따온 이름으로 아들이 지었다.

30년이 넘는 세월을 동고동락하고, 성장해 왔던 쌀집을 철거되고, 새로운 다른 모습의 집이 지어질 거라는 기대에 가족들은 설레었고, 건축가인 나 역시 남다른 감회와 책임감을 느꼈다.


건축개요
대지위치 :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4가
대지면적 :  86.00제곱미터
건축면적 :  51.58제곱미터
연 면 적 : 172.79제곱미터
건 폐 율 : 59.98%
용 적 률 : 200.92%
용    도 : 다가구주택, 근린생활시설
구    조 : 철근콘크리트조  
규    모 : 지상 4층
주차대수 :  2대
설 계 팀 : 이경훈  
시    공 : 모이건축
사    진 : 오파드건축연구소
설계기간 : 2017.06 ~ 2017.10
시공기간 : 2018.02 ~ 2018.07

1층 평면도
2층 평면도

자재정보
외벽마감 : 지정색 벽돌타일(ADEX접착)
          적삼목 판재 / 본덱스오일스테인
지    붕 : 칼라강판
창호 : LG이중창호 및 시스템창호
내부벽체마감 : 거실 및 주방 - 친환경페인트
방 - 실크벽지
내부바닥마감 : 강마루(스타강마루)
내부계단마감 : 애쉬집성목 / 투명락카 2회
공용계단마감 : 시멘트몰탈 / 투명에폭시 코팅(2회)
주차장바닥마감 : 칼라크리트(지정색, 지정문양)
조명기구 : 공간조명 외
위생기구 : 대림바스
주방가구 : 제작가구


외관.

좁은 대지 최대한 넓게 이용
대지면적은 26평. 1층에 주차장과 수직이동을 위한 공용계단, 그리고 가능한 한 최대의 상가면적을 확보하기에 그리 여유 있는 공간이 아니었다. 최적의 방안은 계단의 폭을 최소화해, 좁은 대지 폭을 주차장과 계단으로 모두 활용하는 방법이었다. 그것은 2층과 3층의 두 가구(부모+아들가족)만을 위한 공용계단이었기에 가능했다.

1층에서 가까운 2층의 주거는 부모를 위한 가구로, 3층과 4층, 그리고 다락은 2자녀를 둔 아들 가족을 위한 가구로 계획했다.

1층 상가.
1층 상가.
1층 상가.

다락은 놀이터 테라스는 정원
아들가족을 위한 거실 및 주방은 다른 층에 비해 채광여건이 더 나은 4층에 배치했고, 침실은 3층에 두었다. 다락공간은 자녀들의 놀이터로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거실 앞에 위치한 테라스는 계절에 따라 야외로 연장된 식당 및 여유 공간으로서의 몫을 제공하며, 나무를 사랑하는 가족에게 작은 정원도 되어준다.

1층에서 2층으로 오르는 계단.
3층 가족실. 4층으로 가는 계단.
3층 가족실.
4층 거실.
4층 주방.
4층 테라스.
4층에서 다락방가는 계단.
계단.
1층에서 2층으로 오르는 계단.
다락방 놀이터.

1층의 상가에는 본 건물의 시공을 맡았던, 시공사 대표의 사무실로도 이용되고 있어서,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잘 조화된 구성을 지니게 되었다.

집은 새로 지어졌지만, ‘삼성쌀집’이 ‘삼미재’라는 이름으로 명맥을 유지하게 되어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건축주에게나 동네사람들에게도 오랫동안 같은 이름으로 인식되고, 기억될 수 있기를 바란다.

글 = 오문석
정리 = 황인수 기자 


건축가 소개 | 오문석 건축사, 오파드건축연구소(OpAD) 대표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삼정건축, 원일건축, 양진석건축연구소 등에서 실무를 쌓았으며, 2008년부터 현재까지 오파드건축연구소(OpAD)를 운영해오고 있다. 평소 협소한 규모의 주거형태에 대해 고민해오던 중에 진행했던 ‘과천 협소주택’을 통해, 2014년 ‘경향신문사 상반기 신지식 혁신인’에 선정된 바 있다. 주요작품으로는 명동 메트로호텔 리노베이션(2004년,2014년), (주)did벽지 진천공장(1, 2차), 과천 협소주택, 광주 원당리 보리네집, 길음동 해솔이네, 도림동 다가구주택 1+2, 상도동 쉐어하우스 우주인, 신수동 다가구주택 소유재, 정릉동 협소근생주택 이루가, 동소문동 오피스텔 더에이트, 양평 공흥리 듀크, 마천동 두세모 등이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작품으로는 미아동 근생주택, 등촌동 다가구주택, 수원 송죽동 근린생활시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