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두 개의 창이 있는 중목구조 주택, ‘정릉동 책 놀이집’
거대한 두 개의 창이 있는 중목구조 주택, ‘정릉동 책 놀이집’
  • 황인수 기자
  • 승인 2019.03.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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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집들로부터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배치된 Y자 형태의 큰 창. 청록색 외벽이 인상적이다.

[나무신문] 문헌정보학과 교수인 건축주와 함께 건축할 땅을 찾기 위해 대지 조건을 검토하고 몇 곳의 현장을 같이 돌아다녔다. 최종적으로 선정된 대지는 남북방향으로 한 개 층 높이의 경사를 가지고 있는, 정릉의 좁은 골목들 사이에 위치해 있었다. 이웃집들과 워낙 가깝게 붙어있어 거주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남쪽의 창을 일찍이 포기해야 했다. 골목들도 좁아서 최대한 이웃들에게 피해를 덜 주기 위해서는 목구조를 이용한 빠른 공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었다. 다행히 건축주가 목구조에 익숙한 경험이 있어 작업은 수월하게 진행됐으나, 주변 여건과 건축주의 요구사항 등을 반영해 세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했다. 하나는 ‘두 세대를 위한 하나의 집’ 그리고 ‘원룸 속의 독립된 공간’ 또 하나는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개방감 있는 큰 창’을 내는 것이었다.

외관. 남서쪽 Y자 창.

건축개요                                             
대지위치 : 서울시 성북구 정릉동
대지면적 : 83.29㎡ 
용    도 : 단독주택
층    수 : 지상3층
구    조 : 철근콘크리트 구조(1층) + 중목구조(2~3층)
건축면적 : 48.98㎡ 
연 면 적 : 122.71㎡ (1층 : 48.64㎡ / 2층 : 40.97㎡ / 3층 : 33.1㎡) 
건 폐 율 : 58.81%         
용 적 율 : 147.33%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9.77 m
설계감리 : (주)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  이재혁 +이주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혜화로3가길 17 1층
           T. 02_511_5854         E_mail. admobe@naver.com
스    텝 : 이재혁, 이주화, 석나래, 김현종, 황명철
시    공 : (주)수피아건축
전기·기계 설계 : 거산ENG 김기표 / 유영설비기술연구소 김성률
구조설계 : 서진구조+수피아건축
설계기간 : 2017. 11 ~ 2018. 3
공사기간 : 2018.  4 ~ 2018. 8
사    진 : 송정근(010-3775-6075)

자재정보                                                                                 
단 열  재 : 지붕, 외벽(2,3층)_글라스울 단열재 + 외벽(1층)_비드법단열재 
    + 기초하부, 1층 배면_압출법단열재
외부마감 : 벽_PAREX 외단열미장마감, T12 벽돌타일  
           지붕_ T0.5 칼라강판
           창호_NOUTIC PVC 시스템창호 + thk24 로이복층유리
                VELUX GPL+ thk24 로이복층유리
                이건 AL. 창호 + thk24 로이복층유리, thk27.76 접합로이복층유리
           데크_thk21 열처리목재(루나우드) 데크목
내부마감 : 바닥_thk8 동화자연마루, thk10 폴리싱타일 (450x900)
           벽+천장_벤자민무어 친환경수성페인트, thk9 적삼목 루바+투명 스테인
           계단재_thk30 애쉬집성목+투명 스테인
           타일_thk9 세라믹타일(300x300), thk9 무광 자기질타일(100x300, 100x100)
수전 및 위생도기 : 아메리칸스텐다드, 대림바스 및 건축주 직구      
주방가구 : 우림퍼니처
조    명 : 라이마스 팬던트등, 건축주 직구 
중    문 : 빌드매니아
방    문 : 영림도어
조 경  석 : 보도블럭(300x300), 백색 콩자갈

프라이버시 보장하는 두 개의 큰 창
경사면에 위치해 있어 1층은 콘크리트 구조로 계획했고 그 위에 두 개 층의 목구조가 얹어졌다. 목구조는 중목구조를 이용했고 마치 신발 끈을 묶듯 얼기설기 얽힌 구조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구조가 내부에 드러나도록 했다.

동쪽과 남서쪽을 향해 각각 거대한 두 개의 창을 냈다. 주변 집들로부터의 시선의 방향을 고려해 배치된 것으로 외부에서 강한 인상을 주는 한편, 내부에서는 스펙터클한 경관을 만들어 준다. 특히 남서쪽의 창은 거대한 Y자 모양으로 국민대학교 방향으로의 시원한 경관을 만들어주고 목구조의 구조미를 안팎으로 드러내 준다. 

2층 가족실 전경. 피아노, 컴퓨터 책상, TV와 음향 시스템 등이 이곳에 배치돼 있다.
2층에서 3층 올라가는 계단실 옆 공간
3층 다락을 올려다본 모습.
3층 건축주의 서재로 사용되는 안방 다락

 

두 세대를 위한 하나의 집
하나의 단독주택이지만 1층의 공간은 별도의 세대가 거주할 수 있도록 꾸몄다. 즉 1층은 장성한 아들의 공간이자 앞으로 출가한다면 이곳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할 수도 있다. 

1층 원룸 전경.

집의 크기에 비해 책이 너무 많아서 수납은 현관주변의 공간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현관에는 신발장을 시작으로 1층의 보일러와 전기 분배기, 욕실까지 이어지는 공간이 모두 수납장이다. 2층도 마찬가지로 보일러를 포함한 크고 작은 수납공간들이 계단참의 바닥 수납공간까지 이어진다. 이어지는 책꽂이 형태의 ‘가족서가(家族書架)’는 2층의 거실에서 3층의 안방을 지나 다락까지 이어진다. 서가의 끝은 건축주의 작업실이다.

2층 주방과 그 뒤 실외로 바로 연결되는 문.
3층 자녀방에 낸 창. 외부가 아닌 실내를 향해 있어 재미를 더한다.

원룸 속의 독립된 공간
2, 3층의 공간은 남쪽 가족서가의 틈을 따라 서로 연결되어 있다. 결국 안방과 거실, 주방은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된 것인데 3층에 위치한 딸의 방은 마치 커다란 원룸에 속해있는 작은 우주와 같다. 작은 방이 두 개의 다락과 1개의 옷장, 그리고 하나의 침대로 구분되어있어 기차의 침대칸처럼 보인다. 

다양한 수납공간이 있는 1층 현관. 아래쪽은 1층 원룸의 문.
3층 침실에서 바라본 모습.

 


건축가 소개 | 이재혁 (주)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 대표
1967 서울 출생, 1994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주)공간종합 건축사사무소와 (주)케이씨 건축사사무소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주)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 대표다. 재미있는 공간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고 믿으며 ‘놀이터 같은 집’을 모토로 삼는 건축가다. 실제 서울시 명륜동에 자신의 집을 지어 ‘달 놀이집’이라 이름 붙여 살고 있으며 그곳에서 직주일체(職住一體)를 실천하고 있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시공공건축가로 활동하였고, 현재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이자 한국목조건축협회의 5-star품질인증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04년 신인건축가상, 2008년 올림픽프라자로 서울시건축상을 받았다. 2017년에는 우장산공원 힐링센타로 목조건축대전에서 특선을 수상하였다. 안양시 e빌, 하남시 ㄹ빌딩, 올림픽프라자 리모델링,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 및 전산원, 상하농원 체험목장, 우계 기념관, 우장산근린공원 힐링숲체험센타, 가회동청사 리모델링, 충신연극공유센터, 명륜동 달 놀이집 등 다수의 주택을 설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