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엽수류 주요 목재 -마지막회
침엽수류 주요 목재 -마지막회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9.03.22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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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목재를 둘러싼 여러가지 모험 80-3
노윤석 우드케어 이사
노윤석 우드케어 이사

 ◼  편백속(Chamaecyparis)

[나무신문] 전라도 장성의 유명한 편백나무숲이 있는데, 독림가인 고 임종국선생이 자기 일생을 다 바쳐 키운 숲이다. 현재는국립장성숲체원이라는 이름으로 관리되고 있다. 편백나무는 피톤치드라는 방향성 물질이 많이 나오는 나무로 알려져 있어, 치료효과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에서 자생하며 높이 40m, 직경 2m 가량 까지 자란다. 잎이 가는 침엽수라 냉대기후대에서 서식할 것 같지만 일본이 원산지이고 한반도 남부와 제주도에서 서식하는 온난대기후대 식물이다. 내한성이나 내염성은 약하나 내공해성은 강한 편이다.

편백나무는 일본어로 ‘히노끼’라고 부르며, 가구용 건축용 목재로 널리 사용된다. 내수성, 내구성, 항균성이 우수하며 특유의 복숭아색을 띈다. 특히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목재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인 나라의 호류지도 히노끼로 세워진 것. 목재의 표면이 매끄럽고 향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니스나 페인트칠하지 않고 원목 그대로의 형태로 가구를 만들어 사용한다. 오히려 니스칠되어 있는 것은 편백나무가 아니라 다른 나무를 속여 팔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한다. 편백나무로 욕조를 만든 히노끼탕도 있다 향이 좋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히노끼 바람이 불고 있는데, 일부 업체는 MDF 나 다른 나무에 편백나무를 얇게 썰어 접착제로 붙혀서 만든 정말 ‘무늬만 편백나무’를 사용한 제품을 팔기도 한다. 그래서 사우나나 공공시설엔 편백나무 목재를 사용하여 내부 벽을 만들기도 한다. 일부에서 동남아산 혹은 히말라야산 히노끼라고 팔기도 하는데 그 것은 정확히 말해 편백이 아닌 유사수종으로 특유의 편백향이 없으며 색이 칙칙해 육안으로도 쉽게 구별된다. 심한 경우 그런 유사수종은 눈이 따갑거나 자극적인 냄새가 나기도 하므로 구입시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

이 편백나무와 아래에서 언급하는 삼나무를 볼 땐 일본의 임업이 생각난다. 일본은 십 여 년 전만 해도 세계1~2위를 다투는 목재수입국이었다. 근데 이젠 목재수출국이 되었다. 여기에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대규모로 조림된 이 편백나무가 가장 큰 기여를 했다. 산림은 울창해 졌지만, 경제적인 가치가 없어 국내 목재수요를 충당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산림을 보았을 때 반면교사로 삼고자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러한 일본 산림의 단점도 있다. 일본의 편백나무 단순림 조림은 산림생태계의 단순화를 가져와 산림생물다양성을 훼손하였고, 최근에는 편백나무에서 나오는 꽃가루로 인한 주민의 건강의 피해도 계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그리고 단순림으로 인한 산사태, 토석류 등의 피해도 무시 못할 수준에 있다. 돈이 되는 임업을 위한 경제림 조성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다른 산림의 가치(생물다양성, 생태계 안정성 그리고 산림재해 예방)의 유지 증진도 중요하다는 것을 일본을 사례를 통해서 깨달아야 한다.

 ◼  삼나무속(Cryptomeria)

Cryptomeria japonica로서 이 속에는 이 종만 존재한다. 일본에서 흔히 스기(sugi, 杉), 영문명으로는 Japanese sugi pine 혹은 Japanese red-cedar라고 불린다. 목재의 향기가 매우 강하며, 기후와 병충해에 대한 저항성이 있으며, 재질의 부드러우나, 목재의 밀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강도가 강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국내에서도 많이 알려져 있는 오비스기(おびすぎ, 飫肥杉) 도 이 속에 속하는 수종으로 일본 의 규슈 지방 , 미야자키 현 남동부의 니치 난시 부근에서 조림된 삼나무 종류를 말한다. 에도 시대부터 조림이 되어 4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수지를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흡수성이 낮고, 가볍고 강도가 높은 것으로부터 조선 용으로 활발하게 이용되었다. 일반적인 삼나무에 비해 성장은 빠르지 만, 조선 용으로는 줄기를 굵게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벌채까지 50~70년 정도를 키운 후 벌채를 하기도 하였다. 미야자키현의 현목이기도 하다.

삼나무가 임진왜란에서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대첩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도 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일본군은 임진왜란을 준비하면서 당시 구하기 쉬운 이 삼나무에 철못을 사용하여 연결하여 전함을 제조하였는데, 삼나무가 흡수성이 낮아 조선용으로 좋은 나무이긴 하지만, 강도가 약하여 대포를 제대로 설치할 수 없었고, 그나마 철못으로 연결한 부분이 긴 항해기간 중에 녹이 슬어 충격에 약했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의 수군은 주로 소나무류와 그 부재를 이용하여 나무못을 만들어 연결하여, 강도도 강하고, 연결도 튼튼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이순신장군의 승전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잘 가늠이 되지는 않지만, 어쨌든 삼나무가 우리나라에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 아닐까? 그 당시 일본에 소나무가 풍부했다면 임진왜란은 어땠을까?

 ◼  넓은잎삼나무속(Cunninghamia)

 중국 남부와 베트남과 라오스의 북부 그리고 일부 캄보디아에서 까지 자라고 있으며, 수고가 50m 까지 자라는 교목이다. 속명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나, 때로는 China-Fir(중국전나무)로 알려져 있으나, 전나무와는 관련이 없다. 향기도 강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내구성을 가진 목재를 생산하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목재로 사용되어 왔으며, 관(Coffin)이나 사찰건축과 같이 향이 필요한 곳에 자주 사용되곤 한다.

 ◼  실측백나무속(Cupressus)

상업적으로 사이프러스로 통용되는 종류로 사이프러스라는 이름은 로마전설로 실수로 자기의 수사슴을 죽인 것을 슬퍼한 젊은이를 말하며 신들은 그를 사이프러스 나무로 변신시켰다고 한다.

여기에는 흔히 Yellow cedar라고 알려진 Cupressus nootkatensis가 경제적으로 중요한 수종이다. 누트카 시다 혹은 사이프러스로 불리우는 이 수종은 재색이 일정하고, 재질도 좋아 시다류 목재 중에서도 가장 고급으로 취급받고 있다. 이 수종을 제외하고는 이 수종의 나무들은 주로 정원수나 조경수로 사용된다,

 ◼  포키에니아속(Fokienia)

유전적으로 Fokienia는 Chamaecyparis와 Calocedrus 의 속의 중간이라고 볼 수 있으며Fokienia hodginsii 한 종만이 현존하고 있다. 중국 남동부 지방(Zhejiang , Guizhou , Yunnan 및 Fujian 지역)에서 북부 베트남(Ha Bac , Hà Giang , Hà Tĩnh , Hòa Bình , Săn La , Nghệ An , Lào Cai , Lai Châu , Thanh Hóa , Tuyên Quang , Yên Bái 및 Vĩnh Phú), 서부 중부 베트남(Đắk Lắk , Gia Lai , Lâm Đồng), 그리고 라오스 서북부 지역에 자생하고 있으며, 독특한 아로마와 탁월한 밀도 때문에 귀중한 목재로 간주된다. 고대히노끼, 만요히노끼 혹은 라오스히노끼로 불리우고 있으나, 역시 히노끼하고는 관련이 없는 종이다. 영문으로는 중국 복건성에 많이 자라서 그런지 Fujian Cypress로 불리우고 있다. 현재 멸종위기에 있는 종으로 가급적이면 이 나무는 목재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  노간주나무속(Juniperus)

향나무가 속한 속이다. 우리에게는 노간주나무라는 이름보다는 향나무가 더 익숙하지만, 어쨌든 이 속을 대표하는 이름은 노간주나무이다. 노간주나무는 그 열매를 가지고 우리가 아는 주류의 일종인 드라이진을 만드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 밖에 우리나라에 자라고 있는 향나무 (Juniperus chinensis)는 목재로 사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고 대부분 조경수로 거래되고 있다. 일부 조경용으로 키운 향나무의 경우 시가가 몇 억을 호가하는데, 이를 단순 목재가치로만 환산한다면 백만원도 채 안될 것이다.

북미에서 자라는 이 속의 나무들 중 이스턴 레드시다(Eastern Red Cedar, Juniperus virginiana)가 경제적으로 중요한 수종이다. 향기가 좋고, 내구, 내후, 내충성이 매우 뛰어나 각종 건축재나 마루재 등으로 사용된다. 이 나무도 향나무속이지만 시다로 불리 우는 나무이다. 연필을 만드는데에도 적합하여 연필향나무(Pencil cedar)라 불리기도 한다.

 ◼  메타세쿼이아속 (Metasequoia)

측백나무과의 나무로 메타세쿼이아속 중 유일하게 생존하고 있는 종이다. 수삼(水杉)나무, 메타세쿼이어라고도 부른다. 중국 쓰촨성, 후베이성이 원산지로, 성장이 빨라 가로수로 널리 심는다. 하지만 야생에 존재하고 있는 개체는 5000그루에 불과하며, 이에 따라 특별 보호되고 있다. 전 세계의 모든 메타세쿼이아는 최초로 살아있는 채로 발견되었던 단 한 그루의 메타세쿼이아에서 퍼진 나무다. 무슨 복잡한 유전자 복제 기술 같은 게 들어갔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쉽게 말해 꺾꽂이 했단 이야기. 따라서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메타세쿼이아는 거의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개체라고 보면 된다. 중국에서 메타세쿼이아가 발견되기 전까지 메타세쿼이아는 화석으로만 발견된 생물이었기에, 사람들은 당연히 멸종된 고대의 나무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메타세콰이어의 목재는 세콰이어속과 거삼나무속의 나무와 함께 Redwood라고 불리우나, 일반적으로 레드우드는 세콰이어속의 목재를 말한다. 영어로는 메타세콰이어가 Dawn Redwood, 세콰이어가 Coast Redwood, 그리고 거삼나무는 Giant Sequire(Redwood)라고 불리 운다.

 ◼  측백나무속(Platycladus)

측백나무속(학명: Platycladus)의 유일한 종이다. 중국 북부가 원산지로, 한국, 일본, 인도, 이란 등 다양한 아시아 지역에서 자생한다. 본래 Thuja라는 속이었고 이 속이 곧 측백나무속이었는데, 이 속과 상이한 점 때문에 플래티클라두스속(Platycladus)으로 따로 분리되었고, 현재는 이 쪽을 측백나무속으로 칭한다. 학계에서는 현재 원래 있던 측백나무속인 Thuja를 한국 특산종인 눈측백(Thuja koraiensis)의 이름을 따 눈측백속으로 바꿔서 부른다.

 우리나라의 경우 목재로서의 이용보다는 묘지근처에 심거나, 관상수나 정원수로 주로 이용되는데, 예로부터 신선이 되는 나무로 귀하게 대접받아 왔으며, 흔히 송백은 소나무를 백수의 으뜸으로 삼아 ‘공(公)’이고 측백나무는 ‘백(伯)’이라 하여 소나무 다음 가는 작위로 비유됐다. 그래서 주나라 때는 군주의 능에는 소나무를 심고 그 다음에 해당되는 왕족의 묘지에는 측백나무를 심었다. 측백나무에는 무덤 속 시신에 생기는 벌레를 죽이는 힘이 있는데, 좋은 묘 자리에서는 벌레가 안 생기지만 나쁜 자리는 진딧물 모양의 염라충이라는 벌레가 생기므로 이걸 없애려고 측백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  세쿼이아속(Sequoia)

세쿼이아 또는 레드우드, 미국삼나무(美國杉-)는 소나무목 측백나무과의 나무이다. 현재 한 종만 생존하고 있으며, 그 학명은 Sequoia sempervirens이다. 미국과 뉴질랜드가 원산이며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이다. 현재 세쿼이아속에 속한 식물들 가운데 유일하게 현존하는 종이다. 세쿼이아 목재는 단단하고 재질이 좋아 가구재 등으로 사용되었다. 부피가 크기 때문에 거목 하나만으로 2천개의 탁자를 만들 수 있다. 불에 타지 않는 성질과 썩지도 않는 장점이 있어 미국에서는 목책으로 쓰인다.

우리가 특이한 나무로 흔히 사진으로 보았던 나무에 터널을 뚫어 차들이 지나가는 나무가 바로 이 나무들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일반적으로 레드우드라는 목재는 원래 이 세콰이어속의 나무를 일컷는 말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드우드란 이름은 목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이름이기도 하다. 재색이 붉은 빛을 띠는 나무들을 거의 레드우드라고 부르고 있다. 일례로 레드파인(구주소나무), 더글라스퍼, 적삼목 같은 나무들도 지역에 따라서는 레드우드라고 부르고 있다.

 ◼  거삼나무속(Sequoiadendron)

거상나무(Sequoiadendron giganteum)속의 유일한 수종으로, Giant Sequire(Redwood)라고 불리우면 재질은 레드우드와 비슷하나 공급이 많지 않아 경제적으로 중요한 수종은 아니다.

 ◼  낙우송속(Taxodium)

위에서 언급한 메타세콰이어와 모양과 형태가 비슷해 많이 헷갈려하는 종류이다. 겉모습만 보아서는 거의 같은 종류이나, 엄연히 다른 나무이다. 두 가지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데 첫째, 낙우송의 솔방울은 열매 자루가 없이 가지에 바짝 붙고, 메타세콰이어 솔방울은 긴 자루에 매달린다. 둘째, 낙우송의 잎가지는 어긋나게 붙고, 메타세콰이어의 잎가지는 2개가 서로 마주보고 붙어 있다. 그리고 낙우송의 경우 땅 위로 공기뿌리를 내밀고 숨을 쉬기 때문에 나무 주변에 이상한 형태의 돌기들이 있으면 낙우송이다.

목재는 bald cypress 혹은 그냥 cypress로 불리우며 상업적인 목재 수확량 면에서 매우 우수하다. 일부 개체의 경우 1000 m³/㏊ 이라는 놀라운 수확량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일부 조사에 따르면 이 낙우송 숲은 세계에서 가장 생산적인 생태계중의 하나라고도 한다.

 ◼  눈측백속(Thuja)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원래 Thuja라는 속명이 측백나무속으로 불리어왔으나, 최근 분류학상으로 측백나무속과 분리하여 한국 특산종인 눈측백을 따라 눈측백속으로 명명하였다.

이 속에서 경제적으로 중요한 수종은 흔히 적삼목으로 불리우는 Western Red Cedar (Thuja plicata)이다. 이 수종은 미국의 알라스카부터 태평양 연안을 따라서 캐나다와 미국에 걸쳐 자라는 나무이다. 북미지역에서 더글라스퍼와 웨스턴햄록 그리고 이 적삼목의 혼효하며 자라고 있는 숲이 가장 넓게 퍼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적삼목과 비슷하지만 재색이 더 백색에 가까운 Northern White(Thuja occidentalis)도 경제적으로 중요한 수종이다. 적삼목의 시장가격은 그 지역에 같이 자라고 있는 다른 나무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에, 캐나다에서 산림조사를 하는 전문인력들은 주로 헬기를 타고 이동하며, 벌채할 지역을 고르는데, 이때 이 적삼목이 많은 산림을 구별해 낼 수 있는 실력을 가진 사람이 높은 연봉을 받는다고 한다.

이 밖에도 측백나무과에는 아트로탁시스속(Athrotaxis), 칠레삼나무속(Austrocedrus), 칼리트리스속 (Callitris), 나한백속 (Thujopsis) 등의 기타 다른 속들이 있으나 경제적으로 중요한 수종은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