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다섯 개 森林, 나무가 좋아 회사 이름도 삼림
나무가 다섯 개 森林, 나무가 좋아 회사 이름도 삼림
  • 황인수 기자
  • 승인 2019.03.08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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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삼림상사 김원석 대표

[나무신문] 삼림상사는 1999년 삼림산업으로 설립해 뉴송과 미송을 비롯 유럽으로부터 원목을 수입해 국내 시장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당시 뉴송을 수입하던 업체들은 몇 군데 없었고 활발한 사업 전개로 삼림산업은 호황을 구가했다. 그러나 이후 여러 가지 이유로 휴지기를 가져야 했고, 3년 전 이곳 인천시 서구 백석동에 공장을 신축, 삼림상사로 상호를 변경하고 원목이 아닌 우드슬랩을 판매하면서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 1월 공장 2층에 우드슬랩 전시장을 오픈하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원석 대표로부터 삼림상사의 근황과 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삼림상사의 성장 과정이 궁금하다
1999년 설립 이후 연매출이 180억원에 이를 정도로 활발한 사업을 전개했다. 그러나 이후 경기가 안 좋아져 조금씩 매출이 축소되기 시작했다. 소송을 수입하고, 카송과 독일, 유럽 스프러스까지 수입했으나 마진을 남기기가 어려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두 차례 부도를 맞게 되고 세월호 참사 이후 관공서 일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해 큰 손해를 보고 재고정리를 해야 했다. 좀 쉬어보는 것도 방법이라 생각해 3년 정도 휴지기를 가졌다. 그리고 2017년 다시 시작하기로 하고 이곳에 공장을 지었고, 우드슬랩 테이블을 수입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목재분야에 입문하게 된 동기는
이모부가 목재회사를 운영했고, 아버지 또한 목재업계에 오랫동안 몸담아 오셨다. 1996년 아버지는 삼림목재를 비롯해 송림동과 석남동, 검단에 세 개의 제재소를 운영하고 계셨고 나는 미국 유학 중이었다. 잠깐 귀국해서 그 중 한 회사의 일을 돕기로 했으나 그게 3년이 걸렸다. 그래서 목재쪽과 인연을 맺게 됐고, 제재보다는 유통과 무역쪽에 가능성이 많을 것 같아 원목수입업을 하기로 하고 1999년 삼림산업을 설립했다. 그때 30대 중반이었는데 벌써 20년이 지났다.

우드슬랩을 선택한 이유는
처음 사업 시작 후 3~4년 동안 사업이 잘됐다. 당시 30~40군데 업체와 거래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거래처가 어려움에 처하면,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도와주곤 했는데 그것이 부도로 돌아왔다. 그땐 거의 어음으로 결제를 하던 때였다. 다시 사업을 재개하면서 원목이 아닌 우드슬랩을 선택한 이유는 대금을 현금으로 결제하기 때문이다. 부도 맞을 일이 없다.

공장이 꽤 넓다
대지 면적은 650평이고, 공장은 220평 정도 된다. 여기에 물류창고 110평을 더한 규모다. 1층을 공장으로 사용하고 2층 일부를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데 남는 공간이 너무 넓어 이곳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던 끝에 우드슬랩 전시장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전시장 전경.

그렇다면 현재 주력사업은
우드슬랩이다. 히노끼, 스기, 꼬우꼬, 레인트리 등 다양한 수종을 구비하고 있으며, 이 제품들은 일본, 아프리카, 인도네시아 등지로부터 수입해 오고 있다.  내장재로써 루바와 원목마루, 도마 등 소품 등 천연 목재 가공제품도 취급하고 있다. 지금은 우드슬랩 위주로 전시하고 있지만 한 달 후면 가구와 소품 등도 함께 전시할 계획이다.

제품 특징을 소개해 준다면
내장재로써 루바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건강을 많이 생각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을 고려해 우리는 히노끼 루바에 주력하고 있다. 우드슬랩 쪽으로는 타 회사들이 별로 갖고 있지 않은 히노끼 우드슬랩을 다량 보유하고 있고, 아프리카산, 인도네시아산 우드슬랩 등을 취급하면서 수입선을 넓혀가고 있다.

전시장 전경.
전시장 전경.

현지에서 직접 공수하나
현재까지는 대부분 수입전문 업체로부터 조달 받아 왔지만 앞으로는 직접 찾아가서 구매할 생각이다. 당장 내일 베트남에 갈 예정인데, 베트남에선 우드슬랩보다는 소품 중심의 제품을 들여올 계획이다. 히노끼가 주력이므로 히노끼 가구도 일본으로부터 수입할 계획이고, 가구는 TV에 많이 소개 됐던 공부방 등의 제품을 중점 공급할 예정이다.

최근에 들여온 제품은 어떤 것들이 있나
히노끼 우드슬랩과 루바 등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했다. 루바는 가정이나 사무실의 천장과 벽 등에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향기도 좋고 힐링이 되기 때문에 지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주문도 많이 받았다. 건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

전시장 전경.
전시장 전경.

건축시장에서 히노끼 제품은
신축건물에 많이 사용했으나 최근엔 리모델링에도 많이 사용된다. 현재 오더 받은 것은 모두 리모델링 공사에 납품될 예정이다. 우드슬랩은 완제품보다는 반제품으로 수입해서 우리가 가공한 후 판매한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사람에 대한 불신이 생길 때 가장 어려웠다. 처음 부도를 맞았을 때는 죽음을 생각하기도 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말 믿었던 사람한테 배신당했다는 그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외환위기 때 30억원 까먹고 연쇄부도 나서 25억 날렸다. 세월호 참사 이후 재고정리하면서 27억원 까먹었다. 돈 때문에도 힘들었지만 더 힘들었던 건 믿음에 대한 배신 때문이었다.

전시장 전경.

목재경기 어렵다고 하는데 실감하나
많이 절감하고 있다. 원목 수입상들 자체도 어렵고, 수입을 해 오면 마진이 남는 게 아니라 오히려 손해보고 판매하는 경우도 생긴다.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원목 수입량도 많이 줄었다.

우드슬랩 사업은 해볼만 한가
우드슬랩 사업을 하면서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우드슬랩 테이블만 널려져 있으면 식상하고 삭막하지만 그 위에 소품을 올려놓기도 하고 장식을 해 꾸미는 일에 재미가 들렸다.

우드슬랩과 어울리는 다양한 소품을 생각하고 의자 또는 다른 가구와의 매치, 컬러버레이션을 통해 하나의 세트로 구성해 판매하면 부가가치도 높아진다. 내가 즐기면서 하다 보니 재미가 있다.

전시장 전경.
전시장 전경.

매출목표와 관련 마케팅 전략이 있다면
공장을 지으면서 사업을 새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매출은 많지 않았다. 올해는 최소 10억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주변에서 지인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고, 현재 홈페이지를 구축 중에 있다. 수일 내에 완료되면 인터넷 소핑몰을 통해 판매도 할 계획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지인들과의 친분을 더욱 돈독히 해 나갈 생각이다. 지인들이 구매해 주고 또 주변에 소개해 주는 도움 또한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고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수종으로 특화해 나갈 방침이다. 

올해의 계획, 또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일은
올해는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갈 것이다. 너무 공격적이지 않게 조심스럽게 서서히 사업을 넓혀 나갈 생각이다.

장기적으로는 이동식 주택 사업에 도전해 보고 싶다. 공장 앞에 있는 1400평 규모의 땅이 우리 회사 소유다. 그 대지 위에 이동식 주택 쇼룸을 만들고자 한다.

힐링을 위한 집으로써 이동식 주택은 히노끼를 사용해 제작할 예정이다. 많은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이 사업 역시 우리만의 스타일로 특화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