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기 기자의 클로즈업 / 산림조합중앙회
유상기 기자의 클로즈업 / 산림조합중앙회
  • 유상기 기자
  • 승인 2007.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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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돌리기 좋은 계단 표시목

   
산림조합중앙회 건물 계단을 오르다 보면 낙엽송 계단표시목이 시선을 잡는다. 낙엽송인지 잣나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늬가 선명하고 붉은 빛이 감도는 게 국산 목재임에는 분명하다.

산림임업 관계 기관이나 기업에 가보면 이런 제품을 가끔 볼 수 있다. 목적이야 여러 가지겠지만, 국산 목재를 홍보하기 위해 또는 목재회사라는 이미지를 방문자에게 알리기 위해 소품들 하나도 신경 써서 설치하고 있는 것이겠다.

계단 표시목은 집성목인데, 흰색에서부터 검붉은 색까지 여러 가지 색이 서로 조화롭게 짜 맞춰져 나름 모양새가 난다. 계단을 한 칸씩 딛고 오르다 보면 당연히 저 목제품에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시멘트 벽면으로 가득 찬 계단을 숨가쁘게 ‘헉헉’ 대면서 오르는 와중에 저 나무 제품은 숨을 돌리기에 적합한 눈요기 감이기 때문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고단한 근육들이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나무는 이처럼 정서적으로도 많은 이로움이 있다. 나무가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대거 투입돼야 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즉 목재가 함유하고 있는 피톤치드와 같은 기능성 물질들처럼 자연과학적으로 규명할 수 있는 에너지 이외에 분명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는 시각적 에너지가 있는 것 같다.

숲이 주는 공익적 가치가 수치로 계산돼 나오기도 하지만 나무가 주는 정서적 기여도 언젠가 수치로 표시될 수 있지 않을까. 숨이 차는 계단의 표시목은 철물이나 플라스틱보다 이처럼 나무가 적합하다. 갑갑한 공간에서 해방감을 느끼고 싶다면 그 곳의 소품들을 나무로 바꿔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