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철도 연결은 목재산업에 정말 대박이다”
“남북철도 연결은 목재산업에 정말 대박이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9.01.0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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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송기간 줄어들고 항만비용 불필요…중국 러시아 유럽 목재제품 경쟁력 상승할 것

[나무신문] 남북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이 12월26일 개성 판문역에서 열리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가운데, 남북 철도연결은 우리 목재산업에도 ‘대박’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목재산업은 거의 대부분을 수입목에 의존하고 있는데, 현재는 전적으로 해양운송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철도가 연결될 경우 가까이는 중국에서부터 러시아, 유럽에 이르기까지 목재수입 루트에 일대 변혁이 전망되고 있다.

많게는 1/3까지 운송기간 단축이 예상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제품가격 안정화도 점쳐지고 있다. 

상트페테르스부르크 등 러시아 서부지역에서 자작나무합판을 수입하고 있는 코쎄스물류 관계자는 “현재는 스베자 자작합판 공장에서 철도운송으로 블라디보스톡까지 온 다음에 거기서 컨테이너화물 해상운송으로 인천항까지 들어오고 있다”며 “러시아 서부에서부터 해상운송을 이용할 경우 두 달 반에서 세 달 정도가 소요되는데, 블라디보스톡까지 철도운송을 이용하면 인천까지 한 달 정도로 줄어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만약 남북철도 연결로 블라디보스톡항 이용 없이 곧바로 내려온다면 한 달 안쪽으로 운송기간이 당겨질 것”이라며 “이렇게 된다면 수입업체로서는 운송비용은 물론 은행 유산스 운용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운송기간 단축과 함께 수입선 다변화도 예상된다.

중국에서 주로 집성목을 수입하고 있는 우드플러스 지철구 대표는 “현재는 운송수단 때문에 우리나라 서해안과 인접한 지역에서만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 윗쪽이라고 해봐야 중국 대련항 인근이 전부다”면서 “그러나 남북철도가 연결된다면 중국 북부지역으로의 수입선 다변화도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고 전망했다.

핀란드에서 루나우드를 수입하고 있는 삼익산업 김진호 상무는 “루나우드는 일단 독일까지 와서 해상운송을 이용해 한국까지 오는데, 두 달 반에서 세 달 정도가 걸린다. 이것이 남북철도를 이용해 곧바로 올수만 있다면 한마디로 ‘땡큐’다”며 “하루빨리 남북철도가 개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또 “남북철도가 유럽까지 연결되면 유럽산 목재의 경쟁력이 좋아질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경쟁력 또한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에서 메이플과 오크, 자작나무 후로링(플로어링 보드)을 수입하고 있는 청림목재후로링 박석배 대표는 “현재 상해, 연길, 심양 및 중국과 러시아 접경지역에서 제품을 수입하고 있는데, 운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제품가의 3% 정도다”며 “육상운송으로 전환될 경우 이 비중이 내려가면서 궁극적으로는 제품가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과 러시아, 유럽 등지에서 폭넓게 목재제품을 수입하고 있는 팀버마스타 김정균 대표는 “러시아 목재제품은 보통 지선을 이용해 시베리아 철도와 연결된 다음 블라디보스톡 등을 통해 한국에 들어오고 있으며, 유럽은 주로 함부르크에서 배를 띄워 스웨즈 운하를 통과하는 경로를 취하고 있다”면서 “남북철도가 연결될 경우 운송기간 단축과 해상운송에 따른 제반 비용 불필요와 같은 두 가지 장점만으로도 워낙 극명한 이익이 되기 때문에 나머지 단점들이 있다고 해도 모두 묻힐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또 “특히 지금 러시아 및 몽골과 접해 있는 중국 지역에 목재 가공 산업이 많이 발전해 있는 상황인데, 이들 제품들의 경쟁력 있는 국내 유입도 기대할 만하다”면서 “남북철도 연결은 우리 목재산업 입장에서는 정말 대박이다”고 평가했다.

스테인처럼 비교적 부피가 작은 목재 관련제품들의 잇점은 더한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 레머스사의 목재보존재 아이돌(Aidol) 제품군을 수입해 국내시장에 공급하고 있는 바우프로텍 김송현 대표는 “독일에서 해상운송으로 들여오는 데 보통 4주에서 6주 정도 소요되고 있다. 목재에 비해 부피가 작아서 정기선 예약이 수월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하지만 이것도 철도운송으로 바뀔 경우 획기적으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단적으로 북경에서 몽골을 거쳐서 모스크바에 이르는 여객 열차가 5박6일로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정세불안을 경계하는 목소리 또한 상존하는 게 현실이다.

중국 동북지역에서 단풍나무 후로링 등을 수입하고 있는 인터우드 이남희 대표는 “정치적 불안 리스크를 얼마나 확실하게 제거하느냐가 관건이다”며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남북철도가 아무리 싸고 편리하더라고 선뜻 이용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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