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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살아서는 국민, 죽어서는 산주를 위하여

연재 | 목재를 둘러싼 여러가지 모험 88 - (주)일림 노윤석 이사 황인수 기자l승인2018.10.12l수정2018.10.1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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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일림 노윤석 이사

[나무신문 | (주)일림 노윤석 이사]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한가지 말에 감동을 받았고, 한가지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먼저 감동을 받은 말(구절)은 책 1장의 소제목이기도 한 “숲은 살아서는 국민의 재산, 죽어서는 산주의 재산”이라는 말이었다. 사실 산림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 한 구절처럼 산림의 현실과 위상에 대해서 잘 설명해 주는 구절을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는 게 부끄러웠다. 책에 자세히 나오지만, 이 구절의 의미는 산림의 숲이 살아있을 때는 생태적으로, 문화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국민들에게 많은 편익을 가져다 주며, 그 숲이 벌채되어 목재가 되었을 때는 그 소득은 산주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는 그야말로 아낌없이 주는 숲이 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충격을 받은 부분은 산주에 관한 책의 서술부분 이었다. 이는 개인적인 이유도 있는데, 필자가 실제로 겪은 산주들은 어떻게든 자기 산을 다른 용도로 전환하여, 부동산을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즉 산을 투기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산주들이 대부분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나는 산주의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대부분 투기목적인 사람들도 있을 것이며, 묘지조성 등 임업 이외의 목적으로 산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지만, 반면 진짜 산림경영을 목적으로 산림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도 많이 있을 것이다. 또한 많은 산주들은 자기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상속을 받거나 혹은 특별한 목적없이 산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산주들 중에 아주 단기적인 투기목적을 가진 산주를 제외하고는 산림경영을 통해 수익이 발생한다면 누구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주가상승을 기대하고 주식을 산 주주들이 배당을 통해 추가수익을 얻는 것에 대해 누가 반대하겠는가? 즉 산주들은 산을 어떻게 할 지 모르거나, 알더라도 수익보다 비용이 더 들어가기 때문에 산림을 경영하지 못하거나 않는 것이다. 사유림 비율이 68%인 우리나라에서 산주의 협조없이 산림을 경영하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도 산림을 전공했다는 사람으로서 이런 산주들에게 자신있게 산림경영의 필요성을 이야기 하고 설득하기에는 힘든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이 책에는 이에 대한 해답을 주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은 크게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산림의 지속가능한 경영에 대한 필요성과 국가의 역할 그리고 방법론을 다루고 있으며, 2부에서는 공저자 중 1인인 마상규박사의 일대기를 뒤돌아 보면서, 현대 한국 임학과 임업의 변화과정에 대해서 되집어 보며, 그 과정에서 성과와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또한 이 책의 구성 중 특이한 부분이 있는데, 이는 1부와 2부의 끝부분에 “나에게 숲이 있다면” 이라는 소주제를 가지고 실제 산림경영의 방법과 경험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산림경영 교과서들의 경우 이론적인 측면에서 많은 설명들을 하고 있지만, 학문적, 정책적으로 이로울지는 몰라도, 일반인이 실제로 산림을 경영하기 위해서 사용하기에는 너무 이론적인 측면이 강조되어 왔던 것에 비해, 여기의 소주제들에서는 실제 산림을 소유하고 있는 입장에서 어떻게 산림을 경영해야 하는 가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1부), 또 다른 두 번째 글에서는 울산에 있는 실존하는 산림경영 협업체의 역사와 결과에 대해 애기하고 있다(2부). 특히 첫 번째 부분에서는 만약 독자가 산을 가지고 있다면 해야 하는 여러 가지 사업, 즉 숲을 진단하고, 계획하여, 그 이후 실행(조림 및 숲가꾸기)하여, 수확하고 다시 조림하는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체계적인 산림경영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물론 산림을 경영한다는 것이 매우 복잡하고, 힘든 일이지만 초보 산주들에게 자신들의 산을 어떻게 계획하고 실행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 부분에서는 기존의 임업교과서에서는 볼 수 없는 좋은 시도라고 보여진다. 산을 가지고 있지만 그 산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막연하기만 했던 대부분의 산주들에게는 짧지만 강력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살아있는 교과서라 할 수 있다.

▲ 숲경영 산림경영 | 마상규 이강오 공저 | 2017 | 푸른숲

공저자인 마상규박사는 임학과를 졸업하고, 공직생활과 대학을 거쳐. 1975년부터 독일의 원조하에 임업기계화를 전문으로하는 임업기계훈련원을 주도적으로 설립하여 운영하다 퇴임하였으며, 그 이후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림 민간단체인 사단법인 생명의 숲 운동에 참여하여 현재까지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한 명의 공저자인 이강오 역시 임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그린트러스트 등의 산림관련 환경단체에서 활동하다, 서울의 어린이대공원의 첫 개방직 원장을 근무한 경력이 있다. 공저자 두 분이 모두 약간의 공직경험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활동기간을 산림분야의 재야 혹은 민간단체에서 보낸 분들이라, 이 책에는 기존의 산림정책을 비판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산림에서의 국가의 역할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산림은 살아서는 국민을 위한 재산이므로, 국민들을 위해 국가가 산림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국가의 산림경영의 참여에서 산림분야에 많은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으며(책에서는 약 6만6천명의 일자리가 산림에서 창출될 수 있다고 계산), 잘 교육된 산림경영자와 숙련된 산림기능인의 조합이 된다면, 숲의 경제적 기능뿐 만 아니라 생태, 사회, 혹은 문화적인 다양한 기능은 더욱 잘 발휘될 것이며, 이는 곧 국민의 삶의 질의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 순환구조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어쩌면 부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산주의 소득도 이에 따라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이 밖에도 책에서는 협엽경영 대리경영의 문제, 임도와 같은 산림경영기반시설의 문제, 그리고 ‘산털이’라고 불리는 산림수확방법의 문제 등 임업 그리고 산림전반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산림경영이나 정책의 효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공업이나 농업의 경우 1년 혹은 그보다 짧은 시간 안에 성패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으나, 임업은 그렇지 않다. 따라서 어느 방향의 정책이나 계획이 옳은지에 대해 쉽게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산림은 실패도 잘 포용한다는 점이다. 사실 현재의 우리나라의 산림을 평가할 때,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산림녹화를 이루어 냈지만, 이러한 울창한 숲이 경제적으로 얼마나 가치가 있느냐의 문제를 제기하면 어찌 보면 실패한 사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경제적 가치가 없는 산림과 숲이라고 다른 면에서는 그 존재가치는 분명히 있으며, 자연이기 때문에 새롭게 다시 태어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기존의 정책과 계획을 지속적으로 수정 발전시켜나가야 하며, 새로운 기술도 접목시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나라 산림경영에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존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대안 그리고 경험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조언들은 우리 산림업에 종사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 책의 저자들과 같은 원로들이 경험에서 많은 조언을 해주었다면, 새로운 연구자들이 새롭고, 혁신적인 산림경영의 대안을 제시하는 글 역시 많이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황인수 기자  openvic@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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