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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많이 한 나무가 색깔도 예쁘다, 사람도 그렇다

효갤러리 김 규 대표 황인수 기자l승인2018.10.02l수정2018.10.0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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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신문] 김포시 대곶면. 강화도 가는 도로변에 위치한 효갤러리 전시장에는 수많은 원목 테이블과 도마, 목공예품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우드슬랩 테이블 뿐만 아니라 목재가공과 원목가구 등도 주문제작을 하고 있는 이 회사 김 규 대표는 30여년 전 우연히 수석 받침대 만드는 일을 하다가 이 업계에 입문해 한때 광물과 화석을 홈쇼핑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그 사업을 접고 7년간 직장 생활을 하다가 다시 도전해 현재의 효갤러리를 설립한 김 대표는 요즘 우드슬랩의 매력에 빠져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람회 출품 준비로 분주한 그를 코엑스 전시장에서 만났다.  <편집자 주>

효갤러리는…
원목 테이블과 목재가공에 주력하면서 고재, 도마, 목공예품, 그리고 조경석, 정원 바닥에 까는 돌 등 조경 관련된 제품들을 만들거나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식탁, 의자, 붙박이장 등 원목가구도 주문을 받아 제작, 납품하고 있다. 올해로 4년째 운영 중이며, 300평 부지에 작업장, 매장,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을 하게 된 동기는
30년 전, ‘돈 없이 시작해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찾아 헤매다가, 수석가게 문에 붙어있는 ‘좌대기사 구함’이라는 광고를 보고 들어갔다. 그리고 곧바로 그 일을 시작했다. 수석을 탐석해 오면 그 수석에 맞는 받침대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 좌대는 모두 원목으로 만든다. 수석의 모양에 따라 칼이나 조각도로 파내고 다듬어야 한다. 좌대를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수석이 더 빛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아무 것도 할 줄 몰랐다. 주인이 돌과 나무를 주며 ‘한 번 해봐’라고 한 말이 내가 시작하기 전에 배운 전부였다. 87년부터 시작해서 10년 간 수석을 매만지고 좌대 만드는 일을 했다. 괴목 뿌리탁자가 당시 상당히 유행했었다. 지금은 우드슬랩 테이블이 인기 있지만 그땐 인위적이 아닌 나무의 생긴 그대로, 또는 그것을 약간 가공해서 자연미를 살린 공예품이 인기였다.

98년 이후 광물, 화석쪽으로 눈을 돌렸다. 준보석에 속하는 이 광물이나 화석에도 역시 좌대가 필요했다. 받침대 깎고, 희귀한 나무, 뿌리, 고재 등을 다듬어 작품을 만드는 일을 계속해 왔다. 특히 고재는 뿌리 공예를 하지 않은 사람은 그 특징을 잘 살려내지 못한다. 세월감을 그대로 살려줘야 하는데 이건 아무나 할 수 없다. 요즘 테이블 다듬는 기술보다는 한 단계 위라고 생각하면 된다.

본격적으로 우드슬랩을 시작한 때는?
광물과 화석가공업을 3년 정도하다가 사업을 접고 벽제에 있는 ‘청곡돌,풀원’에 입사했다. 조경, 원석업체인데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갖고 있는, 조경업계에선 나름 규모 있는 업체다. 이곳에 근무하면서 우드슬랩 테이블도 만들고 특이한 정원석, 관상석 등을 다루는 일을 했다. 7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다가 나와서 4년 전에 지금의 장소에서 효갤러리를 시작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는가
당연히. 나무는 진짜 신비롭다. 돌도 그렇지만 나무는 손으로 얼마나 매만지고 다듬어 주느냐에 따라서 그 속살까지 볼 수 있다. 세월의 풍파를 겪어온 나무들의 골과 속살을 보려면 사포질을 1200방, 1500방, 2500방까지 해야 한다. 나무결은 아주 미세하고 아름다워 작업을 하다보면 여기에 빠져들게 된다.

좌대를 깎고 사포질을 얼마나 많이, 얼마나 공들여 하느냐에 따라 좌대 자체가 돋보이기도 하고, 그 위에 올려진 수석도 빛나게 되는데, 원목 상판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사포질 하느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무의 아름다운 결과 무늬, 속살을 살릴 수 있다.

사포는 방수가 있다. 테이블을 가공하려면 가장 거친 사포를 사용해 표면을 다듬어야 한다.

가로 세로 1㎝ 안에 모래알갱이가 몇 개가 들어가느냐에 따라 150방, 300방, 1500방이라 말하는데, 알갱이가 많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방수가 높아지고, 방수가 높아질수록 고운 표면을 얻을 수 있다. 대부분의 원목 테이블은 1200방, 1500방으로 사포질을 해야 자연스러운 빛깔과 무늬를 살릴 수 있다.

기계로는 작업하지 않나?
주로 자동 대패를 사용한다. 대패로 굴곡이나 거친 면을 1차 다듬는다. 그 다음에 1차, 2차 샌딩기로 표면을 다듬고, 이후 공정은 수작업으로 한다. 기계가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시간과 노력이 꽤 많이 들어간다
말로써 표현할 수 없다.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 칠 작업을 제외하고 원목 테이블 한 장 사포 작업하는데 보통 하루가 걸린다. 칠 작업은 이틀 정도 걸린다. 칠하고 건조시키고, 사포 작업하고 다시 칠하고, 말리고 이런 과정을 거쳐야 원목테이블 하나가 탄생한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지만 앞서 얘기했듯이 나무의 매력을 찾아가는 재미에 빠져들면 힘든 줄 모른다.

나무를 다듬으면서 나의 모난 면을 깎아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사포질을 하면서 ‘내 인생을 다듬고 있구나’ 그런 생각을 한다. 나무를 깎으며 ‘얼마를 받아야 수지가 맞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 나무 다듬는 일에 공을 들일 수가 없다. 진짜 좋아하지 않고서는 할 수가 없다. 나는 이 일을 정말 좋아서 하고 있는 것이다.

 

원목은 수입하는 것인가?
국산도 있지만 거의 수입이다. 그리고 직접 해외 현지로부터 수입하는 것보다 수입상을 통해 구매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 현지에 가서 직접 구매하려면 정식적인 거래 라인을 타야하는데 그럴 경우 가격이 비싸다. 오랫동안 현지 업체와 많은 거래가 있었다면 가격 조정이 가능하겠지만 안면이 없거나 소규모로 구입하기 때문이다. 수입상들은 여러 나라의 원목을 취급하기 때문에 이들을 통해서 구입하는 게 여러 모로 편리하다.

지금 취급하고 있는 수종은
동남아, 유럽 등 70~80개국으로부터 원목을 수입하고, 취급하고 있는 수종은 80여 종 된다. 같은 수종인데도 나라마다 다르게 불리어지는 경우가 있고, 산지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실제적으로는 40~50여 종 될 것이다. 선택받은 나무만이 테이블이 될 수 있다.

원목 테이블 완성품도 수입하나
대개는 통원목을 수입해서 테이블로 가공하지만 최근엔 거의 완성품이 수입되기도 한다. 또 국내 가공업체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원목 제재는 제재소에서, 칠은 칠공장에서, 대패가공은 대패 전문 공장에서 한다. 우리는 손대패로 가공하고, 거의 모든 공정을 우리가 다 작업한다. 우리처럼 소규모로 전 공정을 처리해 우드슬랩 완제품을 만드는 곳은 몇 군데 안 된다. 큰 회사의 경우 크지 않은 원목 제재나 건조는 자체 내에서 하지만 공장 내에 칠공장, 대패 공장, 제재공장, 건조장, 철제 받침대(다리) 공장 등을 따로따로 차려놓고 그 회사들을 통해 공정별로 작업하는 데도 있다. 대량생산이 가능한 회사다. 우리는 소규모 업체라 대량생산을 못한다.

협소한 시장에서 경쟁이 심할 텐데…
경쟁업체도 많고, 단가 경쟁도 만만치 않다. 대량생산해서 가구점 등에 저렴한 가격으로 뿌리는 업체도 있다 보니 소규모 업체는 사실 살아남기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우드슬랩 뿐만 아니라 목공예품, 가구도 만들고 있어 부족한 부분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

가구라면?
테이블, 식탁, 의자, 편백원목장, 붙박이장 등을 제작해 가구점에 납품하고 있다. 나무로 하는 일이라면 다 할 수 있다. 집도 지어 줄 수도 있다. 직원은 몇 명 안 되지만 프로젝트가 주어지면 해결할 수 있는 기술진이 있다. 

목공예 교실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홍보가 될 텐데.
별도로 공예교실을 운영하진 않지만, 배우고자 찾아오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에게는 시간을 할애해 우드슬랩 모양 만들고 다듬는 법부터 목공예의 기초를 가르쳐 드리기도 한다. 최근에 한 교수님은 선친이 목수셨는데 아버지 생각하며 배우고 싶다고 찾아오셨다. 지금도 열심히 배우고 계신다. 

나무에 대한 대표님만의 특별한 생각이 있다면
나무를 다듬으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나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서. 그리고 내가 현재 다듬고 있는 이 나무처럼 세상이 예쁘게 바뀌어나가길 바라는 마음이 든다.

나무는 부드럽다. 나무마다 고유의 결이나 무늬, 색깔 등이 달라 그 개성을 찾아가는 작업에 매력이 있다. 특히 나무는 어디서 자랐는가, 얼마만큼 고생하면서 자랐는가에 따라 외관의 형태, 색감 등이 다르다. 고생을 많이 한 나무, 자라기 힘든 상황에서 성장한 나무가 색깔도 예쁘고 귀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계획은?
나는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게 좋다. 매일같이 나무를 만지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스스로 뭔가를 터득하려 하고, 또 도전하기도 한다. 사소하지만 ‘이걸로 사포작업만 할 게 아니라 다른 방법을 써 보면 어떨까, 도장 방법을 바꿔보면 어떨까’ 등. 그러다 보면 의외로 작업이 수월할 경우도 있고, 시간이 절약된다거나 생각보다 좋은 완성품이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이런 데서 행복을 느낀다. 이런 행복,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많이 느끼며 사는 것. 이것이 목표이고 내 삶이 추구하는 바다.  


황인수 기자  openvic@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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